1. 책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네이버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서 필력을 자랑하시다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홈페이지에 50대 기술직 도전을 주제로 기고하시다가, 결국은 출판사의 눈에 띄어 생애 처음으로 책의 저자로 데뷔하시게 되었습니다. 어떤 느낌이신지, 주변 반응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속물근성인지 모르지만, 작가와 지식인은 동급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살아온 세월이 거칠고, 배움은 짧고, 이룬 것 하나 없는 것을 생각하면 몹시 부끄럽기도 합니다. 가까운 사람 중 반응이 가장 뜨거운 건 아내입니다. 격려와 응원도 많이 하지만 잔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
2. 이번에 나온 책을 어떤 분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퇴직을 곧 앞둔 50대분들에게 딱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곧 50대가 될 40대분들에게도 닥쳐올(?) 확정된 미래에 대비 차원에서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3. 책을 쓰는 작가를 꿈꾸던 시절이 있으셨을 까요? ‘버들치’라는 필명은 어떻게 탄생하였을까요
책을 읽고 안 읽고를 떠나 젊었을 때부터 왠지 책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술이라는 행위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인 분야라도 생각합니다. 군에 있을 때 추억록을 만들어 보고, 또 동부기술교육원에 다닐 때 블로그에 기록해 둔 수업 과정을 책으로 제본하여 선생님과 동기들에게 나누어 준 것을 보면 책과 인연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버들치란 필명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나온 겁니다. 2014년 10월에 블로그를 만들 때 여러 필명을 입력했지만 실패해서 아들 녀석과 종로 삼청동 계곡에 버들치를 잡으러 갔던 추억을 소환하여 짓게 되었습니다. 잡아 온 버들치는 나중에 다시 삼청동 계곡에 풀어주었습니다.
4. 처음 네이버 카페에 부동산 관련 글이 아닌 개인적인 에세이를 쓰시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버들치님이 수많은 댓글에 하나하나 소통하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술직 도전과 관련해 문의를 많이 받으셨을까요?
그냥 일상의 얘기를 담은 글을 써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아 더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남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고 또 변변한 잡기도 없는지라 글쓰기가 유일한 취미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처음엔 댓글 하나하나에 답글을 다는 게 낯설고 부끄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좀 생각해 보니 부끄럽더라도 답글을 다는 게 예의고 의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잘것없는 답글이지만 이젠 답글 다는 게 재밌고 즐겁습니다. 의외로 기능에 대한 질문이 많지 않았습니다. 다들 미리 준비하고 계신 때문인지 아니면 아예 생각 안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5. 비슷한 시기에 퇴직한 동료나 친구분들 중에 퇴직하고 기술을 배우신 분이 있나요?
친구들이나 아는 지인에게 얘기하면 다들 시큰둥합니다. 먹고살 만해서 그런지 힘에 부쳐서 그런지 아니면 부끄러워서(쪽팔려서) 그런지 말입니다. 50대 이후엔 (빡센) 기능을 배우는 것 보다 시설관리 쪽이 더 나은 것 같긴 합니다.
6. 이번에 저희 홈페이지에 기고해주신 글 ‘50대 행복론’(읽어보기)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삶은 충분히 행복하신가요?
남들 눈에는 심각한 사람으로 비치지만, 바라는 것 별로 없고 또 기대하는 것도 별로 없으니 충분히 행복한 사람입니다.
7. 끝으로 책에 실린 글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쓴 글 중에 ‘고갱의 세 가지 질문’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그럼 죽어서 어디로 가야 하지? 음침한 땅속에 묻혀 서서히 썩어가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보단 한 줌의 먼지로 바람에 날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무의 뿌리로 스며들어 새순으로 잉태되어 빛나는 햇빛을 보면 좋겠다. 아니면 흐르는 물을 타고 굽이굽이 강을 따라 바다로 가서 해류를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여행하고 싶다. 그도 아니면 창공을 떠도는 공기 속의 먼지가 되어 공기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높이까지 올라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 내 몸을 아주 잘게 부수어 수목원 어느 나무 밑에, 배를 띄워 무인도 갯바위에, 지리산 천왕봉 꼭대기에서 이른 새벽 아무도 몰래 내 몸을 허공에 뿌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