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50대의 기술자격증 취득기 (feat.기술교육원)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주경야독 50대의 기술자격증 취득기 (feat.기술교육원)

글 : 버들치 / 작가 2023-04-17

계약직 전환 후 퇴직을 5년 앞두고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지난 글 보기 클릭)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나는 기술교육원에 지원했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기술교육원은 4곳(북부, 중부, 남부, 동부)이 있는데 내가 지원했던 동부기술교육원은 강동구 명일역에 있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원서 접수와 학과별 모집 요강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서울에 주소를 둔 사람만 지원할 수 있으며, 면접에 합격해야 한다. 수업료는 무료이며 주간반과 야간반(직장인)이 있다. 학과별로 경쟁률이 다르지만 대략 2~3:1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교수님들이 선호하는 학생은 입소 후 수업을 빼먹지 않고 끝까지 수료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계획과 각오를 미리 준비해 가면 좋을 것이다. 가끔 문화행사를 한다. 유명인사 초청 강연회가 있었고 또 팝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있었다. 나는 동부기술교육원에서 2016년 8월에 건축인테리어과, 2018년 2월에 건물 보수과, 2018년 8월에 전기공사과를 차례로 졸업했다.


건축인테리어과 : 집짓기의 기초에 대해 배우다

건축인테리어과에서는 콘크리트 건축물의 구조와 이론에 대해 배웠다. 한옥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이론 수업 반 실기 반으로 진행된다. 목공 연장과 전동 공구를 직접 다루어 보고 몇 가지 가구도 만들어 봤다. 그때 만들었던 소형 테이블은 지금도 잘 쓰고 있다. 야간은 주로 직장인이 수강한다. 6시 30분에 수업이 시작되고 9시 40분에 수업이 끝난다. 일주일 간의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도 있다. 재학 중에 자격증 두 개 정도는 따서 나온다. 나는 건축도장기능사와 거푸집기능사를 땄다.

​양옥과 한옥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은 좋은 정보를 얻을 것이다. 전원주택을 짓고 싶은 분들도 도움이 될 것이다. 건물의 구조와 그 각각의 기능에 대해 배운다. 또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도 좋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비슷비슷한 나이이고 또 관심사도 비슷하기 때문에 어울리는데 큰 문제가 없다. 아무래도 기능을 익히는 학교이기 때문에 사무직에 근무했던(하는) 사람보다는 기능직에 근무했던(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



전기공사과 : 어려운 이론, 만만치 않은 실기

전기공사과는 이론 수업 비중이 높다. 전기기능사 시험을 보려면 수업을 대충 들어선 안 된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무척 힘든 시간이다. 싸인 코사인 탄젠트가 나온다. 이론 수업 시간에 알아듣는 것은 1/3도 안 된다. 그냥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기능 시험이 학기 중 한 번이라 방심하면 졸업할 때 자격증을 못 딸 위험이 높다. 필기에 붙었다고 하더라도 실기가 또 있다. 실기 또한 만만치 않다. 나도 교육원을 수료한 후 사설 학원에서 실기반을 몇 번 듣고 겨우 합격했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사용 범위가 가장 넓다. 즉, 범용으로 인정받는 자격증이다. 여러 기능사 자격증들 중에 가장 위상이 높다. 아마도 필기와 실기 시험이 내가 아는 자격증들 중에 가장 어렵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건물보수과: 숙련공은 부르는 게 값? 이유가 있다

건물보수과는 조적(벽돌 등을 쌓아올림), 미장, 타일에 대해 배운다. 타일과 미장은 집의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는 외관과 미관을 마감하는 작업이다. 조적도 최근에 마감의 방법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내가 배웠던 세 개의 과 중에서 나는 여기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두 분의 교수님이 조화를 이루어 잘 이끌어 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 분은 목공, 도장, 방수를 담당하셨는데 위트가 있고 재미있는 분이었다. 다른 한 분은 조적, 미장, 타일을 담당하셨는데, 진중하시고 무게감 있게 수업을 진행하셨다.



미장 실습 시간에 교수님께서 미장 기능인이 계속 줄고 있다며 숙련공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기존의 기능공은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고, 젊은이들은 힘들다고 외면해서 기능인력이 모자란다는 거다. 그 말씀에 구미가 당겨 친구에게 미장을 배웠다. 모르는 놈이 제일 무섭다고 미장일을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못 배웠을 것이다. (미장일 배운 이야기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조적, 미장, 타일은 모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능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힘들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조적 실습 시간에 만들어봤던 아치는 정말 아름다웠다. 집을 짓는 행위는 인간이 행하는 활동 중에서 매우 가치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능은 꼭 써먹어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괜히 배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건축 관련된 기술은 단순히 자격증만 있다고 취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격증보다는 경력과 경험이 더 우선시 된다. 자동차 운전면허 중에 소위 말하는 장롱면허를 생각해 보면 쉬울 것이다. 그렇지만 경력이 없더라도 자격증이 있으면 더 유리할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리고 건축 기능(미장, 목수, 배관, 타일)은 구인. 구직 취업 사이트가 인터넷에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인맥과 연줄(소개)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처음 진입하는 초보들은 일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새로 도전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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