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이제 그만, 투자에 눈뜬 이의 계좌는 어떻게 달라졌나
401(k) 계좌 안에서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예금, 펀드 등의 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 가입 시에는 어느 상품에 투자할 지 몰라서 수 년 동안 예금에 넣어 두었습니다.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도 전혀 없었고, 은퇴 후의 자금이니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수익이 얼마 안 나오는 예금에 넣어 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바보 같은 선택이었습니다.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 시절이 가장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기회인데, 그 기회를 놓친 겁니다. 하지만 닷컴 버블 붕괴와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때 미국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서 주식 계좌가 반토막이 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이 그런 것처럼, 투자도 새옹지마인 것 같습니다.
그 후 직장을 옮기면서 401(k)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였습니다. 투자라고 해 봤자 납입금을 어느 상품에 어떤 비율로 투자하는지 한 번만 설정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급여에서 자동으로 그 상품에 정기적으로 투자가 되니, 신경 쓸 것이 전혀 없습니다. 회사 업무가 바빠서 들여다보지도 못했습니다.
오래 전에 시작한 계좌라서 그 당시의 기록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 때에는 매달 종이에 인쇄된 계좌 보고서를 우편으로 받아 보았는데, 한 동안 그것들을 모아 두었다가 언젠가 이사가면서 다 버렸습니다. 지금은 그것을 보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여 명세서 등 지금도 가지고 있는 서류와, 제가 엑셀로 기록해 둔 데이터에 의하면, 1996년부터 2013년까지 두 개의 401(k) 계좌에 납입한 금액은 $120,000 정도 됩니다. 그 당시 환율로 1억3천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2013년에 우리나라 회사로 이직하면서 영주 귀국을 했는데, 그때부터는 401(k) 계좌에 납입할 자격이 안 됐습니다. 다만 이미 납입한 돈의 운용은 할 수 있습니다. 그 계좌들의 현재 평가액은 약 $645,000, 현재 환율로 8억6천만원 정도 됩니다. 원화로 계산 시, 납입 원금의 6배가 넘는 금액이 계좌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연금저축, IRP, ISA 계좌를 개설하여 10년 동안 총 1억3천만원 정도를 납입하였고, 그 계좌들의 현재 평가액은 2억5천만원 정도 됩니다. 전부 합산하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연금 계좌에 11억원에 가까운 펀드와 ETF 상품이 들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들이 제 계좌들의 화면 캡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