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F, 무엇인가?
글 : 윤치선 /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지털마케팅팀 팀장 2022-06-17
TIF는 ‘Target Income Fund’의 준말이다. 한국 말로 직역하면 ‘목표 소득 펀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보다는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그냥 TIF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TIF는 과연 어떤 금융상품일까. 주요 특징들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보자.
01. 현금 흐름 있는 자산에 투자한다
TIF의 가장 큰 특징은 이자·배당·임대료 등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이다. 이러한 현금 흐름을 인컴(Income)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펀드 이름이 ‘Target Income Fund’가 되었다. 대표적인 투자 대상으로는 채권, 배당주, 부동산 등이 있다.
그렇다면 왜 TIF는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하도록 설계 되었을까. 그것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는 자산의 경우 해당 자산을 매입한 후 가격이 하락하면 오랜 기간 손실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하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현금 흐름으로 인해 자산 가격이 하락해도 손실 회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자산의 현재 가격이 1000원이고, 매년 1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하자. 투자자가 이 자산에 투자한 후 운이 없게도 자산 가격이 30% 하락해 700원이 되었다. 이 투자자는 원금 회복을 위해 몇 년을 기다려야할까? 만약 이 자산에서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투자자는 자산 가격이 다시 오르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산은 매년 100원의 배당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단순하게 계산해도 3년 정도면 원금이 회복된다. 물론 자산 가격까지 다시 회복된다면 원금 회복 시기가 더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추가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현금 흐름 재투자 효과다.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한 후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투자자는 유입되는 현금으로 다시 해당 자산을 더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일종의 적립식 투자와 유사하게 매입 평균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향후 자산 가격이 반등할 때 빠른 속도로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들의 장기 투자 성과는 우수한 편이었다. 배당주를 예로 들어보자. 장기 투자 이론의 선구적 연구자인 제러미 시겔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배당금을 많이 주는 주식들의 장기 성과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그는 1957년 이후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미국 S&P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부터 가장 낮은 기업까지 5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수익률을 계산해 봤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게 장기 주식 수익률도 높았던 것이다. 투자자가 1957년 12월 말 S&P 500 인덱스 펀드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2006년 말까지 50년의 기간 동안 연 수익 11.13%를 올리면서 1000달러가 17만6134달러가 되었을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해당 투자자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100개 종목에 매년 교체 투자했다면 1000달러로 연 수익 14.22%를 기록하며 67만5000달러 이상을 얻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02.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도 투자한다
TIF의 두 번째 특징은 부동산, 인프라 시설 등 실물자산에도 투자한다는 것이다. TIF의 주된 투자 대상 중에는 리츠(REITs), 부동산 펀드, 인프라 펀드가 있다.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앞 글자를 딴 용어이며, 부동산에 투자하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투자 회사다. 부동산 펀드는 리츠처럼 부동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라는 사실은 같지만, 법적으로 투자회사가 아니라 펀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인프라 펀드는 고속도로, 공항, 철도 등 사회 인프라 시설에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리츠와 부동산 펀드, 인프라 펀드의 투자 대상인 부동산과 인프라 시설은 주기적으로 임대료 수입이 발생하는데, 이는 TIF의 현금 흐름에 안정성을 더해준다. 또한 해당 자산들은 전통적인 자산인 주식이나 채권과는 다른 가격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TIF의 전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특히 최근처럼 물가가 많이 오르는 시기에 이러한 실물자산 수익률이 주식과 채권보다 양호한 경우가 많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리츠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의 경우 올해 초부터 4월 말까지 10.2%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KOSPI 지수와 KRX 채권 지수는 각각 -9.5%, -4.3%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하락한 반면, 실물자산인 부동산 에 투자하는 리츠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03.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
TIF의 세 번째 특징으로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주식·채권·부동산 등 여러 유형의 자산에 나누어 투자할 뿐만 아니라 국가 간 자산 배분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자산, 특정 지역에만 투자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회피한다.
‘미래에셋 평생소득 TIF’의 경우 3월 말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 중 글로벌 주식 및 채권의 비중이 각각 27.5%, 29.6%다. 국내 주식과 채권 비중이 각각 2.1%, 15.6%인 것과 비교 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이러한 자산 배분 비율을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조정해 주기도 한다. 즉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될 때는 국내 자산 비율을 늘리고, 글로벌 자산 비율을 줄일 수 있다.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일 경우에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율을 높이기도 한다.
TIF의 이러한 특징들, 즉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도 투자하며,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특성은 모두 펀드 장기 성과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TIF의 종류에 따라 서 특성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전에 투자 설명 서를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에게 맞는 TIF 고르는 방법
TIF는 5월 말 기준 6개 자산운용사에서 16개 펀드를 운용 중이며, 총 규모는 8000억원이 넘는다. 이 펀드들은 이름은 비슷해도 특성은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TIF는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투자 대상 자산군을 봐야 한다. TIF마다 투자하는 자산군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TIF는 채권, 부동산, 인프라 시설, 배당주 등 현금 흐름이 발행하는 모든 종류의 자산에 투자한다. 그러나 어떤 TIF는 채권에만 투자하기도 한다. 이런 유형의 TIF 는 이름은 TIF지만 실질은 채권형 펀드라고 보는 것이 맞다. 또한 어떤 TIF는 배당주와 채권에는 투자하지만 부동산이나 인프라 시설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는 것도 있다. 따라서 TIF에 가입하기 전에 투자설명서를 읽고 투자 대상을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나에게 맞는 위험자산 비율을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의 TIF는 안정성을 위해 주식 등 위험자산 최대 편입 비율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 비율은 0~60%까지 제각각이다. 안정성을 중 시한다면 위험자산 편입 비율이 낮은 것을, 수익률을 우선한다면 높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참고로 판매 규모가 큰 TIF들의 위험자산 편입 비율은 대부분 20% 정도다.
셋째, 위험자산 편입 비율이 비슷하다면 성과가 더 좋은 TIF를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펀드는 동일한 변동성이라면 성과가 좋은 것이 낫고, 성과가 동일하다면 변동성이 낮은 펀드가 좋다. 다만 일반투자자가 TIF 간의 변동성을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대안으로 위험자산 편입 비율을 기준으로 성과를 비교하는 것이다.
출처: 투자와연금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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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선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지털마케팅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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