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직장에서 이직했을 때처럼 하라고 권한다.
현직에 있을 때 이직하면 어떤가? 어김없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느라 텃세를 느끼는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큰 형님’을 잡는 것이다. 즉 새로 일하게 된 동료 선후배와 일일이 친해지려 하지 말고 그 조직에서 큰 형님 역할을 하는 사람과 먼저 친해진 뒤에 그가 나를 조직에 알리도록 하면 되는데 시골도 마찬가지이다.
이때의 큰 형님은 지위가 높은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지위가 없어도 후배나 동료들이 ‘인간적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인물과 속내를 트고 지내게 되면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이 나서서 흑기사 노릇을 해주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내가 내 입으로 ‘내가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면 건방져 보이지만 그가 그의 입으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면 ‘아 그래요’ 라고 쉽게들 수긍한다.
셋째는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려면 ‘이거저거 다 빼고 인사를 잘 하라’고 알려 준다.
물론 떡을 돌리기도 하고 이웃을 열심히 방문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인사다. 이때의 인사는 윗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이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사하되,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하는 것이다.
내 경우는 남녀노소 불문이 아니라 지나가는 차에다 대고도 무조건 인사를 했다. 요즘 차들은 대부분 창에 선팅이 되어 있어서 누가 탔는지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1년 정도 무조건 인사를 했다. 그러자 차츰 동네에 ‘예의 바른 좋은 사람’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넷째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생각하라고 이야기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디를 가나 대부분 시골에는 ‘가(家)’가 있다. 친척으로 엮이든 일하는 관계로 엮이든 서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소위 ‘캬퓨렛家와 몬테규家’가 있다는 건데 이를 조심해야 한다.
방법은 황희정승처럼 하면 된다. 이 家에서 저 家를 비난하면 ‘아, 그렇습니까’ 하고 저 家에서 이 家를 비난해도 ‘아 그렇습니까’ 하면서 어느 한 편에 기울지 말며 절대로 들은 말을 옮기면 안 된다. 그러면 兩家(양가)로부터 ‘신중하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