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핵심테마 집중분석
글 : 박영호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2021-09-28
ESG 투자는 일반적으로 환경적(Environmental), 사회적(Social) 영향 및 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기업의 재무적 성과 측정 체계에 통합, 반영하는 방식의 투자를 말한다. 환경보호나 사회적 책임에 유익한 영향력을 미치거나 이해관계자 전반에 부합하는 좋은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을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장기적이며, 지속 가능한 투자성과를 거두는 것이 ESG 투자의 목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의 ESG 관련 공시의무와 리스크 관리 강화,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전략 추진,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ESG 투자원칙 수립 및 전략 실행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ESG 투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세심하게 고려할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ESG 투자의 탄생
산업혁명 이후 199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산업화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삶의 질 개선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환경 위험이나 노동·인권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를 크게 부각시켰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대두와 세계화(Globalization) 과정에서의 전 세계 산업구조 재편을 통해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됐다. 미국, 유럽 등 선진권이 금융자본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면서 종전 서구의 산업화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개도국으로 이전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선진권의 계층격차 확대, 개도국으로의 환경·사회적 문제 확산을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유엔은 2000년대 이후 전 세계 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 준수와 글로벌 분업체계에서의 선진국과 개도국 간 불균형 개선에 초점을 맞춘 협의체인 Global Compact(2000년)를 출범시킴으로써 ESG의 기초를 만들었다. 산업자본 및 기업 차원에서의 환경, 사회적 책임 준수 촉진은 이후 ESG 개념 정립(2004년)과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제정(2006년)을 통해 금융투자 영역에서 전개됨으로써 ESG와 투자를 결합한 적극적 개념이 수립됐다.
책임투자원칙(PRI)은 ▲투자분석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ESG 이슈 통합 ▲소유권(ownership) 정책 및 관행에 ESG 이슈 통합과 능동적 투자자로서 역할 수행 ▲피투자기업에 ESG 이슈 관련 정보공개 요구 ▲투자업계 내에서 PRI 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행을 촉진 ▲PRI 이행 효율성 증진을 위한 상호 협력 ▲PRI 이행에 관한 활동 및 진행 상황 보고 등 6개의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기관투자가들이 지속 가능한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도록 한다는 목적을 담았다. 여기에 더해 투자 프로세스에 ESG 요소를 통합 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투자자 가이드를 마련했다.
ESG 투자는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의 PRI 서명 급증 추세와 더불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수탁자의무(Fiduciary Duty) 합법화 추진, 2018년 이후 PRI 서명기관의 최소 자격 요건 부과 및 정기 검증 시행 등을 통해 PRI의 신뢰도는 강화되는 중이다. PRI 서명은 현재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시장에서 ESG 투자자로 인정받는 주요 자격이 되었으며, ESG 투자 관련 대표적인 기관투자가 네트워크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ESG 투자의 특성
ESG 개념이 수립된 배경을 보면, ESG 투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나 사회적 책임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CSR은 기업의 본업 이외의 기부행위 등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순수 활동이 주가 되며, SRI는 환경 및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부정적인 투자 대상을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함으로써 투자성과까지 제한하는 여지를 두게 된다. 이와 달리 ESG 투자는 ESG 요소를 면밀하게 평가해 투자에 반영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투자성과를 거둔다는 목표를 우선시한다. 다시 말해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위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수익을 얻는 것’ 이 ESG 투자의 본질이다.
이러한 본질을 감안하면 ESG 투자의 주요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이 아닌 투자자가 ESG의 주도권을 갖는다. 주로 연기금, 국부펀드 등 글로벌 대형 기관투자가의 오너십 (ownership)을 통해 기업에 유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에서 ESG에 부합하는 新성장 비즈니스를 창출, 장기 기업가치를 제고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정유·화학 산업 등이 막대한 R&D 비용 지출을 수용하면서 전기차·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비즈니스로의 대전환을 시도할 수 있게 된 주요 이유다.
둘째, 장기투자를 통해 유효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은 글로벌로 연결된 사회·개인·기업 등 관련 이해당사자 전반의 지속가능성과 결부된 문제다. 따라서 ESG로 규정된 요소 자체가 기본적으로 장기적 과제다. 기후변화 대응, 인구구조 변화 및 기술혁신과 연결된 노동 문제 등은 대표적인 장기 과제이면서 ESG의 주요 요소라는 점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따라서 ESG에 투자가 결합되면 장기투자 관점에서 바라 볼 수밖에 없다. 친환경 비즈니스 중심의 글로벌 산업재편과 같은 ESG의 투자테마는 유의미한 투자성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미래의 성과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중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셋째, 기술혁신과의 시너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구현된다. 자동차, 정유화학, 화력발전의 탄소배출 등 외부불경제 문제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인 환경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배출저감 기술로 인해 쉽게 해결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2차전지·전기차, 첨단 에너지저장시스템 (ESS: Energy Storage System), 충전시스템 분야 등에서 전례 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비로소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 되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IT 관련 신기술 적용이 에너지원 대체, 탄소중립과 같은 그린혁명 과제에 있어서도 순조로운 해결의 열쇠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혁신 시대에 ESG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ESG 투자의 핵심 테마와 이슈는?
3가지 중심 주제별로 ESG 투자의 테마를 살펴보면, 먼저 환경(E)관련 주제에서는 지구온난화를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와 탄소(CO2) 배출 문제가 현재 대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변화, 탄소배출과 같은 환경문제는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의 산업화 진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부각돼왔다.
국제사회는 1972년 유엔 환경활동 조정기구(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설립, 1992년 리우 환경회의 개최, 1997~2005년 교토의정서 채택 및 발효,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 제한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구체적 대책을 수립해왔다. 코로나19 대확산과 최근 수년간 전 세계 곳곳의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재난 증가를 계기로 환경 및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극대화됐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잔여 온실가스를 흡수해 탄소의 실질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밀레니얼 세대(2030세대)의 환경 중시 투자 태도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환경 및 안전 인식 고조는 ESG 투자에서 특히 환경(E) 테마의 비중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는 2차전 지·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클린테크(clean technology)’ 기술혁신 트렌드와 결합해 ESG 투자의 중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사회(S) 관련 주제에서는 노동조건, 직장 내 인권 문제, 기업과 지역사회 간 이해관계 상충 문제 등이 오랫동안 주요 과제로 논의돼왔다. 노동조건의 경우 예를 들면 글로벌 기반 제조업체의 공급망에서 하청근로자의 저임금 및 열악한 근로 환경 문제가 주요 관심 대상이 됐다. 인권이나 이해관계 상충 문제의 대표적 사례로는 1970~199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미국 기업과 펀드매니저들의 개입을 들 수 있다. GM 등 미국 기업들의 인종차별 산업현장에 대한 현지 투자 철회나 펀드 매니저들의 역내 활동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행위 등은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문제 해결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G)는 경영진과 이사회, 주주를 포함 한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권리 및 책임에 대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CEO와 이사회 간의 올바른 권력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사회 구성은 다양성과 합리성을 갖췄는지, 임원 보상은 정당한지, 기업의 불법적인 정치권 로비나 기부행위 및 뇌물·부정부패 문제가 있는지, 조세 투명성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주로 진단·평가해 투자 가능 한 회사를 선별한다.

출처: 투자와연금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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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