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가장 큰 변혁의 시기, 중국의 선택과 집중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100년 만에 가장 큰 변혁의 시기, 중국의 선택과 집중은

글 : 한우덕 / 중앙일보 차이나랩 2025-11-03

 1부 보기   


1부에서 중국 경제가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 첫 번째로 하이테크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구조의 변화를 살펴봤다. 


주목해야 할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다.


중국은 잘 알다시피, 국가가 경제를 틀어쥐고 운영하는 나라다.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제의 급랭을 막는 한편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00년 만에 가장 큰 변혁의 시기

중국 정부는 돈을 어디에 쓰나


돈 쏟아붓는 분야가 달라졌다. 기존 정부 재정 투자가 주로 철도, 도로 등의 전통적 SOC에 몰렸던 반면 지금 인프라 투자는 신(新)SOC에 집중되고 있다. 통신망 구축, AI 등 하이테크 육성을 위한 전력 설비 신축, 전기차 등을 위한 신에너지 분야가 그것이다. 중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깔아놓는 일도 정부 몫이다.


정부는 산업 투자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기금은 전기차, 우주항공, AI, 로봇 등 미래 산업 분야 기업에 투자되고 있다. 반도체 투자를 위해 설립한 6800억 위안(약 120조 원) 규모의 ‘빅펀드’가 대표적이다.  


중앙 정부 투자가 이쪽으로 몰리니까, 지방 정부도 따라간다. 각 성(省)정부 산하 투자 기구를 활용해 첨단산업 기금을 만든다. 당연히 기업은 돈을 좇는다. 중국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음에도 이들 미래 산업 분야는 활발하다. 지난 10여년 이뤄진 중국의 하이테크 굴기가 이런 구조에서 나왔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중국에 ‘완다오차오처(彎道超車)’라는 말이 있다. ‘커브 추월’이라는 뜻. F1 자동차 경주에서 쓰는 용어다. 직선 주행 길에서는 서로 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 순위가 바뀌는 건 대부분 주행선이 바뀌는 커브 길에서다. 쇼트트랙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너링을 잘하는 주자가 유능한 선수다.


중국은 지금의 글로벌 형세를 ‘100년 만에 가장 큰 변혁의 시기(百年未有之大變局)’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얘기다. ‘코너를 돌고 있다’는 말과 통한다.


2001년 WTO 가입 이후 중국은 국제 분업(Globalization)에 참여해 최고의 수혜자가 됐다. 미국이 구축해 놓은 서방 자본주의 경제의 덕을 봤다. 급속 성장, G2(Group of two)라는 말은 이를 보여준다.


지금 세계 경제는 분절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 때 조성된 공급망이 망가지고 있다. AI는 기존 산업에 거대한 충격을 주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말하는 ‘커브 길(彎道)’이다. 세계는 지금 유능한 선수는 앞으로 치고 나가고, 잠시 머뭇거린 선수는 낙후된다.


중국은 더욱더 세게 그립을 잡고 있다. 이 굴곡의 시기, 국가가 나서 미래 경제를 디자인하고, 그 전략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정책을 펼쳐 나간다. 그 전략 덕택에 중국 산업은 미국과의 경제기술 전쟁을 겪으면서 더 강력해지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커브 길을 돌며 치고 나오는 형국이다.



엔비디아도 긴장시키는 중국의 도전  


AI 분야를 보자. 미국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AI 칩이다. 엔비디아가 꽉 쥐고 있다. 그러나 그 영역을 중국은 파고든다.


가장 앞서 있는 화웨이의 경우 주력 제품인 '910B'는 엔비디아 H20의 85%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는 차세대 제품 '920'이 H20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중국의 엔비디아’라는 별명을 가진 캠브리콘은 개발 중인 ‘쓰위안 690’이 엔비디아의 최고 수준 칩인 H10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팔고 있는 H20보다는 확실하게 뛰어나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쿤룬(崑崙)' 칩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쓰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엔비디아 제품과 호환되는 AI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들의 주장이다.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엔비디아조차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몸을 사리고 있다. 젠슨 황이 말했듯 엔비디아의 중국 AI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95%에서 0%로 추락했다. 주력 산업의 큰 흐름이 AI로 바뀌면서 반도체 시장 역시 AI칩 위주 바뀌고 있다. 커브 길이다. 


미국과 중국은 운명을 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와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 체제, 누가 더 유리할까. 커브 길을 지나고 있는 두 나라의 경쟁은 숨막힐 지경이다.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가 관건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


“청년 실업, 인구 고령화, 부동산 경기 위축, 지방 정부 부채 등의 문제로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기술 발전과 너무 대비되는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중국 경제 문제가 과장된 것일까요? 

기술 발전으로 경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필자의 답은 이렇다.


저 정도의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이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 불어 닥쳤다면 경제는 망가지고, 정권은 바뀌었을 거다. 그러나 중국은 버티고 있다. 은행이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은행 뒤에는 국가가 있다.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는 경제 위기의 시기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해 왔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건 오히려 그들의 발전 방향이다. 중국은 하이테크 육성을 위해 모든 국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마치 마오쩌둥 대약진 운동하듯 달려든다. 그렇게 10년 하이테크를 육성했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더 무서운 건 미래를 위한 투자다. 그들은 AI, 반도체, 로봇, 저공 경제, 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에 국가 명운을 걸고 나서고 있다. 미국과의 치열한 레이스를 통해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필자는 중국 경제 위기를 걱정하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시장 수요 부족, 우리의 대중국 수출 위축이 무섭지 않다. 진짜 무서운 건 더 강해진 중국 산업이다. 우리 경제가 그 힘에 압도당하지나 않을지, 그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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