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는 불안하다 vs 과장됐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중국경제는 불안하다 vs 과장됐다

글 : 한우덕 / 중앙일보 차이나랩 2025-11-03



대기업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중국, 진짜 혁신할 수 있는 나라인가?’를 주제로 2시간여 ‘썰’을 풀었다.


미국 혁신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중국식 혁신’이 있다는 게 필자의 관점이었다. 그 혁신이 지금 중국의 하이테크 굴기를 낳고, 세계 산업지도를 뒤흔들고 있다고 장표를 넘기며 설명했다.


질문이 나왔다.  


“청년 실업, 인구 고령화, 부동산 경기 위축, 지방 정부 부채 등의 문제로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기술 발전과 너무 대비되는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중국 경제 문제가 과장된 것일까요? 

기술 발전으로 경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좋은 질문~!


요즘 신문에 보면 중국의 기술 굴기 얘기가 많다. BYD는 전기차로 테슬라를 추월하고, 딥시크는 가성비 있는 생성형 AI로 엔비디아에 펀치 한 방을 먹이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든다.


그런가 하면 전혀 다른 결의 뉴스가 나오기도 한다. 디플레로 기업 도산이 이어지고, 경기 침체로 직장을 잡지 못한 청년들이 거리를 배회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 제재가 겹치면서 중국 경제에 망조가 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헷갈린다. 어떤 게 맞나? 질문의 요지는 그것이다.


맞다. 중국 경제, 전반적으로 지금 굉장히 어렵다. 그 위기의 메커니즘은 이렇다.



중국 경제는 휘청이는 중?


트리거는 부동산 시장 규제였다. 중국은 2020년 8월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기업의 자기자본 비율을 대폭 높였다. 순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도록 하는 등의 엄격한 조치가 시행됐다. 때마침 코로나19가 경제를 엄습했다. 엎친 데 겹친 격이었다. 시장은 급랭했고,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가 쓰러졌다. 위기의 시작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끝났는데도 시장은 회복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워낙 빈 집이 많았던 터라 내려간 가격은 회복되지 못했다. 투기 수요가 사라진 곳엔 재고만 쌓였다. 코로나 위기로 소비심리도 위축된 터였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경제가 휘청할 수밖에 없다.


소비가 직격탄을 맞았다.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마이너스 0.1%, 도매물가지수(PPI)는 마이너스 2.8%를 기록했다. 지갑을 열지 않으니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기업 경기를 보여주는 PPI가 더 심하게 떨어졌다. 지난 7월 -3.6&, 8월에는 -2.9%가 하락했다. 기업 재고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4월 산업재고는 17조1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8%나 늘었다. 2019년에 비하면 43.7% 많은 수치다. 청년 고용이 악화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업은 제 살 깎기 경쟁을 마다치 않는다. 국내 시장에서 파먹을 게 없으니, 이젠 해외로 나온다. 기를 쓰고 해외 시장에서 판다. 미국 시장이 막히면서 한국 등 소비 시장이 있는 곳을 더 치열하게 파고든다. 디플레 수출이다. 그렇게 중국은 지금 세계 경제에 ‘고통’을 팔고 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중국 경제는 금방이라도 절단 날듯싶다. 


그런데 아니다. 중국 경제는 통계로 볼 때 여전히 건실한 성장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를 뜯어 보니 


올 상반기 중국 GDP 성장률은 5.3%. 물론 한 해 10% 안팎 성장했던 호황기 때만 못하다. 그러나 19조 달러 경제가 5%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 경제 성장의 약 30%가 여전히 중국에서 나온다.  


소비도 안 좋고, 기업도 힘들다고 하고,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 국면임에도 통계는 중국 경제가 정부 목표대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준다(누군가 중국의 통계 조작을 어떻게 믿느냐고 말한다면, 토론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일단 그들의 통계를 바탕으로 얘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성장 구조를 뜯어봐야 한다. GDP는 소비와 투자, 순수출의 부가가치 합이다. 올 상반기 성장(5.3%)의 경우 이 항목의 GDP 공헌율은 각각 52.0%(2.8%포인트), 16.8%(0.9%포인트), 31.2%(1.6%포인트)였다.


주목할 건 순수출 기여율 31.3%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중국 GDP 성장에서 차지하는 순수출 기여율은 평균 6.3%였다. 코로나19로 급락, 급등했던 시기를 빼면 5%를 조금 넘는다. 그런데 이 수치가 작년에는 30.3%, 올 상반기는 31.2%까지 올랐다. 최근 성장세는 수출에 크게 힘입었다는 얘기다.



무역전쟁 중인 중국, 무엇을 팔아서 돈을 버나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교역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끌어내고 있다고? 뭘 팔았기에…?


올 상반기 수출이 많이 늘어난 상위 8개 품목은 △신에너지 및 저장설비 △차량 및 부품 △선박 및 해양 프로젝트 △고급 자동화 설비 △비철금속 및 제품 △신재료, 우주항공 △소비가전 등이다. 이들 8개 품목이 전체 수출 증가액의 96%를 차지했다. 이들이 무역흑자를 견인했다는 얘기다. 작년 전체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항목별 품목을 살펴보자.


△ 신에너지 및 저장설비=리튬 배터리

△ 차량 및 부품=전기차

△ 선박 및 해양 프로젝트=LNG

△ 고급 자동화 설비=산업용 로봇

△ 비철금속 및 제품=희토류

△ 신재료, 우주항공=항공부품

△ 소비가전=컬러TV

△ 신에너지 및 저장설비=태양광


신발, 티셔츠 등을 팔던 옛날의 중국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의 산업구조는 이미 하이테크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형질 변화다. ‘중국 제조2025’를 추진해왔던 지난 10년 하이테크 육성 정책의 결과물이다.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지속해서 관세를 올리고, 기술 굴기를 막아왔다. 그러나 수출은 위축되지 않고 있다. 동남아, 유럽, 남미 등에서 대체 시장을 활발히 찾고 있다(중국의 교역 구조는 오늘 이 정도 러프하게 보는 선에서 마감하자. 추후 더 자세하게 살필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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