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서 ‘고령자’로 바뀌었을 뿐인데? 노인복지주택과 고령자복지주택의 차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노인’에서 ‘고령자’로 바뀌었을 뿐인데? 노인복지주택과 고령자복지주택의 차이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5-08-06

‘노인’과 ‘고령자’ 같은 말일까? 다른 말일까?


노인복지주택과 고령자복지주택 이라는 이름만 보면 처음에는 이게 뭐가 다르지? 단지 표현만 조금 바꾼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입소 대상부터 설치 기준, 제공 서비스의 방향성까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단어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과 고령자복지주택(공공임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두 단어가 헷갈리는 이유 


신문기사나 블로그 글을 보면 노인복지주택을 고령자복지주택으로 소개하거나 노인복지주택(고령자복지주택) 처럼 두 용어를 병기해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과 ‘고령자’라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혼용해서 쓰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용어는 일상에서 큰 차이 없이 사용되기 때문에 두 주택 역시 이름만 보면 같은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노인복지주택 고령자복지주택 무엇이 다를까


먼저 노인복지주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실버타운에 해당한다. 이는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노인주거복지시설로 만 60세 이상이면 입주할 수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비교적 고액의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하므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민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거와 복지 서비스가 통합된 형태로 제공된다.

 

그렇다면 고령자복지주택은 어떤 점에서 다를까? 고령자복지주택은 주택법에 근거한 공공임대주택의 한 유형이다. 만 65세 이상의 저소득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며 지방자치단체나 LH 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급한다. 복지 서비스는 외부 복지 기관과 연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제공된다. 한마디로 노인복지주택은 경제력이 있는 노인을 위한 민간시설인 반면, 고령자복지주택은 공공이 저소득 고령자를 위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의 핵심적인 차이를 아래 <표 1>에 정리하였다. 



같은 '복지주택'인데 '노인'과 '고령자'는 다르다니


우리는 일상에서도 종종 “그게 그거 아니야?”, “그 말이 그 말이지”라고 말하지만 단어 하나의 선택이 오해를 만들기도 하고 명확한 이해를 주기도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처럼 단어 하나의 차이가 전혀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노인복지주택과 고령자복지주택도 그런 사례다. 


필자는 전국 주요 실버타운이 소속된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일을 겸하고 있는데 종종 이런 문의 전화를 받는다. 


“저희 부모님이 혼자 사시고 기초생활수급자인데요. 갈 만한 곳이 있을까요?” 이런 질문에 


“저희는 100% 자부담해야 하는 유료시설이에요”라고 답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이렇다. 


“노인복지주택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유료시설 이에요?” 


똑같이 복지주택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노인이 붙으면 유료노인복지시설이고, 고령자가 붙으면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스테이(stay)'인데 장기거주라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중산층 노인을 위한 실버스테이(칼럼 바로가기)의 경우도 비슷한 지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테이(stay)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20년 장기 거주형 민간임대주택이라는 실질 기능과는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설명 없이 실버스테이=20년 장기 거주형 민간임대주택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용어와 단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칼럼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 없이 내 뱉은 말에 상처받거나 일이 틀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물며 일상에서도 그런데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 때는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단어 하나가 정책의 실효성과 신뢰를 좌우한다. 향후 나오는 새로운 제도들은 좀 더 정확하고 섬세한 용어가 사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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