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스테이는 노인 주거 문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실버 스테이는 노인 주거 문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5-05-09

‘실버 스테이’라는 용어가 최근 뉴스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실버=고령자, 스테이=체류하다, 숙박하다는 뜻이니 고령자가 체류하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10년 전에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의미하는 ‘뉴스테이 법’이 제정되면서 19세 이상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8년 장기 거주에 임대료 상승률을 연 5%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뉴스테이’ 정책이 실시되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실버 스테이’가 등장했다. 검색창에 ‘실버 스테이’를 쳐보았다. 고령자 민간임대주택, 서비스 제공, LH, 중산층, 20년 장기 거주, 임대료 상승률 5% 제한 등의 키워드가 눈에 띈다. 고령자 주거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실버 스테이’가 노인 주거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실버 스테이란?


실버 스테이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무장애 설계된 주거, 식사, 생활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20년 장기임대가 가능한 민간임대주택이다. 기존의 시니어 레지던스와 같은 유사 시설 시세의 95% 이하로 초기 임대료를 책정하고, 계약 갱신 시 5% 이하로 임대료를 증액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되지만 잔여 세대는 유주택자도 입주가 가능하다. 


기존의 고령자 복지주택과 실버타운과의 차별점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실버 스테이의 입주대상자는 중산층 고령자이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영구임대주택 입주자 자격 순위에 따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실버타운의 경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상층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그 중간계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것이다. 신문기사나 블로그 글 등을 보면 실버 스테이와 고령자 복지주택 그리고 실버타운에 해당되는 노인복지주택의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어 헷갈리기 쉽다. 각각의 대표적인 특징을 <표 1>에 정리해 보았다. 


실버 스테이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혜택


정부는 구리 갈매 역세권 B2블록에 실버 스테이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총 3만 4594m2에 전용면적 60~85m2 이하 공동주택 725호 중 346호를 실버 스테이로 공급한다. 입주는 2029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사업자에게 주는 혜택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 택지 공급과 관련해서 LH가 공급하는 택지의 경우 실버 스테이로 공급하는 부분은 조성원가와 감정가의 산술평균한 가격으로 공급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 


둘째, 기금 지원과 관련하여 건설자금으로 호당 9천만 원에서 1억 4천만 원까지 2.0~2.8%의 금리로 주택 기금 융자 제공, 자기자본의 70%를 주택 기금이 출자하게 된다. 또한 민간융자 부분에 대해서는 HUG의 PF 보증 또한 제공된다. 


셋째, 세제혜택과 관련하여 건설 시 취득세는 50~100% 감면, 재산세는 50~100% 감면된다. 이는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건설 시 취득세 재산세를 25% 감면해 주는 것보다 훨씬 큰 혜택이다. 또한 9억 이하의 경우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혜택을 <표 2>에 정리하였다. 



실버 스테이 입주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메리트


실버 스테이를 건설하는 사업주에게 주는 혜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럼 실버 스테이 입주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메리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한 곳에서 오랫동안 살기를 원하는 고령자에게는 실버 스테이가 적합할 수 있다. 최대 20년간 장기임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장기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둘째, 고령자에게 맞춤 설계된다는 점이다. 미끄럼 방지 바닥, 무단차 바닥 설계, 비상연락장치·안전손잡이 설치 등이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에 고령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셋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집이라는 점이다. 식사, 생활지원(청소·세탁), 응급안전(안부 확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주택과는 차별되는 점이다. 


넷째, 주택연금을 수령 중인 주택에서 이주하는 경우에도 주택연금을 지속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버 스테이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되지만 잔여세대에 대해서는 유주택자 에게도 공급되는데 주택연금을 수령 중인 주택에서 이주하는 경우에도 주택연금을 지속 수령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될 것이다. 



실버 스테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실버 스테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좋겠지만,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 


먼저, 임대료에 포함된 필수서비스의 내용을 정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 


고령자들은 주거지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같은 실버타운 내에서도 A동에서 B동으로 옮겨가거나, 일반동에서 케어가 제공되는 케어홈으로 옮겨가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다. 그렇다면 고령자들은 실버 스테이에 들어가는 것이 본인의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낫다는 판단이 들어야 주거지를 옮기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구리 갈매역의 실버 스테이 시범사업 지구의 경우 보증금 3억 5000만 원에 월 140~190만 원의 임대료를 추정하고 있는데 이 비용이 공용 시설 사용요금과 식사, 안부 확인, 응급안전, 생활지원 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 만약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 비용이 발생한다면 이를 명확히 하여 매달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추산하는 것이 좋겠다. 


한국이 계획하고 있는 실버 스테이와 유사하다고 알려진 일본의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의 경우 안부 확인, 생활 상담 및 지원만 필수 서비스로 제공하고 나머지 서비스는 입주자별로 개별 계약하여 비용을 개인이 조절하도록 하였는데 실버 스테이의 경우도 어디까지를 필수 서비스로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실버스테이가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인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임대료에 포함된 필수서비스 및 추가부담금 여부를 명확히 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와 인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버 스테이의 특징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안부 확인이나 응급안전, 생활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할 인력이 필요해진다. 실버타운의 경우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실버 스테이의 경우 어떤 전문 인력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인력 배치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실버 스테이의 성공과 실패는 누가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달려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실버타운과의 차별성이 필요하다. 


현재 발표된 내용을 보면 서비스와 비용 면에서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것보다 크게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는다. 고령자 복지주택이 65세 이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고령자 복지주택과의 차별성은 확실히 구분되는 듯하다. 그러나 실버타운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있다. 보증금 3억 5000만 원에 매월 190만 원가량의 생활비를 지불하면서 살 수 있는 실버타운은 현재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실버타운이 아니라 실버 스테이를 선택해야만 하는 뚜렷한 메리트가 존재해야 한다. 상기 기술한 실버 스테이 입주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메리트는 사실 실버타운에 들어가더라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는 장점들이다. 


유주택자도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도 의문이다. 본인의 집이 있는 상태에서 실버 스테이로 굳이 이주를 할 필요가 있는 고령자가 얼마나 될 것인지 실제 수요를 파악해야 한다. 현재 새롭게 오픈 하게 될 실버타운이 2025년도에만 약 3,300세대가 된다. 현재 오픈 한 실버타운도 만실이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만큼 실버 스테이 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공간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와 운영이 결국 핵심이다. 


좋은 입지에 잘 만들어진 공간만 있으면 고령자들이 몰려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결국 그곳에서 입주자들과 어떠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어떤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이 그곳에 들어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고령자의 세세한 민원처리, 돌아가셨을 때 사후 처리,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 부분 등 실버 스테이는 고령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매우 많다. 일반 아파트처럼 입주자 스스로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입주자가 60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노화에 따른 입주자의 건강 상태의 변화에 대해 운영자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버 스테이 시범사업이 많은 고민을 통해 처음 목표했던 것처럼 고령자주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공간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사람, 운영을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단순히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이 없으니 새롭게 만들었다 라는 것만을 가지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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