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과 저비용을 동시 실현한 미국
글 : 신차이푸(新財富) / 중국 경제지 2023-10-16
2023년은 전 세계 상업용 우주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 나사(NASA)와 민간 항공우주 기업이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2023년 우주 로봇 회사인 아스트로보틱(Astrobotic)이 개발한 ‘페러그린 팰컨’이 달을 향해 첫발을 내딛고, 인튜이티브 머신(IntuitiveMachines)의 ‘노바-C’도 우주로 날아오를 예정이다. 비록 실패했지만 일본에서는 항공우주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iSpace)의 ‘화이트 래빗-R’ 탐사선이 달 착륙을 시도하며 우주에 한걸음 다가갔다. 한국은 지난 5월 독자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 개발의 새 시대를 열었다.
우주산업 경쟁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이 두 나라는 우주산업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정부 중심으로 진행했던 과제를 민간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전쟁에 참전한 미국과 중국의 민간 기업들은 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며 우주산업의 생태계를 재편하는 중이다.
항공우주산업의 산업사슬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먼저 업스트림은 주로 위성 및 로켓 제조, 미드스트림은 로켓 발사 및 위성 운영 서비스이며, 다운스트림은 응용 분야이다. 전통적인 응용 분야로는 라디오 및 TV 방송, 원격 의료 등의 통신과 항공 및 육상·해상 운송, 정밀 농업, 자율 주행, 기후 모니터링 등의 원격 탐지를 포함한다. 새롭게 주목받는 응용 분야는 위성 인터넷, 우주 여행, 채굴, 우주 탐사가 있다.
종합적으로 높은 기술력 갖춘 미국
우주산업의 선두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이 우주산업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발사 비용이 꼽힌다. 설계, 제조, 발사, 운영까지 자국의 기술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기술력을 대표하는 기업이 오비탈 사이언스(OrbitalSciences),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스페이스X(SpaceX)이다.
1982년 설립된 오비탈 사이언스는 주로 중소형 발사체 및 우주 시스템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중소형 위성 발사 기업이다. 현재는 상장 폐지되었지만 1990년 나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다. 2015년 오비탈 사이언스는 얼라이언트 테크놀로지 시스템(Alliant Technolog ySystems)과 합병되어 오비탈 ATK로 바뀌었다가 2017년 방산업체인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에 다시 합병되었다. 대형 위성 발사 등 분야에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Amazon)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2000년 설립한 상업용 항공우주 회사이다. 2021년 7월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New Shepherd)를 타고 지상 106km 상공의 지구 저궤도에 진입하며 첫 유인 비행에 성공했다.
현재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이다. 2022년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153조4,344억원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을 통해 인프라 부족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와 위성 발사, 유인 우주 비행 등을 지원한다. 첫 번째 제품은 ‘팰컨’ 시리즈 로켓이다. 두 번째는 ‘드래곤’ 시리즈 우주선이며, 이 밖에 자체 개발한 멀린, 드라코 등의 로켓 엔진이 있다.
스페이스X의 신뢰성과 저비용
일반적으로 상업용 항공우주산업에서 기술 혁신, 신뢰, 저비용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혁신 없이는 경쟁력이 부족하지만, 혁신에는 높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도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 비결로 여러 차례에 걸친 정부 지원과 기술 혁신이 꼽힌다.
스페이스X는 나사의 상업용 보급 서비스 프로그램으로만 16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나사는 자신들의 기술 우위를 활용하여 인력을 직접 배치하고 특허를 양도하는 등 핵심 기술 개발 및 검증을 지원했다. 스페이스X의 팰컨 시리즈 로켓이 사용하는 페러그린 팰컨 엔진은 아폴로 달착륙선 엔진의 노즐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탄한 재정 및 기술 덕분에 스페이스X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정부, 군부대, 과학연구기관 등이 시장에서 구매하는 발사 서비스 비용을 크게 낮추는 전형적인 윈윈(Win Win) 게임을 실현했다.
스페이스X의 기술 혁신도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1에서 회수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팰컨9, 초대형 발사체 팰컨 헤비, 지구 저궤도 통신망인 스타링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성과 로켓 발사를 통해 기술 혁신을 거듭했다. ‘하나의 로켓에 여러 위성 탑재’, ‘로켓 재활용’ 등 신기술의 지속적인 도입을 통해 비용을 대폭 절감함으로써 가격 우위를 달성하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팰컨9 로켓의 개발비용은 3억 달러에 불과했으며, 이는 나사가 직접 개발했다면 추정되는 비용인 40억 달러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팰컨9 로켓의 발사 견적은 6,120만 달러에 불과해 수익률이 30%를 넘어섰으며, 회당 발사 비용은 4,340만 달러였다. 비용 절감이 너무나 중요한 항공우주 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로켓 재활용이야말로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BlueOrigin) 외에도 미국 상업용 항공우주 분야에서 떠오르는 기업이 많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는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지만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로켓 ‘테란1’을 발사했다.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란1의 발사 견적으로 1,200만 달러를 게시했는데, 이는 스페이스X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또한 2022년 6월 영국의 위성 통신 스타트업 원웹(OneWeb)과 체결한 2세대 로켓 발사 계약을 비롯해 대기 중인 발사 프로그램 가치가 12억 달러를 넘어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이미 2016년부터 우주 소행성 채굴과 관련된 법 규정을 도입하여 개인과 민간 기업이 우주 광물을 탐사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와 함께 우주 활동 협약, 상업용 유인 우주 비행 및 화물 운송 서비스, 상업용 유인 우주 비행 프로그램 등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부대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도 항공우주 기업의 신형 로켓 연구 개발을 돕고, 입법 및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신차이푸(新財富) 중국 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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