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예측, 2040 일본을 추월하게 될 신흥국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세계경제 예측, 2040 일본을 추월하게 될 신흥국은?

글 : 강남규 / 중앙일보 국제경제 선임기자 2023-04-05



유럽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인 해미시 맥레이가 최근 “2050 패권의 미래”(The World in 2050)를 내놓았다. 원제인 “The World in 2050”를 보는 순간 적잖은 독자들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리라!


맞다. 맥레이는 29년 전인 1994년 “The World in 2020”를 발표했다. 한국어판은 “2020년”이다. 경제를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내지만 잘해야 본전인 미래 예측서를, 그것도 같은 패턴의 책 제목을 달고 두 권이나 발표했다. 배짱일까, 아니면 자신감일까. 맥레이가 줌(Zoom) 화면에 잡히는 순간 떠오른 궁금증이었다.




새 책이 옛 책, 즉 “The World in 2020”을 떠오르게 한다. 내 짐작엔 옛 책에서 예측에 실패한 경우가 있어 “The World in. . .” 시리즈를 만들기 두려웠을 듯하다.


1990년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정도가, ‘내년 세계는’ 식으로 1년 정도 미래를 예측했다. 나도 이코노미스트 예측 보고서를 쓰는 데 참여했다. 그런데 당시 경제분석이 2년 뒤나 1년 뒤의 1% 예측 같은 자질구레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나는 단기 예측에 신물이 나있어, 아주 장기적인 전망이라는 아이디어에 끌렸다. 이게 첫 번째 책 “2020년”을 쓰게 된 배경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0년이 됐다. 사람들이 다시 예측서를 쓰는 게 가치가 있다고 설득했다. 예측 자체가 특히 지금처럼 요동하는 시대에 작가나 저널리스트, 리서처에겐 어려운 일일 듯하다. 그렇지 않나? 1990년대 초 당신은 소련의 붕괴를 목격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쓴 “역사의 종언”을 접하기도 했다. 지금 시점에서 한번 더 예측을 하자면, 향후 25년은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부상을 경험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30년 동안 정치적으로는 힘들지만, 경제적으로는 수월할 수도 있다.


짓궂은 질문인데, “2020년”에서 한 예측을 오늘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나?


큰 문제에 관해 예측이 적중한 것이 있다. 놓친 것도 있다. 아주 거시적으로 봐서 그때 예측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힘든 예측은 기술혁신 분야였다. 내가 “2020년”에서 놓친 것 가운데 큰 것은 인터넷을 다루지 않은 점이다. 90년대 초 인터넷이 있기는 했지만, 브라우저가 막 개발된 상태였고, 서치 엔진은 존재하지 않았다. 효율적인 브라우저와 서치 엔진이 없는 인터넷은 쓸모가 많지 않았다. 컴퓨터가 서로 연결된 세상을 예측할 수는 있었지만, 그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우리가 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지 등을 예측할 수는 없었다. (맥레이가 “2020년”에서 틀린 예측 가운데 하나는 남북관계다. 그는 2020년 전후 남북이 통일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적중한 사실은 G2시대를 예상한 점이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고 협력하는 세상이 2020년에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까지 이전에 썼던 책을 되돌아봤다. 이제 새 책, 즉 “2050년 패권의 미래”를 살펴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우선 책을 쓴 동기가 궁금하다.


나는 모든 것을 알아보는 현자가 아니다. 그저 여행 가이드로 한 그룹의 사람들, 즉 독자를 미래로 안내한다. 맞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을 적절하게 맞춰 넣을 수 있고, 미래에도 맞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해주는 프레임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책을 쓰도록 한 동기다. 


단어 하나하나를 영어로 바꿔 해석한다면, 한국어판 제목이 “2050년 패권의 미래”다.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미국의 헤게모니가 2050년에도 지금처럼 강할 지를 묻고 싶다. 


그렇다. 지금처럼 강할 게 분명하다. (2050년에도) 미국은 기술적으로 선도적인 국가일 것이고, 세계 곳곳에 사는 야심찬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일 것이다. 절대적인 규모에서 중국보다는 조금 작을 수 있지만, 아주 탄탄한 기초와 높은 생활수준을 갖춘, 거대한 경제일 것이다. 내 책에 중국이 경제 규모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지 못한, 아니 앞지르더라도 얼마 못 가 후퇴하는 이유를 밝혀 놓았다. 그래서 중국은 2030년 전후 잠시 넘버원이 된 뒤 2050년엔 넘버 투가 돼 있을 전망이다.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유는 두 가지다.


흥미롭다! 이유가 궁금하다.


내가 책에서 언급했던 한 가지 이유는 중국이 중진국 경제의 덫에 걸려 한국이 이뤄낸 것과 같은 선진 경제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인구 감소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인구감소는 정말 빠를 수 있다. 인구가 급감하기 시작하면 상하이 도시에서 평균적으로 어머니 한 명이 아이 하나를 낳지 않을 수 있다. 그나저나 미국은 지금보다 (2050년에) 상대적인 기준에서 좀 더 막강해질 수 있다. 




미국을 강타할 위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지닌 소음만을 보고, 민주주의의 힘을 보지는 못하는 듯하다. 그 바람에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신뢰하지 않는 듯하다.


다시 중국의 미래 이야기를 해야겠다. 몇 년 전 많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경제 규모 면에서 2040년대에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당신의 의견은 중국에 대한 예측에 큰 변화가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망과 관련해 최근 몇 년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내가 책에도 인용했는데, 미국이 다시 세계 최대 경제로 복귀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 한두 개를 본 적이 있다. 물론 내가 틀릴 수 있고 틀려왔다는 점을 계속 이야기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앞서 인구변화가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중대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유를 하나의 요인, 인구변화로 축소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반중동맹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중국의 승리를 막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하고 있는 것과 상관 없는 중국 이야기부터 해보자. 내가 말한 대로 중국 인구는 2030년대가 되면 해마다 많이 감소할 것이다. 노동인구의 감소다. 60대 이상 인구가 급증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나이대의 인구는 빠르게 감소한다. 그 바람에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노동력이 감소한다. 우리가 일본에서 익히 봤던 일이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구 변화가 정치적인 변화도 부르고, 지적 자원을 얻는 데 애를 먹게 될 전망이다. 지적 자원을 확보하는 데 겪을 어려움은 중국을 중진국의 덫에 걸리게 하는 요인들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인도는 어떤가? 2050년 인도가 서 있을 곳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2040년대 초나 2030년대 초엔 인도 경제가 일본을 넘어서 넘버 쓰리가 될 것이다. 인도는 5년 전보다 지금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진짜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갈로르 지역의 교외를 여행하는 사람은 아주 놀라운 대조를 보게 된다. 교외 지역을 돌아다녀 보면 엄청난 빈곤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인도에는 두 사회가 공존하고 있고, 점차 중간 소득층이 확장하고 있고, 점진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인도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인데, 올해 중국 인구를 추월한다는 얘기도 있다. 동시에 인도가 세계 최대 중간 소득층을 갖게 될 것인데, 이 또한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인도는 세계에서 지금보다 더 중요한 나라가 된다. 또 정치적인 긴장을 해결할 것이고,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정말 거대한 실수일 수 있다. 하지만 크게 봤을 때 인도는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펀드매니저나 투자전략가라면, 투자자들에게 인도를 차기 10년의 핫 플레이스라고 추천하겠는가.


한 마디 대답하면 ‘예스’다. 그러나 차세대를 위한 펀드 투자는 글로벌 전망을 가져야 한다. 글로벌 정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현재의 신흥시장의 성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글로벌 차원의 주식 투자를 생각한다면, 전체 글로벌 투자 비중의 50%나 60%는 미국이다. 한국에도 일부 투자하고 중국에도 일부 투자해야 한다. 중국이 정치적으로 실수를 저지를 수 있지만, 일부는 투자 비중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The Sage Investor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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