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연금 채울 수 있는 5가지 방법
글 : 이동근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 2025-07-28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3년 기준 평균 약 85세(남 82세, 여 87세)이다. 노령연금을 개시하고부터 20여 년 혹은 이를 넘어서는 기간 동안 평안한 노후생활을 영위하려면 노령연금을 주축으로 노후 소득이 충분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
만약 노후 소득을 점검한 결과, 소득이 부족하다면 이를 보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노후 소득 재원에는 노령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이 있다. 그중 퇴직 연금과 주택연금은 노후 소득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지만 노령연금과 개인연금은 추가 적립을 함으로써 수령액을 늘릴 수 있다. 만약 퇴직하기까지 시간과 자금적인 여유가 있다면 노령연금과 연금계좌의 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특히 IRP 와 연금저축펀드는 투자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올리며 연금자산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연금 추가 적립부터 운용까지 노후 소득을 보강하기 위해 예비 은퇴자가 활용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군복무 기간만큼 ‘추후납부’한다
노령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에는 ‘추후납부’가 있다. 추후납부는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했거나 실직 등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었던 기간의 보험료를 추후에 납부해 그만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러한 기간 중에는 군복무 기간도 있다. 1988년 1월 1일 이후 군에 복무한 기간도 추후납부 대상 기간이다. 추후납부는 현재 국민연금에 소득신고를 하거나 가입 중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보험료 금액은 추납을 신청하는 현재 시점의 연금보험료이며 군복무 기간 포함 최대 119개월까지의 보험료를 일시에 또는 최대 60회까지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배우자가 전업주부라면 국민연금 ‘임의가입’한다
노령연금은 평생 받을 수 있고 물가상승률에 따라 수령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능하면 부부가 모두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만약 배우자가 전업주부 활동을 오래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임의가입’을 통해 수급권을 회복할 수 있다.
임의가입은 전업주부 등 국민연금 의무가입자가 아닌 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임의가입자의 보험료는 매년 변동되며,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는 9만원에서 57만 3300원 사이에서 선택 가능하다.
노령연금 수급권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 일 때 생긴다. 만약 배우자가 임의가입을 했음에도 국민 연금 가입 기간이 충분치 않다면 65세까지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만약 배우자가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 있는 경력 단절 전업주부라면 그간 납부하지 못했던 보험료를 ‘추후납부’하여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회복할 수도 있다.
임의계속가입, 추후납부, 임의가입 제도 모두 보험료를 납부해 노령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이다. 따라서 납입 보험료 대비 수령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효율을 따질 필요가 있다. 사전에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 직접 시뮬레이션 해보거나 직원 상담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한다.
연금계좌에 추가 적립한다
자금을 투입해 소득을 보강할 수 있는 연금자산에는 IRP와 연금저축 등 연금계좌도 있다. 연금계좌는 모든 계좌 통틀어 매년 최대 18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다. 연금계좌에 적립하면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는데, IRP 는 연간 최대 900만원, 연금저축은 600만원, 모든 연금 계좌 합쳐서 900만원까지 적립한 자금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퇴직 전 시간과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연금계좌에 꾸준히 적립해 세액공제 혜택도 받으며 연금자산을 늘리도록 한다.
ISA 자금을 활용한다
금융자산 중 ISA에 적립한 자금이 있다면 연금자산을 늘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의무가입기간(3년)이 지난 ISA의 해지 자금은 전부 또는 일부를 연금계좌에 이전할 수 있다.
연금계좌의 납입한도와 상관없이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그해에 연금계좌에 1800만원을 납입했더라도 ISA 해지 자금 모두를 이전할 수 있다. 또, ISA 자금 을 연금계좌에 이전하면 최대 300만원 한도로 이전 자금의 10%만큼 추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며 연금 받는다’
연금계좌 적립금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면, 갖고 있는 자산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 즉, 연금자산 중 일부는 기대수익이 높은 투자자산으로 운용할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연금을 수령해야 하는 시기에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연금수령할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자산을 매도하게 되면 자산의 수명은 되레 짧아질 것이다. 꼭 손실 때문이 아니더라도 현금 마련을 위해 한창 운용 중인 자산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럴 땐 보유하기만 해도 투자자에게 매월 현금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때가 되면 알아서 현금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투자자가 직접 현금 마련을 위해 상품을 매도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상품으로는 월배당ETF, 인출형 연금 펀드,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등이 있다. 이들 중 하나의 상품에만 투자할 수 있지만 여러 상품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다. 이때, 각 상품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참고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그럼 다음 페이지에서는 각 상품들의 특징과 투자 시 유의사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투자하며 연금 받는 금융상품 3
연금계좌에서 연금수령 중에도 투자를 병행할 수 있다. 예컨대 인출형 연금펀드,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으로 투자하며 연금을 받는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 매달 고정적으로 꼭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비롯해 목표 수령액에 따라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알아야 할 상품별 특징과 투자 시 유의사항을 살펴보자.
다양한 상품으로 선택의 폭 넓은 월배당 ETF
월배당 ETF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배당금, 이자, 임대료를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매월 수익을 분배하는 ETF다. 국내 상장된 월배당 ETF는 126종목(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상품별로 분배금 지급 수준도 다양하다. 투자 목표, 원하는 분배금 수준에 맞춰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분배금 액수는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서 과거 분배 내역 및 분배율 정보를 참고해 파악할 수 있다. 분배율은 ETF 한 좌당 연 분배금을 ETF의 NAV(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이다. 예컨대 현재 (연)분배율이 6%인 월배당 ETF를 1억원어치 매수하면 연 세전 600만원, 월 50만원을 분배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미래에도 해당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고 시장 상황에 따라 ETF 가격과 분배금은 매번 변동될 수 있다.
월배당 ETF에 투자할 때는 무작정 분배금을 많이 주는 상품을 고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지나치게 분배율이 높은 ETF는 기초자산의 성장성까지 해치면서 분배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ETF는 장기적으로 그 가치가 줄어들 것이고 결국엔 분배금도 줄어들 위험이 있다. 따라서 상품을 고를 때 기초자산의 연평균 성장률에 비해 분배율이 너무 높진 않은지 따져보도록 한다.
매월 고정 금액 지급하는 인출형 연금펀드
일반적으로 월배당 ETF나 월지급식 펀드는 성과에 따라 분배금 액수도 매번 변동한다. 하지만 최근 고정된 금액을 분배하는 월 지급식 펀드도 출시됐다. 인출형 연금펀드는 투자한 펀드 좌수에 비례해 고정된 금액을 매월 지급한다. 예컨대 1000좌당 매월 4.17원을 준다고 해보자. 해당 펀드 1000좌의 가격이 1000원일 때 1억원을 투자(1억 좌 매수)하면 매월 41.7만원을 받는다.
지속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하기 위해 인출형 연금펀드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분배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하지만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분배금 재원에 비해 수익이 부족하거나 역으로 손실을 입는다면 원본 일부를 매각해 분배금으로 지급한다.
연금 지급 보장하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은 특정 기간 동안 납입 원금을 연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예컨대 20년 지급을 보증하는 상품에 1억원을 납입하면 매년 500만원, 매월 41.7만원을 받는 구조이다. 단, 가입 요건이 있는데 IRP에서만 가입 가능하며 연금수령할 것을 약정하고 보험료를 일시납해야 한다.
납입한 보험료는 자산배분형 펀드에서 운용된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을 가입하고 연금 개시 전까지 몇 년 동안 거치할 수 있는데 그간 운용수익이 발생했다면 그 수익까지 포함해 지급을 보증한다. 운용 성과가 좋아 지급보증기간이 지나고도 자금이 남아 있다면 해지해도 되고 수령을 이어가도 된다. 다만, 중도해지할 경우 손실을 보전해주지 않는다. 또, 연금 지급 보증에 따른 수수료가 발생한다. 보증수수료는 운용성과에 상관 없이 매월 적립금에서 차감한다.
2025년 5월 말 기준 출시된 상품 중 하나는 지급보증기간이 20년이며, 보증수수료는 연간 0.123%이다.
[노후에도 월급은 계속된다, 실전! 평생 소득 만들기]
1. 얼마나 필요한가 “내 노후엔 생활비 얼마나 필요할까?”
2.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 - 내 연금, 몇 살부터 얼마나 받을 수 있나
3. 어떻게 대비할까
(1) 소득공백기 - 소득공백기 메꿔줄 소득 재원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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