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지혜를 사고 파는 온라인 장터가 있다
글 : 최숙희 /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 2017-03-01
은퇴한 시니어의 지식과 재능을 활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활동은 자원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는 시니어가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분야도 극히 소수이고 제한적이다. ‘노인이 한 명 죽는 것은 도서관이 하나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다. 시니어가 수십 년간의 경험으로 축적한 암묵지(Tacit knowledge, 暗默知)는 학습과 경험으로 체화되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지식 혹은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시니어의 지식과 재능을 제대로 전수하지 않고 사장시키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크나큰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시니어의 지식과 재능을 강의 서비스인 비즈니스로 연결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영국 런던의 사회적 기업인 더 어메이징스(The Amazings)을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http://londonliving.at/the-amazings-sharing-londons-life-lessons/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에 따르면 2014년 영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7.7%이고, 2034년에는 23.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고령 인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고령층과 청년층 간 세대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시니어를 사회의 부담스러운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영국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시니어들의 경험과 지식이 사장되지 않고 사회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방안을 1990년대부터 고민해 왔다. 사회의 짐이 아니라 가치 있는 자원으로서의 ‘액티브 시니어’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회적 기업이 설립되었는데, 시니어들의 기술과 재능을 동영상에 담아 강의해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더 어메이징스(The Amazings)’가 대표적이다. 더 어메이징스는 시니어가 쌓아온 지식과 전문 기술을 다른 이들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를 열어주고 홍보해주는 전문기관이다. 이 회사는 은퇴한 시니어들과 이들의 지식을 배우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을 연결해 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가진 시니어들이 강연회를 열어 팔린 티켓 가격의 30%가 이 회사의 수익이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딜 아브라(Adil Abrar)는 원래 시니어들에게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활동적이었던 아버지가 은퇴한 뒤 집에서 우울하게 지내는 것을 본 그는 침울한 시니어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자했다. 그리하여 시니어들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시니어들을 면담하였다. 그 결과, 시니어들의 경험과 내공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여행상품 대신에, ‘시니어 강연 서비스’를 기획해 2011년 ‘더 어메이징스’를 설립하였다. 런던 외의 지역에서도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최근에는 온라인 강좌를 늘리고 있다.
더 어메이징스는 인생을 통해 익힌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은퇴자들이 다시 그들의 재능을 발휘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현대 사회에서 시니어들을 활용한 서비스는 그리 새로운 비즈니스가 아니다. 하지만, 영국 런던의 더 어메이징스는 이러한 시니어들의 경험에 대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사람들에게 다시 판매하는 색다른 사회적 기업이다. 은퇴한 시니어들은 자신이 가진 기술을 더 어메이징스에 알리고 추후 클래스가 구성이 되면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 광고와 사이트 업로드, 수강료 지불에 관한 모든 사항은 더 어메이징스에서 30%의 수수료로 대행해주기 때문에 부수적인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강의를 보면, 옷을 꼭 맞게 수선해 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클래스부터 맞춤형 오가닉 립밤 만들기 강좌, 길거리 사진 촬영, 태극권 강의 등 그 주제는 디양하다. 수강료도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에서 45,000원 정도로 무척 저렴하다.
더 어메이징스를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이 정부 기관이나 시니어가 아닌 젊은이들이라는 점이다. 사이트 디자인 역시 하늘색의 예쁜 컬러와 깔끔한 레이아웃이 돋보이는 신세대 스타일이다. 은퇴한 시니어들은 젊은이들과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좋고, 젊은이들은 싼 가격에 좋은 경험을 전수 받을 수 있으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더 어메이징스는 공동체에서 시니어의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여 시니어를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더 어메이징스는 열정적이고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가진 시니어들이 가르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시니어와 젊은이 상호간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참여자들은 훌륭한 경험과 재능이 있는 누군가로부터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어 좋고, 대부분 이미 은퇴한 강사들은 뜨개질, 바느질, 제본과 석공 등을 통해 사회에서 활동적인 역할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어메이징스는 런던에 사는 1,500명에게 300개 이상의 대면(face to face)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총 13,000명이 온라인 수업에 등록하였고, 25,000시간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니어 강연 서비스를 개설하고 홍보해주는 사회적 기업인 더 어메이징스는 시니어들이 사회에서 활동적인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젊은이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하여, 사회적 유용자원인 시니어들의 암묵지가 전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의를 통해 시니어와 젊은 세대를 연결하여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런던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숙희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가.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령화를 복지문제가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의 소유자로 복지?요양에 관심이 국한되어 있던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를 금융을 포함한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