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링에서 쏟아낸 땀방울 채워줄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사각의 링에서 쏟아낸 땀방울 채워줄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

글 : 이한나 / 요리전문가, 작가 2026-06-15

전원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완전체로 전세계 투어를 하고 있는 세계적인 7인조 케이팝 그룹 BTS(방탄소년단)은 멕시코 공연 중 잠시 막간을 이용해 멕시코의 프로레슬링인 루차 리브레(Lucha Libre) 경기를 관람한 멤버들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잭 블랙 주연의 2006년작 <나초 리브레> 혹은 김지운 감독의 2006년작 <반칙왕>을 통해 루차 리브레식의 레슬링이 소개 되긴 했지만 조금은 생소한 이 레슬링 방식은 BTS의 경기 참관으로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머리 전체를 감싸는 화려한 문양의 천 마스크를 쓰고, 힘과 타격 중심의 미국 레슬링과 달리 속도감과 회전 등 곡예에 가까운 화려한 기술을 요하는 종류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이다. 루차 리브레는 그 의미만큼이나 자유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자유로운 싸움’, 정석의 기술을 쓰는 히어로와 반칙왕인 빌런의 선악구도의 서사, 가업을 잇는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서사, 전통, 쇼맨십 등이 어우러진 축제 같은 장은 경기와 선수들을 응원하고 몰입하는 관객들이 있어 비로소 완성된다. 자극적으로 거칠고, 때로는 부상 당하기도 하는 스포츠이자 관객의 과몰입을 도발하는 루차 리브레이지만 오히려 이런 자극적이고 역동적인 경기와 관람 문화는 스트레스 해소와 대리만족 이상의 순기능이 있다고 한다. 시청각적인 자극과 속도감은 뇌 시경 세포를 활성화하여 인지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버드 의대 뇌과학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새롭고 낯선 활동으로 뇌를 자극하는 것은 뇌의 보상 센터를 자극하고 신경 세포 사이에 새로운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노년층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뇌에서는 마치 본인이 움직이는 것과 유사한 신경 반응이 일어나 정체된 뇌 세포를 깨우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신경심리학자 자코모 리촐라티의 주장이다. 말하자면 루차 리브레를 포함한 레슬링 같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실제적인 심신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사회적 유대감과 고립감을 방지 하는 효과다. 선악 구도가 있는 서사에 함께 몰입하고 환호하며 일종의 단결된 에너지와 카타르시스를 공유하는 재미는 지속적인 관람으로 이어지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 특정 선수에 대한 팬심 그리고 굿즈 구입 및 정보 공유를 통해 세대간 소통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도 된다. 재미 있는 사실은 루차 리브레처럼 화려한 스펙터클과 서사를 제공하면서 ‘경기’ 보다는 ‘공연’임을 표방하는 국내 프로레슬링 단체 중 하나인 PWS(Pro Wrestling Society)의 활동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친근하고 긍정적인 히어로로 ‘초통령’으로 등극한 PWS 소속 진개성 선수의 활약과 어린이 팔로워들이 많은 구독자 151만의 에듀테인먼트(education + entertainment) 개그 유튜브 채널 ‘급식왕’과의 콜라보로 초등학생 관람객의 대거 유입 및 부모와 조부모, 3대의 가족 단위의 관람 증가로 이어지는 현상. 오프라인에서 실제 경기를 가족 단위로 관람하면서 세대간, 가족간의 공감과 유대감이 형성되고, 더 많은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박치기 왕으로 유명했던 김일 선수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60-70년대, 김일 선수의 후계자인 이왕표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80-90년대, 프로레슬링이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집집마다 가족, 이웃이 함께TV 앞에 모여 프로레슬링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들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회자되던 시절을 기억하는 시니어들에게 이런 레슬링 관람은 또 다른 좋은 활력과 자극제, 그리고 소통의 장이 될 것이다. 


PWS 주최 레슬링 경기/공연은 매월 1-2회 정도 평택과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고, 경기일정은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ProWrestlingSociety) 에서 확인,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오늘의 요리를 위한 영화 - 반칙왕 / 송강호


임대호(송강호 분)은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은행원이다. 출근 지각과 실적이 저조한 탓인지 허구헌날 부지점장(송영창 분)에게 공포의 헤드 락을 당한다. 어느 날 퇴근 길에 우연히 발견한 관원 모집 공고에 그는 ‘장칠삼 푸로 레슬링 체육관’을 찾아 들어갔다가 반칙왕으로 유명세를 날렸던 울트라 타이거 마스크 사진을 보고 장관장(장항선 분)에게 레슬링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은행 일과 장관장 딸 민영(장진영 분)의 지도로 혹독한 훈련을 병행하던 대호는 직장과 링 위에서 대차게 두들겨 맞고, 또 장관장의 것으로 짐작되는 타이거 마스크를 몰래 뒤집어쓰고, 짝사랑 하던 동료 은행원인 조은희(김가연 분)에게 고백했다가 단칼에 거절 당하는 등 고단한 나날들을 보내지만 그 속에서 점차 자신감과 열정을 갖게 된다. 부지점장의 갑질로 대호의 친한 동료인 두식(정웅인 분)이 VIP 고객과의 정당하지 못한 듯한 뒷거래에 동참할 것을 요구 받고 홧김에 은행을 그만두게 되는 가운데 대호는 드디어 스타급 플레이어인 유비호와 맞대결을 하게 된다. 


장관장이 직접 건네 준 울트라 타이거 마스크 쓰고 반칙왕 역을 맡게 된 대호는 히어로 역인 유비호와 결국에는 지기로 하는 짜고 치는 경기를 시작하지만 마스크가 찢어져 얼굴이 노출되는 순간 싸움의 양상은 뒤집어지게 된다.


김지운 감독의 2000년작인 <반칙왕>은 직장인의 애환과 레슬러가 된 한 샐러리맨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와 활력을 찾게 되는 한 남자와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성장담을 그려내고 있다. 대호에게 타이거 마스크와 레슬링은 그저 부지점장의 헤드락을 벗어나고팠던 소망의 시작점이었지만 결국 대호에게는 더 큰 의미가 되어버렸다. 


레슬링을 왜 하냐고 묻는 민영의 질문에 답한 대호의 대사, “내가 뭘 이렇게 신나고 즐겁게 해본 적이 없었어요….링 위에 딱 서 있는데, 떨리기는커녕 왜 그렇게 힘이 나고 신이 나던지. 그래, 여기서만큼은 내가 최고다! 누가 뭐래도 내가 최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처럼 대호는 그의 안에서 잠복하고 있던 자신감을 되찾고, 그의 그런 에너지는 장관장, 민영, 그의 레슬링 동료들은 물론 그의 직장동료 두식에게도 옮겨간다.


187만 관객수를 본, 당시로는 대박이 난 <반칙왕>은 20여년이 지난 지금 봐도 작품성과 재미가 여전한 수작이다. 송강호, 신하균, 김수로 및 고인이 된 장진영 등의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다수의 영화음악 및 이날치 밴드를 구성했던 장영규와 지금은 배우로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백현진이 만든 ‘어어부 밴드’의 사운드트렉, 그리고 무엇보다 레슬링 장면들을 더 멋지게 담아내기 위해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한 다이나믹한 순간을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주다가 순식간에 빠르게 보여주는 ‘디지털 스피드 램핑’ 촬영법을 경험하는 맛도 좋은 영화다. <반칙왕>으로 오랜만에 레슬링으로 아드레날린 솟구치게 하는 누군가의 멋진 성장담 지켜보며 예열한 다음 실제 레슬링 경기 관람하는 것도 활력을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오르치타(Horchata)


도파민과 엔돌핀 돌게 하는 경기나 공연을 관람 하려면 아무래도 기운을 복돋아 주면서 흘린 땀 만큼 수분을 보충해줄 수 있는 음료가 좋다. 멕시코를 비롯한 스페인, 기타 남미권의 라틴계 전통 음료로 맛있으면서도 이런 효능성을 가지고 있는 오르차타(Horchata)를 소개한다. 쌀로 만들어 시중에 나와 있는 쌀 음료와 유사하면서도 시나몬이 주는 풍미가 청량하게 다가오는 그런 맛이다.


오르치타(Horchata)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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