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위기의 부동산과 AI 카드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중국 경제, 위기의 부동산과 AI 카드

글 : 곤도 다이스케 / 출판업체 고단샤 중국 대표 2026-04-09

GDP 성장률 5% 목표는 달성했지만,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여전히 부동산 불황이다. 중국은 이 난관 속에서 AI 중심의 구조 전환이라는 거대한 실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의 한 분양 사무소. 중국의 부동산 불황이 5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오전 10시, 중국 국가통계국 캉이 국장은 연례 기자회견에서 2025년 경제 성적표를 발표했다. 핵심은 정부가 목표로 삼아온 GDP 성장률 5% 내외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연간 GDP는 14조 1,879억 위안(약 2,979조 4,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산업별로는 1차 산업이 3.9%, 2차 산업이 4.5%, 3차 산업이 5.4% 증가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4%에서 4분기 4.5%로 점차 둔화했으며,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1.2% 증가에 그쳤다. 캉 국장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식량 생산은 풍작, 목축업은 안정적 성장

② 제조업과 고기술 산업은 비교적 빠른 성장세

③ 서비스업은 안정적 성장

④ 시장 판매 규모 확대, 서비스 소매는 빠른 성장

⑤ 고정자산 투자는 감소했지만, 제조업 투자는 증가세 유지

⑥ 수출입은 꾸준히 증가

⑦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완만한 상승세

⑧ 고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

⑨ 주민 소득은 증가, 농촌 소득은 도시보다 빠르게 성장


경제 통계는 언제나 양날의 검이다. 숫자는 하나지만 정부는 이를 유리하게 해석해 발표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통계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⑥번 무역을 보자. 중국 경제는 소비·투자·수출이라는 ‘삼두마차’로 성장해 왔지만, 지금은 사실상 수출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인상과 유럽연합(EU)의 ‘디플레이션 수출’ 경계 속에서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⑦의 소비자물가지수도 문제다. 지난해 목표치는 2%였지만, 실제 상승률은 0.2%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를 ‘안정적’이라 포장했지만 디플레이션 위험은 뚜렷하다. 일본이 겪은 장기 불황을 떠올리면 그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⑧번 고용 상황 역시 불안하다. 코로나19 이후 매년 1,200만 명 이상이 대학을 졸업하지만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4년간 4,800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탕핑족(躺平族, 누워 있기)’으로 집에 머물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 졸업생을 가장 많이 받아주는 곳은 자기 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부동산 불황과 정부의 선택


캉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2025년 전국 부동산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17.2% 감소했고, 주택투자는 16.3% 줄어들며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 착공은 20% 가까이 줄었고, 준공 면적도 18% 감소했다. 판매 면적과 판매액 역시 각각 9%, 13% 줄었다.


반면, 미분양은 늘었다. 2025년 말 기준 상품 주택 미분양 면적은 7억 6,632만m²로 1.6% 증가했고, 주거용 주택만 따져도 2.8% 늘었다. 자금 조달액은 11.9% 감소했으며, 외자 조달은 무려 24.6% 줄었다. 2025년 12월 부동산개발 경기 지수는 91.4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축 주택 가격은 70개 도시 중 58곳에서 하락했고, 중고 주택 가격은 70개 도시 전체에서 떨어졌다. 이 모든 지표를 종합하면 ‘만신창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중국 부동산 컨설팅 전문기관(CRIC)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와 2025년 상반기를 비교할 때 부동산 가치는 23%, 매매 금액은 29%, 판매 면적은 35%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 4년간 이 정도로 위축된 산업은 중국 내에서 다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부동산은 코로나19 발병 이전까지 중국 GDP의 30%를 차지했고, 지방정부 재정과 은행 대출의 핵심 기반이었 다. 그 부문이 이토록 급격히 축소된 지금, 중국 경제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더 큰 문제는 불황이 5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까.

올해부터 시작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는 부동산 관련 항목이 단 하나만 포함됐다. 대신 AI와 로봇 등 첨단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같은 기조가 확인됐다. 부동산의 V자 회복은 사실상 포기하고, 신산업 성장으로 공백을 메우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중산층은 “다음 달엔 더 떨어지겠지” 하며 구매를 미룬다. 결국 승부는 주거 불안을 관리하면서 신산업 전환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도록 만드는 데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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