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AI 플랫폼으로, 중국 최대 지도앱 가오더 지도 대변혁
글 : 샹제(商界) / 중국 경제지 2026-04-09
구글 지도가 차단된 중국에서는 가오더 지도가 주로 사용된다. 가오더 지도는 이제 길 안내를 넘어 로컬 생활 서비스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오더 지도(高德地图, Amap)는 중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지도 및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알리바바 그룹 계열사로 운영되며, 중국에서는 구글 지도를 대신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도 앱 중 하나다.
그런데 가오더 지도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가오더 지도는 지난 해 9월, 앱 내에 사용자 실제 행동 데이터와 매장 방문 데이터를 통합한 세계 최초의 로컬 상점 랭킹 서비스 ‘사오제방(掃街榜)’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사오제방은 지난 해 국경절 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출시 23일 만에 사용자 수가 4억 명을 돌파했고, 골든위크 첫날 활성 사용자 수(DAU)는 역대 최고치인 3억 6,000만 명을 기록했다. 골목 상점 트래픽은 300% 증가했으며, 요식업 주문량은 전년 대비 150% 늘어나 오프라인 서비스 업계에 수천만 명의 고객을 끌어들였다. 이 요식업 평가 체계는 트래픽을 폭발적으로 늘렸을 뿐 아니라 가오더 지도 앱을 로컬 생활 서비스 경쟁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렸다.
걸어서 만든 지도 앱
2002년, 청충우와 동료들이 가오더소프트웨어(高德軟件有限公司, 이하 가오더)를 창립할 당시 중국의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은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전자 내비게이션 분야는 민영기업에 개방되지 않았고, 정책 장벽도 높아 일반 기업은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다. 당시 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적극 육성했지만,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전자지도 전문 기업 카이리더(凱立德)가 독점하고 있었다. 진정한 의미의 내비게이션 기업은 부재했고, 이는 청충우에게 시장 진입의 계기가 됐다.
전자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했지만, 측량 부서의 자료는 외부에 개방되지 않았다. 가오더는 결국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택했다. 도보 측량원은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PDA)를 들고 하루 8~10km를 걸으며 상점 위치를 기록했고, 차량 측량원은 비디오카메라를 장착한 차를 타고 하루 100~300km를 달리며 거리를 촬영했다. 이 미련한 방법은 훗날 가오더가 발전하는 데 토대가 됐다.
2004년 6월, 가오더는 국가측량국으로부터 ‘내비게이션 전자지도 갑급(甲级) 측량 자격’을 취득하며 전국 최초의 민영기업이 됐다. 갑급 측량 자격은 중국 정부가 부여하는 최상위 등급의 측량·지도 제작 면허다. 가오더 발전의 첫 전환점이자 중국 내비게이션 측량 산업화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가오더는 빠르게 성장해 2010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청충우는 자동차 산업 성장세 둔화를 감지했다. 2010년 이전까지 30% 이상이던 성장률은 2011년 이후 5%대로 떨어졌다.
그는 전략적 전환을 결단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에서 개인용 지도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2011년 이후 중국이 모바일 인터넷 고속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그의 이러한 전략은 더 큰 가능성을 보여 줬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개인용 지도 서비스는 요구하는 데이터가 달랐다. 자동차는 목적지 안내만 필요했지만, 사람은 활동 범위가 넓은 데다 먹고 마시고 즐길 장소까지 표시해야 했다. 청충우는 난관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전략을 밀어붙였고, 2013년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지도 수요가 차량용에서 모바일 위치 기반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시장점유율 29.8%로 1위에 올랐다.
같은 해 바이두 내비게이션이 무료화를 선언하자 가오더도 매년 수억 위안에 달하던 라이선스 수입을 포기하고 내비게이션 무료화를 단행했다. 단기 수익은 줄었지만, 사용자 수는 6개월 만에 10배 급증했다.
알리바바도 가오더의 가치를 주목했다. 모바일 인터넷 진입점을 선점하고 O2O 비즈니스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2억 9,400만 달러에 지분 28%를 인수했다. 이어 2014년 11억 달러에 나머지 지분 72%를 인수하며 가오더를 알리바바 생태계에 편입시켰다.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략적 전환
과거 가오더 지도는 단순한 길 찾기 도구형 앱에 불과했다. 지도 서비스로 사용자의 경로 편의를 해결했지만, 사용 빈도가 낮고 체류 시간이 짧아 수익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알리바바 인수 후 청충우의 뒤를 이어 CEO가 된 위융푸는 “이동(Mobility)과 위치 정보 서비스에 집중하고, 약 3년 동안은 상업화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때부터 가오더 지도는 ‘지도+생활 서비스’로 전략적 전환을 시작했다. 2017년 7월에는 중국의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 등과 협력해 택시 호출 서비스를 통합했고, 이후 버스·지하철·자전거 등으로 이동 수단을 확장했다. 2021년에는 브랜드를 ‘외출 및 생활 서비스 개방형 플랫폼’으로 공식 업그레이드했다.
2022년 실적 발표에서 당시 알리바바 CEO인 장융은 “가오더 지도는 길 찾기 서비스에서 출발해 소비자가 목적지 주변 서비스를 찾는 입구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이는 가오더가 길 안내를 넘어 위치 기반 서비스로 사용자를 실제 소비 현장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을 보여 준 것이다.
이후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했다. 2023년 2월에는 버스·지하철·택시·자전거·온라인 호출 차량 등 도시 내 이동 서비스와 도시 간 교통까지 통합한 서비스 플랫폼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5년 8월 전면적인 AI화를 선언하며 세계 최초의 AI 네이티브 지도 앱 ‘가오더 지도 2025’를 출시했다. ‘공간 지능’을 통해 지도 서비스의 가치를 재정의하겠다는 시도였다. 여기에는 업계 최초로 여가 생활에 특화된 스마트 에이전트 ‘샤오가오(小高) 선생’이 포함됐다. 이제 사용자가 앱을 열고 “주말에 갈 만한 여행지와 모임에 적합한 애프터눈 티 장소를 추천해 줘”라고 말하면 시스템은 명령을 분석해 이동 경로부터 명소, 맛집과 숙박까지 아우르는 일정을 추천해 준다.

맛집 랭킹까지 아우른 서비스 확장
알리바바 창립 26주년인 2025년 9월 10일, 가오더는 세계 최초의 오프라인 상점 랭킹 서비스 ‘사오제방’을 가오더 지도 앱에 포함시키며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소비 가이드를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옌훠(煙火, 골목 상권) 우수 상점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10억 위안(약 2,098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해 매장 방문 소비를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사오제방은 맛집, 호텔, 관광지 3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중 오프라인 요식업 순위가 사오제방의 핵심 콘텐츠다. ‘근처 맛집’, ‘골목 상점’, ‘재방문’, ‘현지인 추천’ 등 특색 있는 리스트를 제공하며 이미 전국 300여 개 주요 도시를 커버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가오더 지도에 사오제방을 더한 것은 전략적 선택이었다. 중국 로컬 생활 서비스 시장은 거대한 규모로 확대되는 반면, 알리바바의 온라인 사업은 성장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장조사 기업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로컬 생활 서비스 시장 규모는 3조 8,88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9.6% 성장할 전망이며, 2028년에는 6조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요식이나 오락 등 오프라인 매장 방문 서비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알리바바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로컬 생활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다.
가오더 지도는 2025년 9월 기준 1일 활성 사용자 수(DAU) 약 2억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약 8억 7,300만 명으로 타오바오에 이어 알리바바 산하 두 번째로 큰 앱이다.
사오제방의 차별점은 사용자의 현재 위치와 접근성, 매장의 실시간 인기도를 반영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추천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또 내비게이션, 검색, 매장 방문, 즐겨찾기 등 실제 행동 데이터를 평점 체계에 반영한다. 재구매율, 목적 방문, 방문객 다양성 등을 AI 모델로 분석해 점수를 산출한다. 출시 첫날 4,0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란도 있다. 일부 상인은 가오더의 영업 사원이 유료 상품을 권유하거나 연간 998위안을 내면 ‘악성 리뷰 삭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순위가 내비게이션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교통 접근성이 좋은 매장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 행동 데이터 활용에 대해 ‘동의한 적 없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사오제방은 알리바바가 로컬 생활 시장에서 감행한 정교한 ‘측면 공격’이라 할 수 있다. 주관적 평가 체계가 아닌 객관적인 이동 데이터와 알리바바 생태계의 시너지를 활용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준을 세웠다.
로컬 생활 서비스 전쟁은 일찌감치 본격화됐다. 가오더 지도의 승패는 알리바바의 실행력, 기술, 생태계 시너지, 그리고 시장의 장기적 반응에 달려 있다. 창업자 청충우가 “내비게이션이란 내가 먼저 달려보고 나서 당신을 달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초기의 고단한 도보 측량은 오늘날 사오제방의 탄생을 예견한 셈이다.
두 발로 중국 도로를 측량하던 시절부터 AI가 현실 세계를 깊숙하게 파고든 오늘날까지, 가오더는 지도 서비스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샹제(商界) 중국 경제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