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한국인 장수전문가가 말하는 건강수명 10년 늘리는 법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본 최고의 한국인 장수전문가가 말하는 건강수명 10년 늘리는 법

글 : 이필재 / 인물 스토리텔러 2026-02-03

“100세 시대라지만, 남은 여명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건강한 삶이 아니라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 기간이면 장수는 축복이 아닙니다. 건강수명을 단축하고 장애기간을 연장하는 노인증후군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넘어지지 않아야 해요.”


넘어지지만 않아도 오래 살 수 있다


지난 10월 <넘어지지만 않아도 오래 살 수 있다>를 낸 김헌경 박사는 “노년엔 넘어질까 봐 잘 안 걸으려 들고, 그래서 잘 안 걷기에 넘어진다”고 말했다.


“일단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대퇴골 경부골절) 등으로 몸이 고생할뿐더러 정신적·심리적·사회적인 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일단 넘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넘어지지 않는 게 곧 건강 장수의 지름길이죠. 낙상은 인생 말년의 삶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이벤트예요.”



넘어질까 봐 안 걷는 노년, 결국 안 걸어서 넘어진다


일본 도쿄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부장을 지낸 김 박사는 지난 35년간 노화 연구에 종사하면서 낙상과 골절 예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NHK, TBS, 아사히TV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인을 위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소개했고, 근력 운동 강좌를 해마다 50회 이상 열었다. 그는 이 운동으로 노인의 건강 나이를 10년 연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몸은 적절히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합니다. 사회 활동, 취미 생활이나 지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려면 생활 근력과 활동 근력이 필수죠. 병은 적절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낙상·골절, 보행 장애, 근감소증 등의 노인증후군으로 인해 겪는 일상의 불편함은 약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워요.”



- 그래서 넘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깁니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골절 특히 고관절 골절이 발생해요. 고관절 골절의 84%가 낙상이 원인이죠. 고관절이 골절되면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해 침대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로써 신체 기능이 급속히 저하됩니다. 이때 겪는 대표적인 증상이 전신 기능이 저하되는 폐용 증후군(Disuse Syndrome)이죠. 다음으로, 한번 넘어지고 나면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나 보행 불안이 생겨 외출을 삼가게 됩니다. 조사를 해 봤더니 허약한 노인의 80~90%가 낙상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이런 심리적인 문제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죠.”


노인은 골밀도도 낮아 골다공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넘어졌을 때 입는 피해도 더 크다. 

그는 다양한 약을 먹는 노인의 경우 약물 부작용, 치매 위험에 더해 낙상률도 현격히 높다고 덧붙였다. 노화로 인한 근력 및 보행 기능 저하, 평형성 저하가 낙상률을 높임은 물론이다. 


“낙상은 보행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낙상의 60%가 보행 중 발생하죠.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도 짧아져요.”


노인이 되면 걸을 때 왼발과 오른발 사이의 간격도 벌어진다. 보행 시 발끝의 높이도 낮아져 발끝이 무엇엔가 자주 걸린다. 이렇게 발끝이 걸리는 게 낙상의 40%를 차지한다. 그는 “따라서 발끝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게 낙상 예방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걸을 때 발끝은 1~2cm 들어올리고 착지는 발뒤꿈치로 해야죠. 또 발끝이 걸리지 않도록 하려면 무릎 아래 앞 뼈가 있는 정강이의 전경골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또 걸을 때 왼발 오른발 체중 이동을 잘해야 돼요. 노인들은 아무래도 부딪혔을 때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넘어졌을 때 받는 충격이 젊은이보다 훨씬 커요.”


노인의 낙상률은 20%~30% 수준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이 넘어진다. 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은, 시설에 있는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잘 넘어진다. 



- 그런가 하면 나이가 들면서 주변의 사물과 잘 부딪히게 되던데요?


“공간 인지 능력, 생각과 계획대로 일을 해내는 주의 분할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부딪혀서 넘어지는 낙상이 전체 낙상의 7%를 차지하죠. 부딪히지 않으려면, 먼저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적응 능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고 난 후 서두르지 말고 몸을 움직이기 전에 주변 환경을 잘 살펴야 해요.”



간식 먹듯 스쿼트하라, 근육 저축의 ‘이자’를 누리는 법



- 전작인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에서 젊을 때부터 근육을 저금하는 근육 통장을 만들라고 하셨는데, 그럼 근육 저금의 ‘이자’에 해당하는 건 뭡니까?


“첫째, 기능적 예비력입니다. 이런 예비력이 있으면 여러 기능이 저하되는 노후에 기능 저하를 지연시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죠. 둘째, 근육을 축적해 두면 근감소증을 막아 보행 기능 및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어요. 셋째, 노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인 사회 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1990년에 이뤄진 은퇴 연구에 따르면 은퇴 후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은 현역들과 뇌 혈류량과 인지 기능이 거의 차이가 없었어요.”



- 노년에 인지 기능을 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코그니사이즈’를 하는 게 좋습니다. 인지(Cognition)와 운동(Exercise)의 합성어인데, 예를 들어 유산소 운동을 할 때 평소보다 빨리 걸으면서 뺄셈을 해 보는 겁니다. 코그니 워킹이죠. 동물 이름, 꽃 이름을 계속 떠올릴 수도 있고, 끝말잇기도 좋아요. 또 평소보다 보폭을 넓혀 걸으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보폭을 넓히면 걷는 속도도 빨라지죠. 심지어 대사 촉진 효과도 있어요.”



- 노년기엔 근력 운동을 해도 근육량 자체를 늘리기는 쉽지 않겠죠? 결국 근육량 유지가 최선 아닙니까?


“맞습니다. 운동과 영양 관리를 통해 근육 감소 속도를 완화해야죠.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년에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들은 노년기에 근 감소증 발생 위험률이 47% 낮았습니다. 한 마디로 액티브한 라이프 스타일이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 특히 하체 근육이 중요하다면서요?


“종아리 근육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죠. 하체로 내려온 피를 다시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허벅지 근육은, 약해지면 무릎 통증이 생깁니다.”




- 하루에 10분 근력 운동을 하라고 제안하셨는데, 운동 시간이 너무 짧지는 않습니까?


“WHO(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을 차용한 건데, 바쁠 땐 하루에 5분도 좋습니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액티브 라이프 스타일을 장착해 몸을 움직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신체 기능의 저하 속도가 빨라지죠. 그렇게 되면 어쩌다 넘어지게 된 상황에서 신체의 잠재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요. 운동은 유산소 운동인 걷기와 근력 향상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식단을 짜듯이, 운동도 자기 몸에 맞게 필요한 운동들을 잘 조합해야 합니다.”


그는 우리가 간식을 먹듯이 틈이 나면 스쿼트, 발뒤꿈치 들어올리기 등의 ‘스낵 엑서사이즈’를 하라고 권한다. 


“운동을 해서 저축할 수 있는 근육은 주로 골격근입니다. 그러나 복식 호흡을 하면 내장근을 강화할 수 있고, 계단을 빨리 걸어 올라가면 심장근이 강해져요. 또 복근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장기를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죠. 저작근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식사를 할 때 오래 씹으면 뇌의 혈류량이 늘어나요.”



- 근육을 만드는 데 좋은 영양식은 뭔가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그 못지않게, 야채·과일·탄수화물·해초류 등을 골고루 먹어 식품 다양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식품 다양성이 줄어들면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죠.” 





마지막까지 내 힘으로, 노후의 완성은 ‘건강 자립’


- 노후의 삶을 사는 지혜로 뭘 꼽으시겠습니까? 


“우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 정신적 기능, 심리적 기능이 저마다 다릅니다. 그런 만큼 자신의 장단점을 스스로 파악해야 돼요. 다음으로 건강 자립에 힘써야 합니다. 지병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남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죠. 혼자서 옷 갈아입고, 목욕도 하고, 스스로 이동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생활 기능을 유지하는 한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상태를 의지적으로 유지해야 돼요. 단적으로 뇌졸중 환자로서 편마비가 왔다고 하더라도 남은 기능을 발휘해 혼자서 생활할 수 있으면 그럼 건강 자립상태라고 할 수 있죠. 노후의 삶은 몸의 기능을 떨어뜨리려는 힘과 그에 맞서 살아가려는 의지의 싸움입니다. 그런 뜻에서 일종의 투쟁이라고 할 수 있죠.”



- 정책 당국엔 어떤 건의를 하고 싶나요?


“건강 검진 항목에 근육량 측정을 포함했으면 합니다. 골격근 양을 지수화해 골력근량 지수를 만든 후 하나의 건강 지표로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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