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마트와 미니소의 닮은꼴 경쟁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팝마트와 미니소의 닮은꼴 경쟁

글 : 천커(陳珂) 2026-01-16

태국 아이콘시암에 문을 연 팝마트 플래그십 스토어(상)가 상하이의 미니소랜드 글로벌 1호점(하)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아트토이 귀족’으로 불리는 팝마트(POP MART, 홍콩증시 상장)와 ‘가성비’의 대명사인 미니소(MINISO, 뉴욕증권거래소·홍콩증권거래소 상장)가 같은 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과거 미니소는 저가 생활용품 중심의 매장이었고, 팝마트는 중산층 소비자를 겨냥한 블라인드 박스 아트토이 브랜드였다. 그러나 두 브랜드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현재 미니소에서는 더 이상 품목별로 상품이 진열되지 않고, 대신 ‘산리오’, ‘디즈니’ 등 IP별 구역을 구성하고 있으며, 팝마트는 블라인드 박스 외에도 텀블러, 슬리퍼, 이어폰 케이스, 고양이 집 등 다양한 생활잡화를 함께 진열하고 있다. 팝마트와 미니소가 갈수록 서로를 더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두 개의 브랜드, 하나의 ‘전장’으로


최근 몇 년 사이 팝마트와 미니소는 눈에 띄는 변화를 겪었다. 팝마트는 블라인드 박스 트렌드를 선도했고, 미니소는 ‘10위안 숍’ 모델을 정교하게 다듬어 방대한 상품군을 갖춘 가성비 높은 생활잡화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팝마트에는 아트토이뿐 아니라 텀블러, 옷걸이, 발매트, 침구, 주얼리, 이어폰 케이스, 심지어 고양이 집까지 다양한 생활잡화가 함께 놓여 있다. 반대로 미니소 매장에는 액세서리와 생활용품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블라인드 박스와 블록 완구가 늘었고, 일부 테마 매장은 ‘해리 포터’나 ‘픽사’(Pixar) 등 유명 IP 협업 제품의 집결지로 자리잡았다.


미니소는 몇 년 전부터 일부 블라인드 박스를 판매해 왔지만 최근 들어 그 비중이 확연히 커졌다. 동시에 팝마트 역시 단순한 아트토이 브랜드를 넘어 생활용품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두 브랜드의 변화는 소셜 미디어에도 나타난다. “이젠 구분이 안 간다”는 반응과 함께 “이번엔 어느 쪽에 더 손을 들어줄까?”라는 댓글도 등장한다.


블라인드 박스만 놓고 보면, 열성 수집가가 아니라면 미니소가 충분히 ‘대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품질 차이는 존재한다. 팝마트는 블라인드 박스 업계의 대표주자답게 소재나 마감에서 확실히 더 고급스럽다. 또한 자사 혹은 독점 IP를 중심으로 제작돼 수집 가치가 높다. 반면, 미니소는 대부분 라이선스나 자체 디자인 IP를 활용한 아크릴 소재의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정리하면, 팝마트는 IP 희소성과 예술성에, 미니소는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에서 강점을 지닌다. 전문가들은 두 브랜드의 시장 포지셔닝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보다는 소비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디자인 표절 논란 


이제는 제품뿐 아니라 매장 디자인에서도 ‘닮은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8월 11일, 팝마트와 미니소가 동시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발단은 팝마트가 태국 방콕의 랜드마크 상권인 아이콘시암(Iconsiam)에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하면서 일어났다. 일부 소비자들은 “매장 인테리어가 상하이 난징둥루(南京東路) ‘미니솔랜드’(MINISOLAND) 글로벌 1호점과 유사하다”며 디자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두 매장 모두 형광 핑크와 라이트 블루 계열의 색상을 사용하고 곡선을 활용해 공간을 구획했으며, 천장의 형광 블록 구성도 비슷한 모양이다.


SNS에서는 “팝마트 표절 의혹 게시물은 미니소 측이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팝마트는 “두 매장의 설계를 담당한 디자인 회사가 동일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이 두 브랜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른 첫 사례는 아니다. 한 인플루언서는 “팝마트 공식몰에서 약 1천 위안(20만 8천 원)을 주고 블라인드 박스 세트를 구매했는데, 도라에몽과 미니소 제품이 함께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미니소 역시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미니소의 아트토이 브랜드 ‘탑토이’(TOP TOY)가 과거 팝마트의 전시 포스터와 로봇 매장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소비자들은 이를 ‘카피토이’(Copy Toy)라고 부르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팝마트 창립자 왕닝(王寧)은 “디테일에 누구보다 신경 쓰고 있다. 큰 성공에는 반드시 경쟁자가 따른다”고 말하며, “여전히 팝마트는 업계 내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트토이 업계 관계자 리거(李哥)는 “팝마트의 핵심 팬인 Z세대는 IP 충성도가 높아 표절 논란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니소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아 표절 논란이 불거지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브랜드의 고급화에는 걸림돌이 된다”고 덧붙였다.


두 브랜드가 같은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이유는 타깃 소비층뿐 아니라 제품이 소비되는 방식과 분위기, 즉 ‘소비 장면’(scene)이 겹치기 때문이다. 쇼핑몰이나 SNS를 통한 충동 구매, 트렌디한 디자인을 공유하는 경험 등 소비가 일어나는 구체적인 상황이 유사해지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Z세대는 ‘예쁘고’, ‘개성이 뚜렷하며’, ‘SNS 공유에 적합한’ 제품을 선호한다. 미니소는 일상용품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입히고, 팝마트는 아트토이에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확장하며 같은 사용자 집단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양사의 제품이 주로 쇼핑몰과 온라인 소셜 플랫폼에 노출되고, ‘방문 인증’과 공유를 강조하는 운영 방식도 닮았다. 빠른 제품군 교체, 한정판 발매 등 운영 방식과 트렌드를 추구하는 유통 모델이 결합되면서 두 브랜드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리거는 “이 같은 공통의 운영 방식이 제품군의 수렴을 가져왔다”며, “블라인드 박스 문구류나 협업 텀블러가 그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니소는 해외의 인기 있는 IP를 들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변신이 필요한 시점


두 기업 모두 새로운 성장 곡선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현재 소비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최저가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미니소는 합리적 가격과 안정된 품질을 무기로 빠르게 확장했지만, 2019~2020 회계연도에는 단일 매장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8년 미니소 창립자 예궈푸(葉國富)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디즈니 본사를 직접 찾아가 마블 IP 글로벌 라이선스 획득 가능성을 타진하며, 미니소는 마블 글로벌 IP를 확보한 최초의 중국 기업이 됐다. 그 결과 2019년 광저우에 문을 연 ‘마블 블랙 골드’ 매장은 다른 매장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협업 상품이 일반 제품보다 30% 비쌌지만 품귀 현상을 빚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 성공을 통해 예궈푸는 IP가 브랜드에 부여하는 성장 동력을 실감했고, 이후 다양한 IP를 도입해 협업하는 ‘안드로이드식’ 개방 전략을 본격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팝마트는 IP 개발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iOS식’ 폐쇄형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이 방식은 높은 수익률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막대한 운영 비용을 수반한다. 실제로 2024년 재무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피규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서 53%로 줄었다. 이에 따라 팝마트는 파생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텀블러, 컵받침, 옷걸이, 발매트, 책상 매트는 물론 침구, 쿠션, 이어폰 케이스, 고양이 집까지 취급하는 팝마트는 머리부터 발끝, 사람부터 반려동물, 실내부터 아웃도어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IP 중심 모델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으로, 문구류와 생활용품 등 일상 소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더 다양한 소비 장면을 만들어가고 있다.



누가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할 것인가


해외 시장에서도 두 브랜드의 경쟁은 치열하다. 팝마트는 라부부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해외 출점을 가속화했고, 미니소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파리 샹젤리제에 입점하며 일찍부터 해외 공략에 나섰다. 업계 전문가 리거는 “팝마트와 미니소의 전략은 원래 세분화돼 있던 시장이 다시 대중화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유니클로와 자라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즉, 각기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 두 브랜드가 점점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소비자 심리 측면에서도 차이를 짚었다. 팝마트는 자사 브랜드와 블라인드 박스를 결합해 팬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미니소는 점포 수는 많아도 아직 대중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가진 자체 IP를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두 브랜드가 서로의 강점을 일부 차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팝마트는 미니소처럼 공급망 효율을 높이려 할 것이고, 미니소는 팝마트처럼 IP 운영 방식과 브랜드 결합 전략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단기적으로는 두 브랜드가 상대의 장점을 흡수하며 더 닮아갈 수 있다.


중국 아트토이 시장은 충분히 크고, 굿즈 경제와 파생 상품의 잠재력도 크다. 진정한 ‘중국형 디즈니’가 되기 위해서는 단일 캐릭터나 제품을 넘어서 다양한 콘텐츠와 소비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콘텐츠 매트릭스’를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IP 선별과 운영 효율을 높여 저작권사의 하청 공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결국 누가 IP로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할지는 어떤 브랜드가 일상 소비에 감성적 가치를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그 여부에 달려 있다.


팝마트를 성공으로 이끈 토이 라부부는 가방에 인형을 매달아 장식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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