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더 빠르게! 중국 퀵커머스 전쟁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빠르게! 더 빠르게! 중국 퀵커머스 전쟁

글 : 쑤창 / 중타이증권 소비·유통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2026-01-16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메이퇀(美團, 홍콩증시 상장), 알리바바(阿里巴巴, 홍콩증시·미국 뉴욕증시 상장), 징둥(京東, 홍콩증시·미국 나스닥 상장) 등이 최근 주문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 배송을 내세운 초고속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음식 배달 시장은 이미 고도로 발전한 상태다. 초고속 퀵커머스 경쟁은 ‘신유통’(新零售, New Retail)의 일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매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기존의 원거리 기반 전자상거래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었다. 여전히 시장의 대부분은 오프라인에 존재하며, 특히 생필품과 신선식품 분야에서 그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새로운 배송 모델을 통해 지역 밀착형 소매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일찍부터 움직였다. 아마존은 2007년부터 무인 매장, 당일 배송, 그리고 홀푸드(Whole Foods) 인수 등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망을 꾸준히 확장해 왔으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은 2016년 ‘신유통’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초고속 퀵커머스 모델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향후에는 중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퀵커머스는 높은 배송 비용 때문에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국한되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유통과 전자상거래에 이어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 방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모델은 주문 즉시 상품을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존 유통 방식과는 다른 속도와 밀착성을 갖춘 새로운 유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퀵커머스 시장점유율 현황 / 플랫폼형 퀵커머스 시장점유율



효율적 인프라로 앞서가는 중국 퀵커머스


소비자의 거래 비용을 줄이는 일은 유통 기업의 본질적 사명이다.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아마존(Amazon), 이케아(IKEA), 트레이더 조(Trader Joe’s), 핀둬둬(拼多多) 등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공통점 역시 이 같은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미시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와 생산자는 때때로 서로의 이익이 반비례하는 관계에 있다. 즉, 소비자가 더 싸게 사면 생산자는 이윤이 줄고, 생산자가 더 많이 벌면 소비자는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식이다. 유통업자는 공급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전자는 경쟁 장벽을 구축해 초과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더 낮은 비용으로 수요를 충족시키는 전략이다.


산업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유통업자의 ‘진짜 고객’은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상품 공급은 대체재가 풍부하고 동질적이기 때문에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둘째, 소비자는 구매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지만, 다른 판매처로 옮기는 데 큰 제약이 없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살지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는 품질, 편의성 등 다양하지만, 결국에는 ‘더 낮은 가격’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동일한 품질과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모든 유통 기업이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국가별 유통산업은 기본 개념은 유사하지만, 인구 구조와 도시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중국, 미국, 일본은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과 미국의 전자상거래 배송 모델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아마존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창고와 물류를 통합한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중국의 징둥도 유사한 모델을 도입했지만,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95%는 사전 재고 없이 주문 즉시 발송하는 택배 기반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이 차이는 양국의 공급·수요 구조와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대부분의 소비재가 서부 항구에서 동부 해안까지 약 4천~5천 km를 이동해야 하므로, 상품을 사전에 확보해 전국 주요 거점 창고에 재고를 배치하는 창고형 모델이 배송 속도와 사용자 만족도 측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제조업 중심의 중국은 인구와 생산지가 동부 연해에 밀집돼 있고, 판매자와 공장이 직접 출고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재고를 보유하지 않아도 분산형 택배 네트워크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배송 시간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물류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국가별 차이는 뚜렷하다. 편의점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일본에서 더 크게 성장했다. 2023년 기준, 편의점은 일본 유통 매출의 23.5%를 차지한다. 일본에서 편의점이 빠르게 확산된 것은 도시 밀집도,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등 일본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1974년 ‘대규모 소매점의 영업활동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제정해 대형마트의 성장을 제한했고, 이는 중소 유통업체들이 편의점을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삼는 계기가 됐다. 반면, 국토가 넓고 자동차 보유율이 높은 미국은 대량 구매에 적합한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 구조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배송 중심형’ 모델은 중국 시장의 구조와 특히 잘 맞는다. 초고속 퀵커머스는 온라인 주문 후 약 30분 내에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음식 배달과 유사한 실시간 배송 서비스에 속한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부가가치 제공에 있다. 소비자는 추가 배송비를 부담하는 대신 더 빠르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얻는다. 미국에서도 초고속 퀵커머스 산업은 오랜 기간 발전해 왔지만, 시장 침투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이 서비스가 단순한 틈새형 부가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주류 유통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초고속 퀵커머스 산업은 O2O(Online to Offline) 열풍의 연장선에서 성장해 왔다. 2015년 전후, 신선식품 중심의 유통 기업 메이르요우셴(每日優鮮), 징둥다오쟈(京東到家), 허마(盒馬) 등이 시장에 진입하며 초기 실험을 시작했다. 현재 이 산업은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하나는 플랫폼형 모델로, 비식품 중심의 초고속 퀵커머스 기업 메이퇀샨거우(美團閃購)와 오프라인 기반의 생필품 및 식품 배송 기업 징둥다오쟈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제3자 유통업체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식료품 배달 플랫폼 기업 인스타카트(Instacart)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하나는 도심형 물류창고(前置倉) 모델로, 메이퇀의 신선식품 전문 퀵커머스 브랜드 샤오상차오스(小象超市)와 딩둥마이차이(叮咚買菜), 지역 밀착형 퀵커머스 기업 푸푸차오스(樸樸超市)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거지 인근에 소형 물류창고를 설치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약 30분 내에 상품을 배송하는 구조다.


초고속 퀵커머스부터 여행, 숙박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메이퇀은 2016년부터 초고속 퀵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8년 7월에는 독립 브랜드 ‘메이퇀샨거우’를 출시해 플랫폼형 모델을 구축했고, 2019년 1월에는 신선식품 중심의 배송 서비스 ‘메이퇀마이차이’(美團買菜)를 선보였다. 이후 이 서비스는 브랜드명을 ‘샤오상차오스’(小象超市)로 변경하며, 도심형 물류창고 기반의 배송 모델로 전환됐다.


초기에는 높은 배송비 부담으로 많은 기업들이 장기간 적자에 시달렸다. 2022년, 메이르요우셴은 누적 손실이 100억 위안(2조 580억원)을 넘어서며 파산 위기에 몰렸고, 2023년에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리테일 투 홈’(Retail to Home) 모델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2024년 상황이 달라졌다.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을 운영하는 딩둥마이차이와 푸푸차오스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플랫폼형 모델인 메이퇀샨거우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이 같은 사례는 초고속 퀵커머스가 중국에서 단순한 자본의 거품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유통 모델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시장과 비교해도 중국은 초고속 퀵커머스에 훨씬 더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퀵커머스 산업은 미국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성장 속도와 도달 수준은 훨씬 앞서 있다. 2024년, 월마트가 운영하는 회원제 할인매장인 샘스 클럽(Sam’s Club) 중국법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서며, 미국 본사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메이퇀샨거우 역시 인스타카트보다 6년 늦게 출범했지만, 2024년 기준 주문 건수는 약 35억 건으로 인스타카트의 12배에 달하며 여전히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0분 내 배달을 원칙으로 하는 메이퇀의 신선식품 전문 브랜드 샤오상차오스 물류센터 모습.



편리함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


중국의 초고속 퀵커머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특한 공급·수요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중국 소비자는 ‘편리함’에 대한 기대가 특히 높다. 미국 소비자가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해 보관하는 ‘저장형 쇼핑’을 선호하며 주로 주 1~2회 장을 보는 반면, 중국 소비자는 소규모·고빈도 구매를 선호한다. 이는 식재료 선호와 쇼핑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중국인은 유통기한이 짧은 잎채소나 돼지고기처럼 신선한 식재료를 선호하지만, 미국인은 냉장 보관이 용이한 뿌리채소나 소고기를 더 많이 구매한다. 또한 미국은 인구 밀도가 낮아 대형마트가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쇼핑 자체가 시간과 이동 비용을 수반한다.


중국에서는 구매 빈도가 높을수록 쇼핑에 드는 시간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편리함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 여기에 가구의 소형화가 이러한 소비 패턴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 자녀 정책과 사회적 변화로 인해 중국의 평균 가구 인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1회 구매량을 줄이고 구매 빈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중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3.9시간으로, 서구는 물론 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보다도 적다.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고려하면 도시 거주자의 여가시간은 더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여가가 제한될수록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근로시간과 임금이 증가할수록 여가의 가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시간 절약형 소비에 대한 수요도 커진다. 흥미로운 점은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이용 의향이 단순한 지불 능력과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으며, 오히려 젊은 층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편리한 쇼핑을 원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편리함이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지는 공급 측의 비용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일본에서는 인구 밀도와 생활 패턴이 유사한 조건에서도 높은 배송비와 인건비 구조로 인해 ‘사람이 가까운 매장으로 이동하는’ 편의점 모델이 해법이 됐다. 반면, 중국은 일부 대도시가 충분한 인구 밀도와 집적도를 갖추고 있고 배송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편리함이 ‘상품을 직접 집까지 보내는’ 퀵커머스 형태로 구현될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메이퇀은 직영 배송팀과 플랫폼 계약 배달원 등 전업 배달원 비중을 확대하며 운송력을 강화하고 있다



낙후된 오프라인 유통이 만든 새로운 기회


중국의 초고속 퀵커머스 산업은 비용 구조 측면에서 뚜렷한 우위를 갖고 있다. 여기에 기존 오프라인 유통 산업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점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중국의 현대 유통업은 소비자보다는 입점 상인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유통 기업은 마치 상가 건물처럼 매장을 상인에게 임대해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즉,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상인에게 공간을 빌려주고, 그 공간을 통해 소비자와 연결되는 구조다. 이런 방식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구성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존 유통업체의 저효율과 중국 특유의 시장 환경이 맞물리면서 초고속 퀵커머스는 더 이상 ‘비용이 높은 틈새형 서비스’가 아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초고속 퀵커머스가 겨냥하는 시장은 전자상거래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다. 이 모델이 등장한 배경에는 전자상거래의 비용 구조와 배송 속도 한계가 있다. 특히 신선식품과 생필품 같은 유통의 핵심 품목은 여전히 지역 기반의 오프라인 유통망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초고속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6,500억 위안(약 134조 6,700억원)으로, 자동차를 제외한 전체 상품 소매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2조 위안 돌파가 예상된다.



오프라인 유통에 가까운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


초고속 퀵커머스는 플랫폼형 모델과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로 나뉜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모델의 차이가 재고의 직접 관리 여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차이는 취급 품목의 성격에 있다.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은 본질적으로 유통업에 가까운 구조로, 핵심은 공급망 구축과 운영 역량에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비교해도 창고와 배달 인력 등 고정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품 구성을 정교하게 설계해 객단가와 총이익률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배송 비용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주문 밀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다.


신선식품 중심의 퀵커머스 기업 딩둥마이차이가 심각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2021년 이후 이 회사는 상품 구성을 대폭 개선해 객단가를 약 50위안에서 70위안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총이익률은 10%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주문 밀도 개선이 더해지면서 전체 배송 비용 비율은 13.8% 하락했다. 비슷한 구조는 샘스 클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건당 평균 배송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230위안에 달하는 높은 객단가 덕분에 비용을 상쇄하고 있다.


초고속 퀵커머스는 업태상 오프라인 유통에 훨씬 가깝다. 각 지역마다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전국 단위의 규모 확대가 곧바로 비용 우위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전국 단위 사업자 외에도 지역 기반의 강자들이 병존하는 분산된 시장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전국 단위 사업자 중에서는 메이퇀이 운영하는 초고속 퀵커머스 브랜드 샤오상차오스가 현재 약 300억 위안 수준의 거래총액(GMV)을 바탕으로, 향후 의미 있는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형 초고속 퀵커머스의 핵심은 ‘배송력


플랫폼형 초고속 퀵커머스는 배송 속도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본질적으로 도심 물류업에 가깝다. 플랫폼 운영과 공급망 혁신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시장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는 결국 배송 역량이다. 이 때문에 음식 배달 사업을 기반으로 한 운송망 구축 경쟁이 플랫폼형 모델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


음식 배달과 플랫폼형 초고속 퀵커머스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구조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형 모델은 음식 배달 서비스와 물류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다.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은 공급이 집중되고 수요가 분산된 구조로, 음식 배달과는 네트워크 구조가 달라 시스템을 따로 운영해야 한다. 반면 플랫폼형 모델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분산된 음식 배달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동일한 인력과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음식 배달과 초고속 퀵커머스는 주문 시간대가 다르다. 음식 배달은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에 집중되는 반면, 퀵커머스 주문은 하루 전반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예컨대 메이퇀샨거우(美團閃購)의 경우,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의 야간 주문 비중이 26%에 달한다. 이처럼 시간대가 엇갈리면 운송 인력의 피크타임을 분산시켜 건당 평균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운송망 통제력과 전업 배달원의 중요성


플랫폼형 모델의 물류 네트워크는 ‘자체 배달’에서 ‘플랫폼 배달’로, 다시 ‘전업 배달원 중심’으로 진화해 왔다. 이는 운송력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해 배송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소비자는 배송 속도와 안정성에 민감하다. 특히 주문이 몰리는 피크타임이나 악천후 시기에는 운송망의 통제력이 서비스 품질을 좌우한다. 외주 배달원 중심의 구조는 수요 급등 시 배송 지연이나 미배달 위험이 크다.


전업 배달원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경제적 안정성과 관리 체계를 수용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들은 피크타임 대기, 배달 거부 불가 등 일정 조건을 따르기 때문에 운송망의 핵심 구성원으로 기능한다. 실제로 메이퇀은 좐송(직영 배송팀)과 러파오(플랫폼 관리형 계약자) 등 전업 배달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메이퇀은 하루 6시간 이상 활동하는 전업 배달원을 중심으로 운송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들이 전체 주문의 60%를 담당한다.


반면, 징둥다오쟈(京東到家)를 운영하는 다다(達達)는 주문 밀도가 낮아 파트타임 중심의 느슨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독립미디어 ‘레이트포스트’(LatePost)에 따르면, 다다의 연간 활동 배달원 130만 명 중 전업 배달원은 3만~4만 명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피크타임이나 악천후 시기에는 배송 지연과 서비스 불안정이 빈번하다. 결국 운송망의 안정성은 주문 밀도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징둥과 알리바바도 초고속 퀵커머스에 진입하면서 음식 배달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부가 사업이 아니라 운송망을 지탱하는 기반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징둥과 알리바바가 초고속 퀵커머스에 진입하면서도 음식 배달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이는 단순한 교차 판매 효과 때문이 아니라, 안정적인 운송망 구축을 위해 음식 배달의 대규모 주문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메이퇀의 샨덴창고 전략


초기에 플랫폼형 초고속 퀵커머스는 유통업체의 상품을 대신 배송하는 구조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 설계와 상품 구성은 배송 효율과 맞지 않는 구조적 제약을 드러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고객의 주문에 맞춰 상품을 선별하고 포장장소로 옮기는 등의 피킹 비용(Picking Cost)이 높고, 회전율이 낮은 상품은 거의 취급하지 않아 긴급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또한 높은 배송비를 감안하면 고마진 상품 중심의 구성 없이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이퇀은 2021년 자체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인 ‘샨덴창고’(閃電倉)를 도입했다. 샨덴창고는 오프라인 동선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 공간 설계가 단순하고 피킹 효율이 높다. 또한 상품군을 대폭 확대하고, 화이트라벨(판매사가 자신의 브랜드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상품) 상품 비중을 30~40%까지 끌어올려 높은 마진 구조를 확보했다. 이 상품들은 전체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퀵커머스 특유의 높은 비용 구조를 떠받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메이퇀은 샨덴창고 점포 수 3만 곳, 거래총액(GMV) 600억 위안을 기록하며 전체 퀵커머스 시장의 약 20%를 점유했다. 2027년까지 점포 수를 10만 곳, GMV를 

2천억 위안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음식 배달 기반의 고효율 운송망과 샨덴창고를 통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이퇀은 플랫폼형 퀵커머스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메이퇀샨거우 주문량: 장기적으로 일 평균 2천만 건(연 73억 건) 달성 예상 (좌:억 건)


그러나 이 시장이 음식 배달만큼 높은 집중도로 재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는 음식 배달보다 배송 난이도가 낮고 소비자도 어느 정도 배송 지연을 수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샨덴창고 역시 독점성을 갖기 어렵다. 입지와 상품은 중국 내에서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자원으로, 알리바바와 징둥도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일부 샨덴창고는 복수 플랫폼에 입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산업의 집중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플랫폼형과 도심형 모델 간의 경계가 흐려질 가능성도 있다. 도심형 모델은 대형 창고 체계로 발전하며 상품군을 확대하고 비신선식품 비중을 높이고 있고, 플랫폼형 모델은 샨덴창고처럼 가맹점 기반의 도심형 구조로 수렴하고 있다. 결국 시장 구조는 비용 구조와 운영 방식의 차이에 따라 재편될 것이다.


현재 메이퇀은 플랫폼형(샨거우·閃購)과 도심형(샤오상차오스·小象超市) 양축 모두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특히 비식품 중심으로 30분 내 배송을 원칙으로 하는 샨거우 부문에서 두드러진 경쟁력을 보인다. 2024년 샨거우 주문량은 약 35억 건(일평균 1천만 건)이며, 2027년에는 73억 건(일평균 2천만 건)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 샨거우의 건당 단위이익(UE)은 약 2위안, 총거래액 대비 이익률은 2.5~3%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는 이미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해 향후 일반 유통업 수준의 수익률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기반 강자, 딩둥마이차이의 부상


플랫폼형 모델이 전국 단위 확장에 강점을 가진다면,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은 지역 밀도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 메이퇀이 전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지역 기반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는 기업도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딩둥마이차이다.


도심형 초고속 퀵커머스 모델의 대표 주자인 딩둥마이차이는 2021년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인 메이르요우셴과 함께 자본시장에 상장하며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도심형 물류창고 모델은 오프라인 유통업에 가까운 구조로, 지역 내 주문 수량을 확보해야만 수익성이 나오는 특성을 지닌다. 전국 단위의 확장은 물류비용과 운영 복잡도 측면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 이 점을 인식한 딩둥마이차이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전략을 전환했다. 2021년부터 ‘효율 우선, 규모 병행’ 방침을 내세우며 사업 구조를 최적화했고, 현재는 상하이·장쑤·저장 등 핵심 지역에서 높은 주문 밀도와 안정적인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에서는 메이퇀 등 전국 플랫폼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딩둥마이차이의 시가총액은 약 35억 위안에 불과하지만, 장부상 현금은 28억 9천만 위안에 달한다. 2024년 영업이익률은 0.9%로 아직 개선 중이지만, 중기적으로는 일반 유통업 수준인 2.5%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영업이익은 약 8억 2천만 위안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현재의 저평가 상태를 감안하면 재무적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초고속 퀵커머스는 기술과 유통이 만나는 지점에서 고객들의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향후 시장의 주도권은 배송 효율과 공급망 통제력, 그리고 지역 밀도에 기반한 운영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시장은 아직 유동적이지만, 더 빠르고 더 똑똑한 소비의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딩둥마이차이는 상하이 같은 주요 도시에서 주문이 몰리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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