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날 세워준 한마디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날 세워준 한마디

글 : 박창영 / '씨네프레소(영화 속 인생 상담소)' 저자,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2025-11-12

중년의 어느 날, 영화가 말을 건네왔다 <9화>


영화 <제리 맥과이어> 포스터 [사진 제공=콜럼비아-트라이스타 필름 디스뷰터스 인터내셔널]


 

잘나가는 스포츠 에이전트인 제리(톰 크루즈)는 문득 자기 일에 회의를 느낀다. 선수와 인간적 관계를 맺기보다는 오로지 돈으로만 보는 관행을 바꿔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다. [출처=IMDb]



-줄거리-


대형 스포츠 에이전시의 핵심 직원인 제리 맥과이어는 회사에 뼈아픈 지적을 했다가 해고당한다. 제리는 본인에게 남은 단 하나의 고객인 미식축구 선수 로드(쿠바 구딩 주니어)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아직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로드를 데리고는 생계를 이어 가기도 막막하다. 패배자라고 느껴지는 순간이지만, 자신을 따라 나온 직원 도로시(르네 젤웨거)는 그의 비전을 존중하고 응원한다. 

 

도로시(오른쪽)는 모든 직원이 제리를 외면하는 와중에 그를 따라 나온 단 한 명의 직원이다. 싱글맘이라 누구보다도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했을 도로시는 무엇 때문에 제리와 함께하게 됐을까. [출처=IMDb]



“난 영감을 받고 싶어요. 당신 글이 내게 영감을 줬어요. 당신을 따라온 건 그 메모 때문이었어요. 정말 좋았거든요.”(도로시)


제리가 회사에 고객을 줄여야 한다는 파격적 제안을 했을 때, 많은 직원이 박수를 쳤습니다. 선수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만 좇는 스포츠 에이전트는 오래갈 수 없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작 제리가 경영진에게 찍혀 잘릴 때, 누구도 그를 쫓아 나오지 않았습니다. 관행을 벗어난 선택을 하기가 두려웠으니까요. 싱글맘 직원인 도로시를 제외하곤 말이죠.


제리로선 고마운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자신을 따라온 이유가요. 도로시는 말해줍니다. 오로지 제리의 비전 때문에 결심할 수 있었다고요. 제리의 포부가 자신을 자극했다고요. 회사에서 쫓겨난 뒤 자존감이 무너져버린 제리에게 그 말은 큰 힘이 됩니다. 도로시는 제리가 바라보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고,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제리의 유일한 고객인 로드는 자기 진가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분노한다.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타가 되지 못하는 로드에게 제리는 진심을 다해 조언한다. [출처=IMDb]



“네가 왜 천만달러를 못 받는지 알려줄게. 경기만 뛰면 신세한탄이잖아. 그런 태도로는 인정을 못 받아. 관중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가슴으로 경기를 뛰란 말이야.”(제리 맥과이어)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열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꿈을 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져 하루하루를 그저 흘려보내기 십상이죠. 제리는 뻔한 직장인이 돼 가는 자기 모습에 환멸을 느껴 직장에 직언을 남겼고, 자기 사업을 하면서도 이상을 추구하죠. 고객인 로드에게 마음을 다해 조언하는 이유입니다.


머릿속에 돈 생각으로 가득 찬 선수에게 관중은 감동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이처럼 진정성과 진심을 강조하는 대사는 지금의 관객이 받아들이기엔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쿨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권해지는 사회이니까요. 그렇기에 타성에 빠져버린 직장인이 마음을 다잡는 용도로 감상하기엔 <제리 맥과이어> 같은 과거의 영화가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죠. 진정성이라는 가치가 실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의 작품들이니까요.

 

제리는 커리어에서 가장 큰 성취를 거둔 그 순간, 도로시를 찾아간다. [출처=IMDb]



“당신은 나를 완성해.”(제리 맥과이어)


제리는 자기 동료인 도로시와 결혼했지만 그녀를 사랑한다고 확신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면 도로시에 대한 감정에는 의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요. 자신을 믿고 따라와준 도로시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 마음을 알아챈 도로시는 크게 실망합니다. 그녀가 애정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선언한 뒤 두 사람은 별거하게 되죠.

이후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를 거둔 제리는 자기 삶이 여전히 비어 있음을 느끼는데요. 직업에서 자기 꿈을 이루는 것만으로는 인생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곧장 도로시에게 달려간 제리는 고백합니다. 당신만이 나를 완성한다고요. 당신이 없으면 그 어떤 성취를 거두더라도 부족하다고요.


이 영화는 인생을 온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기둥을 단단히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직장과 집이고, 그렇기에 여기서 행복해지지 않고는 개인이 충만감을 느끼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이죠. 허전한 내면을 조금 더 채우기 위해 무엇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볼 수 있는 OTT(10월 31일 기준): 왓챠, U+모바일tv,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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