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 방치하는 혈관 건강,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보이지 않아 방치하는 혈관 건강,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글 : 박민수 / 서울ND의원 원장 2025-11-05

안녕하세요? 50대 직장인입니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의심’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살을 빼야 할지, 약을 꼭 먹어야 하는지, 합병증은 없는지 걱정됩니다. 고지혈증의 정확한 의미부터 위험, 체중과 약물의 관계, 그리고 유형별 식단까지 차근차근 알고 싶습니다.



1. 고지혈증이 정확하게 어떤 질환인지 유형별로 알려주십시오.


고지혈증은 명칭처럼 단순히 피에 기름이 많은 것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고지혈증은 ‘이상지질혈증’이라 하는데, 이는 혈액 속 지질(脂質)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불균형이 혈관 벽에 기름때(플라크)를 남기며, 오랜 시간 누적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몸의 지질은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됩니다.


- LDL 콜레스테롤(LDL-C) :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며, 혈관벽에 침착해 죽상경화를 일으킵니다.

- HDL 콜레스테롤(HDL-C) : ‘좋은 콜레스테롤’로, 혈관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되돌려보내는 청소부 역할을 합니다.

- 중성지방(TG) : 주요 에너지원이지만 과도하면 LDL이 늘고 지방간·췌장염 위험을 높입니다.

- Lp(a) : 유전적 요인이 강한 지질로, 높을수록 조기 심혈관질환과 대동맥판막협착 위험이 커집니다.


이 네 가지 지질의 정상 및 위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지혈증 지질별 정상 및 위험 범위


이 네 가지 지질의 조합과 비율에 따라 고지혈증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LDL이 우세한 고LDL/ApoB형, 중성지방이 높은 고TG형, TG와 HDL 균형이 함께 무너진 대사증후군형, HDL이 낮은 유형, 유전적 Lp(a) 상승형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ApoB(아포지단백 B)는 심혈관질환 위험의 핵심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죽상경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 분류는 명확한 경계가 존재한다기보다는 여러 유형이 함께 작용하거나 공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지혈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처럼 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일차성. 둘째, 식습관, 비만, 갑상선저하증, 당뇨병, 음주, 일부 약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입니다.


고지혈증 치료의 근본 원리는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흡연·고혈압·당뇨·가족력·Lp(a) 수치 등 개인의 전체 위험도를 함께 고려해 개선해나가면서 심혈관질환의 ‘절대 위험’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2.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고지혈증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한가요? 합병증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의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상태를 뜻합니다. 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대부분 조용히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혈관 속에서는 서서히 고지혈증 증상이 심해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별다른 자각이 없더라도, 우리 몸의 혈관 건강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고지혈증 증상이 심해지면서 산화된 LDL이 혈관 내피를 손상하면서 염증 반응이 심해지고, 거품세포가 쌓이며 플라크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 내벽이 손상하는데, 과다한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 속으로 스며들어 죽상(기름 찌꺼기) 반점을 만들게 됩니다. 이 플라크의 막이 얇아지면 어느 날 갑자기 터지면서 혈전이 생기고, 그 순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때로 그로 인해 생명을 잃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염증 반응 역시 갈수록 심해지는데, 이는 면역세포가 LDL을 제거하려다 오히려 염증을 일으켜 죽상경화반(atherosclerotic plaqu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혈관 탄력도 떨어지는데,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져, 혈액이 흐르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되면서, 환자가 이 변화에 적응하면서 이상을 거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통증이나 피로감 없이 조용히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조차도 실제로는 고위험군에 속할 때가 있습니다.


또, 지질 유형에 따라 진행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LDL/ApoB 상승형은 협심증, 심근경색, 돌연사, 뇌졸중 등 전신 혈관의 위험을 높입니다. TG 상승형은 급성 췌장염이나 지방간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또, HDL 저하형은 혈관 건강의 위험 신호로 작용합니다. 특히 가족 중 조기 심근경색(남<55세, 여<65세) 병력이 있거나, 흡연·고혈압·당뇨·복부비만·만성신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실제로 고지혈증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평소 건강 문제를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응급을 요하는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가령, 가슴 한가운데 조이는 듯한 통증이 턱이나 왼팔로 퍼질 때, 식은땀이 나고 숨이 차거나, 한쪽 팔·다리가 갑자기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질 때는 지체하지 말고 곧장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고지혈증을 자각하고 있다면, 혈관질환의 전조 증상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하고,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고지혈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혈관 사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지혈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질환



3. 살을 빼면 나아질까? 약은 꼭 먹어야 할까?


네, 그렇습니다. 체중 감량, 특히 내장지방의 감소는 고지혈증 치료의 핵심 원칙입니다. 체중의 5~10퍼센트만 감량해도 중성지방이 크게 떨어지고, HDL이 소폭 상승하게 됩니다. 살을 빼는 것이 분명 도움이 되지만, 만약, 남들과는 다른 유전적 위험이 존재한다면 약물과 병행하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체중 자체보다는 내장지방, 내장지방보다 LDL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LDL이나 ApoB는 체중 감량만으로는 충분히 줄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전적 요인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전적 요인이 있거나, LDL이 190mg/dL 이상인 경우는 약물치료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자신에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스타틴 계열 약물을 사용하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등의 추가 치료를 병행합니다.


한편 마른 데도 고지혈증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전적 Lp(a) 상승, 갑상선 기능 저하, 폐경기 호르몬 변화, 내장지방 과다(‘마른 비만’) 등이 원인입니다. 즉 체중계 숫자보다 복부지방, LDL, ApoB, Lp(a)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4. 고지혈증 유형별로 추천하는 식단 알려주세요. 체내 지방이 너무 적은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고지혈증 치료는 약물보다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생활개선 요법의 핵심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제당·포화지방·밤늦은 간식을 줄인다.

둘째, 불포화지방(올리브유, 견과, 생선)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셋째, 주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 주 2~3회 근력운동을 병행한다.


특히, 식습관 교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질이 오른 이유에 따라 식사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아래 유형별 권고 사항을 참조하여 자신의 상태에 맞게 재설계하여 실천하기 바랍니다. 

고지혈증은 원인에 따라 식단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공통 원칙부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섬유질은 하루 25~40g 섭취(채소·해조류·콩·귀리·보리 등)

2. 포화지방은 전체 열량의 7~10% 미만, 트랜스지방은 섭취하지 말 것.

3. 정제당·단 음료·가공식품을 줄이고 단백질은 체중 1kg당 1~1.2g 섭취할 것.

4. 조리법은 튀김보다 찜, 구이, 데치기 중심으로 할 것. 



앞서 제시한 유형별로 식사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LDL 우세형(고LDL/ApoB형) :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귀리·콩·두부·현미·올리브유·견과류·아보카도를 늘립니다. 버터·치즈·가공육·코코넛오일은 제한합니다.

- 중성지방 우세형(고TG형) : 정제탄수화물과 술이 주요 원인입니다. 밥과 면, 빵의 양을 줄이고 잡곡으로 대체하며, 단 음료와 주스를 피합니다. TG가 500mg/dL 이상이면 절주가 약보다 중요합니다.

- 조합형(대사증후군/당뇨 동반형) : 탄수화물의 ‘질과 양’을 모두 조절하고, 지중해식 식단을 참고합니다. 저녁 탄수를 줄이고 야식을 피하며, 채소·통곡·콩·생선을 기본으로 합니다.

- HDL 낮은형 : 불포화지방 섭취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합니다. 극단적인 저지방식은 오히려 HDL을 낮추므로 피해야 합니다.

- Lp(a) 상승형 : 식사로 수치를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LDL·ApoB 수치를 보다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염분을 줄여 혈압도 함께 조절합니다.


한국식 밥상에서는 채소 50%, 단백질 25%, 통곡물 25%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국물은 반만, 김치·장아찌는 소량만 섭취하고, 외식은 주 2회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 체지방이 너무 적어도 문제입니다. 지나친 저지방식은 호르몬 불균형, 피로, 면역저하, 여성 무월경, 골밀도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남성은 체지방 10~20%, 여성은 18~28%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주기적으로 수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검사에서는 LDL, TG, HDL 수치를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주치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ApoB, Lp(a) 수치도 함께 확인할수 있습니다. 자신이 TG 유형에 속한다면 안정될때까지 주기적으로 추적검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초기에는 검사를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안정되면 검사간격을 좀더 늘려 진행할수 있습니다. 검사에서 목표 미달로 나타나거나 고위험군이라면 의사와 약물 병행을 상의해 실천해야 합니다.

뉴스레터 구독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주 2회 노후준비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이메일
  • 개인정보 수집∙이용

    약관보기
  • 광고성 정보 수신

    약관보기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구독한 이메일 조회로 정보변경이 가능합니다.

  • 신규 이메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구독한 이메일 조회로 구독취소가 가능합니다.

  •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