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이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이유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실버타운이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이유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5-10-28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 형태로, 부부의 경우 한쪽이 60세 이상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최근 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실버타운은 수백 세대를 넘어 수천 세대 규모로 확장되며 대단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있다. 동일 연령층만 밀집해 생활하는 구조가 과연 행복한 노년의 삶에 적합할까?라는 점이다. 이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에이지 믹스(Age-mix)'다. 과거 실버타운이 폐쇄적이고 60세 이상 노인만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세대와 계층이 공존하는 개방적 주거 공동체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에이지믹스(Age-Mix)가 뭐길래? 


에이지믹스(Age-Mix)는 서로 다른 연령대가 한 공동체 안에서 교류하며 살아가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된 주거모델을 말한다. 최근 주목받는 사례로는 공동 부대시설을 공유하며 생활하는 코하우징(co-housing)형 커뮤니티와, 대학과 연계해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는 UBRC(University-Based Retirement Community)가 있다.


*관련 칼럼 읽기 :  폐교 위험의 대학들, 은퇴자 커뮤니티로 돌파구 찾다



우리나라에도 사례가 있나? 


지금까지 에이지믹스(Age-Mix)가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01년 개관한 삼성노블카운티는 애초에 ‘3세대 교류’라는 가치를 담아 설계되었다. 60세 이상 입주자를 위한 시니어타운과 너싱홈을 중심으로,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리빙프라자(문화시설, 생활편의시설, 지역주민 이용시설), 어린이집과 유아체능단을 함께 배치해 세대 간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하였다. 


최근 문을 연 더시그넘하우스 청라의 경우도 세대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실버타운의 연말 송년잔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거나, 어르신들과 함께 전통놀이를 하고, 산책을 나가고, 텃밭을 가꾸는 활동을 이어간다. 이러한 일상적 접촉이 세대 간 교류를 넓히고, 시설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의 다양한 실험들 


2023년 3월 발간된 일본의 교토 타치바나 대학 보고서는 젋은 세대 특히 대학생이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하거나 고령자와 교류한 선구적 12개의 사례를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연구자들은 크게 이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는데 밀착형, 거점형, 출동형, 이벤트형이 그것이다. 각각은 청년과 노인이 교류하는 방식과 지속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먼저 밀착형은 청년이 고령자 단지에 함께 거주하며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모델이다. 가나가와대학 축구부가 참여한 [竹山団地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노인들과 같은 단지에 살면서 일상적인 대화와 생활 지원을 이어갔다. 이는 고령화된 단지의 활력을 되살리고,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둘째, 거점형은 상시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세대를 연결한다. NPO街ing本郷의 [書生生活]은 학생 하숙과 노인 생활공간을 결합해, 카페와 살롱 같은 공간에서 세대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델은 학생에게는 주거비 절감이라는 혜택을, 노인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했다.


셋째, 출동형은 필요할 때 세대가 고령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교토 지역에서는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노인의 요청이 있을 때 가정을 방문해 청소, 심부름 등을 돕는다. 이는 생활 돌봄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에게는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벤트형은 축제나 계절 행사를 통해 교류하는 방식이다. 삿포로의 [もみじ台団地]에서는 대학생과 노인이 함께 축제, 운동회, 전통 행사에 참여해 세대 간 이해를 넓히고 지역 공동체를 재생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일본의 에이지믹스(Age-mix) 실험은 각기 다른 형태로 전개되지만, 공통적으로 대학, NPO, 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하며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각의 사례를 <표 1>에 정리하여 나타내었다. 


일본 에이지믹스(Age-Mix) 대표 사례


노인들만 2,000 세대가 사는 곳, 행복할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초대형 실버타운 개발이 이어질 예정이다. 동탄의 경우 약 2,000세대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노인들만 2,000세대까지 모여 사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제는 지역주민, 특히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통해 에이지믹스(Age-mix)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 밀착형이나 거점형 모델은 제도적, 운영상의 논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일본에서 이미 운영 중인 출동형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사회복지학과나 간호학과 학생들과 연계해 고령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실현 가능성이 높고, 노인과 청년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결국, 실버타운의 미래는 단순히 노인들만 모여 사는 공간이 아니라, 세대가 연결되고 교류하는 열린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있다. 이것이야말로 초고령사회 한국이 준비해야 할 진정한 주거복지의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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