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글로벌 통화질서 재편한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글로벌 통화질서 재편한다!

글 : 김인순 / 인사이트아웃 대표 2025-10-20

지난 6월 5일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이 나스닥에 상장했을 때, 공동창업자 숀 네빌(좌)과 제러미 앨레르가 거래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2025년 7월 18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니어스(GENIUS) 법안’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에 서명했다. 지니어스 법안은 글로벌 가상 자산과 디지털 자산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다. 


같은 기간 미국 하원의 특별 입법기간 중 클래리티 법안(디지털 자산 명확화 법안)과 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도 하원을 통과했다. 


미 연방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등 디지털 자산 규제를 체계화 한 것이다. 미국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으로 글로벌 디지털 자산과 금융 시장에서 미국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시작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스테이블코인은 말 그대로 가치를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특정 준비자산에 가치를 고정시킨 암호화폐이다. 달러나 금 등 기초자산과 연동되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큰 다른 암호화폐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교환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가상자 산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지만 높은 가격 변동성이라는 한계 때문에 결제수단으로 활용이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다.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유로 같은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연동된다. 일부는 다른 암호화폐나 수요·공급을 조절하 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하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된다. 세계경제포럼( WEF)은 디지털 통화 백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외부 기준에 비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발행된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2014년 처음 등장했 다. 테더(Tether)의 USDT가 등장한 후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하며 유통되고 있다. 이후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과 안정성 문제에 직면했지만, 다른 스테이블코인은 꾸준히 성장하며 오늘날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스테이블코인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안정성이다. 준비자산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암호화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단적 가격 변동을 피할 수 있어 결제·저축·송금에 적합하다. 대부분 달러 기반이지만, 유로(EURC), 일본 엔(GYEN), 스위스 프랑(XCHF)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도 존재한다.


스테이블코인의 유형


스테이블코인은 기본적으로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가치 고정(peg) 메커니즘이 사용되는데,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① 법정화폐 담보형(Fiat-collateralized)


가장 흔한 형태로, 달러·유로 같은 실제 화폐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을 준비금으로 예치하고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한마디로 법정화폐 담보형은 은행에 달러를 맡기고, 그만큼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다. 테더(USDT)나 USD코인( USDC)이 여기에 속한다. 준비금이 은행 계좌나 금융기관에 보관되므로 1코인은 항상 1달러 가치로 환전 가능하다.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구조가 단순하고 안정적이다. 물론, 준비금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② 암호자산 담보형(Crypto-collateralized)


또 다른 형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예치하고 그 가치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형태다. 암호자산 담보형은 비트코인 같은 코인을 더 많이 담보로 주고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담보가치 변동에 대비해 초과 담보(Over- collateralization) 방식을 쓴다. 스테이블 코인이 1달러 가치를 유지하려면 1.5달러 이상의 담보를 넣는 식이다. 하지만, 암호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서 담보 청산 위험이 존재한다. 


③ 알고리즘 기반(Algorithmic)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이 아니라 수학적 알고리즘과 스마트 계약을 통해 코인의 발행량을 자동 조절하여 가격을 안정화한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을 늘리고, 수요가 줄면 코인을 소각해 가치를 1달러에 맞춘다. 알고리즘형은 준비금 없이, 자동 프로그램이 발행량을 조절해 가격을 1달러 근처로 유지하는 형태다. 


2022년 테라(Terra)는 수요에 따라 루나(Luna)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며 가치를 유지했지만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99% 폭락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신뢰 기반이 약해 시장 충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법정화폐 담보형은 신뢰성은 높지만 중앙화 문제가 발생하고, 암호자산 담보형은 탈중앙화 장점은 있지만 변동성 리스크, 알고리즘형은 기술적 혁신이 있지만 가장 불안정하다는 특성이 있다. 


암호화폐 분석 회사인 피닉스가 공유한 데이터(2025년 8월 19일 기준)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가 총액은 2,887억 달러를 돌파했다. 피닉스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이 7.45%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Tether)의 USDT 시장점유율이 60.09%를 차지한다.


테더(USDT)의 시가총액은 1,671억 달러에 달하며 24시간 거래액은 무려 1,191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러한 통계는 테더의 높은 가치를 입증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암호화폐 거래 수단으 로서 테더 코인의 유용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의 용이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한 접근성, 암호화폐 업계 전반의 수용성 덕분에 USDT는 변동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정기적으로 매매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이 되고 있다. 


점유율 2위는 서클(Circle)의 USDC로 시가총액 683억 달러다. USDC는 투명성 등 규제를 준수해 상대적으로 기관투자가 이용 비중이 높다. 쇼피파이와 스트라이프 등이 USDC 기반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기준 상위 스테이블코인


결제시장의 변곡점 되나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서 ‘챗GPT 모먼트’를  맞이할 것이다.” -시티 인스티튜트(Citi Institute)


스테이블코인은 빠르고 저렴한 국제 결제를 가능하게 하고, 은행 서비스에서 배제된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고 금융기관이 디지털 자산을 수용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한,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혁신성과 법정화폐의 신뢰성을 동시에 가진 새로운 형태의 돈이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가치 변동성이 작아 거래와 보관이 편리하다. 

둘째, 국경을 넘어 송금할 때 기존 은행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하다. 

셋째,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거래 기록이 투명하게 남는다.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블록체인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거래 속도가 빨라지고 수수료가 낮아졌다. 또한 단순 거래 추적에서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 자동 모니터링까지 안정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스테이블코인은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인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글로벌 결제망에게는 직접적인 도전이다. 은행은 스위프트(Swift)를 기반으로 보통 1~3 영업일에 걸쳐 송금을 했다. 은행 및 중개은행 등을 거치며 수수료가 누적되고 복잡한 경로 때문에 해외 송금 진행 상태나 비용 구조를 알기 어렵다. 여기에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는 사람은 접근이 어렵다. 대륙이나 국가별로 독자적인 결제망이 존재해 글로벌 통합 결제도 힘들다. 


이런 배경 속에서 지난 10년간 글로벌 송금, 기업 결제, 자동화 결제 등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늘어났다. 빠르고 저렴하며 안전하고 포용적인 결제 수단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던 것이다. 금융기관은 기존 수익구조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대응에 소극적이었는데, 스테이블코인 기술과 법 제도 기반이 만들어지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금융결제망은 하루 5조~7조 달러 규모의 자금 이동을 처리하고 있다. 반면 블록체인상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은 약 2,500억 달러 규모로 하루 200억 ~300억 달러의 결제만 지원한다. 이는 여전히 전 세계 거래의 1% 미만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시스템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거래 규모가 10배 이상 성장했고,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 10년 이내에 기존 네트워크를 능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운영, 즉시 제, 향상된 리스크 관리 등으로 실질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크립토 결제 사업에 뛰어든 스트라이프의 CEO 패트릭 콜리슨이 지난 3월에 열린 미국 상원의 디지털 결제 에코시스템에 관한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제도권으로 들어온 스테이블코인


2025년은 스테이블코인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규제체계를 명확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2025년 7월, GENIUS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게 100% 현금성 준비금 보유, 정기적 감사,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KYC) 준수 의무를 부과하며, 안정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준비금 형태로 달러 국채에 투자하도록 허용해,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하는 전략적 효과도 기대된다. 동시에 서클, 코인베이스 같은 민간 발행사가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해 기존 금융 인프라 내에서 합법적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럽연합(EU)은 2023년에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채택하고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MiCA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모든 암호자산 발행사와 서비스 제공자에게 라이선스를 요구하며, 자본금 요건과 준비금 의무를 명확히 규정한다. 특히 달러 등 외화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의 유럽 내 유통을 제한하거나 엄격히 감독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어, 유로화 중심의 통화 주권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영국은 2023년 ‘금융 서비스 및 시장법’(Financial Services and Markets Act)을 개정해 스테이블코인을 법정 결제수단에 포함시켰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발행사에게 지급결제 서비스 사업자로서 인가를 요구한다. 준비금 보관과 소비자 보호 규정을 명문화했다. 영국은 글로벌 핀테크 중심지로서 스테이블코인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동시에, 불법자금 세탁과 소비자 피해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2022년 세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일본은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정의하고, 은행·신탁회사·송금업자만 발행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준비금은 반드시 엔화로 보관되어야 하며, 발행사 파산 시에도 이용자가 일대일로 환급받을 권리를 가진다. 일본은 일찍이 제도권 편입을 제도화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불 서비스법’(Payment Services Act)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거래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2023년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달러·싱가포르달러 등 법정화폐에 일대일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만 ‘승인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인정했다. 준비금 요건과 공시 의무를 엄격히 부과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코인은 공식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다.


홍콩은 2023년부터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 라이선스 제도를 시행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별도의 규제안을 마련해 2024년부터 라이선스 없는 발행·유통을 금지했다. 준비금, 발행 구조, 감사 의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평가된다.


한국은 아직 별도의 스테이블코인 전용 법률은 없지만, 국회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다수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안(민병덕 의원), 디지털 자산혁신법안(강준현 의원),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지급 혁신에 관한 법률안(김은혜 의원),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안도걸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예금 기반 약화와 통화정책 훼손 가능성을 고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기업이 수백 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하는 등 산업계의 관심은 높다.


암호화폐 솔라나, XRP, USDC를 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그린 광고판이 홍콩에 걸려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요인 


스테이블코인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가치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 이를 ‘디페깅’(가치 이탈)이라고 부르며, 실제로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했을 때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 테라의 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화폐이기 때문에 개인키 탈취, 지갑 해킹 등에 취약할 수 있다. 사이버공격으로 스테이블코인이 탈취되거나 개인키가 유출되면 막대한 재무적 손실과 법적 책임, 이용자 신뢰 상실 문제로 이어진다. 또, 블록체인 네트워크 오류나 프로토콜 결함으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민간기업이 발행하므로 직원 부주의나 내부자 위협에 의한 보안 위협도 발생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예금처럼 안전하지 않다. 자금 세탁이나 불법 거래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여전히 큰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잡아라

 

골드만 삭스는 “스테이블코인의 골드러시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 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710억 달러에 달한다. 골드만 삭스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USDC가 약 770억 달러 규모 성장(연평균성장률 40% 예상)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의 입법과 제도화는 가상자산 업계의 숙원 사업이었다. 암호 화폐 업계와 테크기업들은 법안 통과와 규제 명확성을 발판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미국 금융권, 리테일, 핀테크,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은 지니어스법 통과로 결제, 송금, 상거래, 국제 거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업계는 규제 대응과 신뢰 확보에 주력하 고 있으며, 금융기관은 제도권 내 디지털 결제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테크기업은 자사 생태계 효율성 강화, 핀테크는 빠른 상용화를 통한 혁신 서비스 제공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건 기존 결제시스템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결제시스템에서 결제와 송금은 ①발신은행 ② 카드사 또는 결제네트워크 ③PG(결제 대행사) ④가맹점은행 순서로 최소 3~4단계의 중개과정을 거친다. 


각단계마다 거래 데이터의 이전 및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국경 간 결제의 경우 중개은행이 추가되어 중개단계가 더 복잡하다. 각 주체가 일정 수준의 마진을 확보해야 해 수수료가 늘어난다. SWIFT(국제 은행 간 메시징 시스템)를 경유하는 국제 송금은 수수료가 최소 20~50달러 수준이며, 여기에 중개은행 수수료와 환율까지 고려해야 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송금이나 결제는 ①지갑 또는 거래소 ②퍼블릭 블록체인 ③지갑 또는 거래소, 이렇게 2~3단계만으로 가능하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 중개자가 필요 없다. 중개수수료가 없어져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송금수수료는 0.01달러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한정된 개인 간 거래 수단에서 벗어나 기업 간(B2B) 및 기업-소비자 간(B2C) 결제수단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는 기존 은행이 주도했던 전통적 지급결제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궁극적으로 금융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과 시장 지형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해외 송금방식 비교


스테이블코인 업계의 대표주자인 테더(Tether)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 코인인 USDT를 발행하는 회사이다. 


테더는 미국 내에서 USDT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있던 본사를 2025년 1월부터 영국 알버말 스트리트로 이전했다. 테더는 외부감사와 자금세탁방지(AML) 요건 에 맞춘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향후 3년간 미국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테더는 미국 시장의 규제 요건에 맞춘 별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여,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USDT는 주로 해외송금 및 국제 결제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테더는 미국 적용 스테이블 코인을 병행함으로써 글로벌과 로컬 시장을 모두 잡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서클(Circle)은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발행사로, 설립 초기부터 투명한 자금 관리와 규제 준수에 집중해 왔다. 서클은 2015년 6월 미국 은행 면허를 취득한 이후, 전통 금융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해 왔다. 또한 2015년 7월 미국 통화 감독청(OCC)에 신탁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승인을 받음으로써 자체적으로 지급결제업무와 자산 보관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 꾸준히 성장한 서클은 마침내 지난 6월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서클은 ‘서클 페이먼트 네트워크’(Circle Payments Network)를 발표했다. 전 세계 돈의 흐름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기존 SWIFT 대체를 목표로 한다. 은행이나 기관이 스테이블코인이나 기존 화폐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주고받도록 설계됐다. 서클은 ‘지니어스뱅크’라는 이름의 통합 계좌를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규제 친화적인 모델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결국 서클은 투명성, 합법성, 규제 대응이라는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암호화폐거 래소를 넘어 자체 결제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6월 ‘코인베이스 결제’(Coinbase Payments)라는 이름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를 공개 했다. 이 서비스는 전 세계 상인들이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USDC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종합 솔루션이다. 블록체인의 복잡한 기술을 몰라도, 누구나 간단히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상점에 붙일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또한 에스크로(escrow) 기능, 정산 및 분할 결제, 글로벌 송금까지 지원하며 무료 수수료 모델을 도입해 빠른 확산을 꾀하고 있다. 현재 이미 쇼피파이(Shopify)와 연동되어 수백만 개의 상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앞으로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PSP), 마켓플레이스,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코인베이스 결제는 단순히 ‘암호화폐 결제 옵션’이 아니라, 기존 결제 시스템과 비슷하면서도 더 빠르고 저렴하며 글로벌한 대안을 제공한다.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거래소를 넘어 결제 인프라 제공자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 송금 방식 비교 : SWIFT(국제은행표준) vs 스테이블코인


전통 금융기관


JP모건체이스는 2018년에 자체 JPM코인을 개발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이전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디지털 예금 토큰인 JPMD(J. P. Morgan Deposit Token)를 통해 기관 전용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여 이자 지급 기능이 들어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코인베이스 블록체인 ‘베이스’(Base)에서 빠른 거래 속도와 안정적인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 역시 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적극적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테크 기업의 대응


아마존과 월마트는 카드 결제 수수료 절감과 자체 생태계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매년 신용카드 수수료(2~3%)로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다. 기존 결제 시스템은 느리고 비싼 수수료에 해외 거래 시에는 정산도 오래 걸린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두 회사가 내부적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자체 ‘앱·지갑·포인트 시스템’을 갖춘 아마존과 월마트는 여기에 스테이블코인까지 채우면 자체적인 결제 세계를 완성할 수 있다. 고객이 플랫폼 안에서 더 빠르고 저렴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자사 플랫폼 락인(Lock in)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메타는 2019년 리브라(Libra) 프로젝트로 스테이블코인에 뛰어들었지만, 강력한 규제 반발에 부딪혀 중단했다. 메타는 법안 통과 등에 맞춰 다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왓츠앱 내 크리에이터 결제 수단 등 제한적인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찾고 있다. 실제로 블록 체인 기업들과 협의하며 USDC·USDT 같은 기존 스테이블코인을 플랫폼 결제에 붙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메타는 앱 내에서 창작자와 기업이 직접 결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생태계 안에 통합하려 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 참여와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구글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는 않았지만,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결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스테이블코인이 “SWIFT 이후 가장 큰 결제 혁신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로 페이팔의 PYUSD를 일부 고객 결제에 적용한 사례도 언급했다. 이는 글로벌 송금·정산 인프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조심스러운 시도다. 


애플도 앱스토어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핀테크 기업 


페이팔(Paypal)은 2023년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발행하였으며, 이를 간편 송금과 결제에 활용하고 있다. 페이팔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네트워크 비용을 낮추면서도 글로벌 정산 속도와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페이팔은 솔라나·아비트럼 같은 저비용 블록체인으로 확장해 거래 단가를 낮춰 소액결제·구독·마이크로 리워드 등의 범용성을 확보한다. 암호화폐로 결제(Pay with Crypto)는 페이팔 가맹점이 암호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즉시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로 전환 정산을 받게 한다. 


스트라이프(Stripe)는 2024년 USDC 기반 암호화폐 결제 재개를 공식화하며 6년 만에 크립토 결제 사업에 복귀했다. 같은 해 10월 스테이블코인 거래 특화 플랫폼 브리지(Bridge)를 인수해 체인 간 결제·정산 역량을 내재화했다. 스트라이프는 2025년 5월 개발자 행사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비즈니스 계정 기능을 101개국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현금흐름 관리와 지급 인프라에 깊게 넣겠다는 방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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