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해 목소리 내는 독일 시니어 단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민주주의 위해 목소리 내는 독일 시니어 단체

글 : 김수민 2025-07-28

한국에 비해 오래전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유럽에서는 시민들이 다양한 형태로 연대하거나 사회적 활동에 참여한다. 대표적인 형태가 시민단체를 꾸리거나 당원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독일은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단체들은 인근 유럽 국가의 시민단체들과 연대를 통해 그 세력을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유럽에서 거리를 메운 시민들의 시위 현장을 마주치는 일은 흔한 일이다. 조그만 일이라도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는 일이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활동뿐 아니라 정당 당원으로서 활동도 활성화돼 있다. 독일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시민들의 정당 가입 및 당내 활동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최근 들어 당원 가입이나 활동이 감소세이나 정당의 뿌리 깊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지역 단위의 시민 참여는 여전히 타국에 비해 강하다.


이러한 사회 참여 활동은 시니어 세대까지 이어진다. 시민단체 일원으로서, 특정 정당의 당원으로서 젊은 세대 못지않게 메시지를 내고 열렬히 참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시니어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1곳과 당원으로 구성된 조직 1곳을 소개한다.


올해 2월 독일은 연방의회 총선거라는 큰 정치적 이슈가 있었다. 총선이 치러지는 동안 전 세계인들은 거리를 가득 채운 독일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하는 현장을 미디어를 통해 지켜볼 수 있었다.



극우 맞서 민주주의 수호활동 하는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이번 총선 기간 동안 거리의 시위 현장에서는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Omas gegen rechts)’의 활발한 시위 활동이 눈에 띄었다. 2017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결성된 이 단체는 스위스, 독일 등 유럽 각 지역에 연맹이 생겨났으며 최근에는 독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될 정도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은 그동안 명칭을 둘러싼 오해를 불러일으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시니어로 구성된 시민단체라서 혹여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노인들로 구성된 모임이 아닌가 오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단체가 저항하는 대상은 중도우파나 우파적인 정치세력이 아니라, 사회 분열을 초래하는 극우주의 사고를 지닌 정치세력 또는 시민 연합이다. 극우주의적 세력에는 동독 지역에 많이 퍼져 있으면서 독일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나치즘을 추종하는 시민들이 포함되어 있다.   


독일어 명사 Recht(레히트)는 ‘정의와 법 그리고 권리’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성숙한 시민사회에서 극우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저항하는 일은 곧 전체 시민의 권리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시니어로 구성된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은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생겨난 이후 2018년에는 독일 각 지역에서 이를 지지하는 시민 연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2020년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독일 각 지역에 100여 개 넘는 단체가 새롭게 생겨났다.


이 시민단체는 특정한 기관을 설립해 운영하지 않고 각 지역 시니어들이 그룹을 이루어 인터넷 홈페이지와 이메일, 페이스북을 이용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각 지역 단체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행사를 기획하거나 모금하고, 시위 활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기관을 따로 두지 않고 민주주의적인 방식을 택하는 데는 적지 않은 불편함이 따르지만, 최대한 평등하고 자율적인 조직을 형성하려는 이 단체의 가치관을 따르고자 이와 같은 운영 방침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 3월 17일부터 30일까지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은 베를린에서 난민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니어들로 구성된 시위 연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시위는 특별한 정치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지 않았으며, 게임을 하고 음식을 나눠주거나 밴드를 초대해 공연을 하는 등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단체의 시위는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편향되고 과격한 태도를 취하는 시위자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인간과 여성, 어린아이 또는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관용과 평등 을 주장하고 있다.



독일 정당 중 가장 활발한 시니어 당원 조직 ‘SPD 60+’


사회민주당(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 chlands, 이하 SPD)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 중 하나다. 산하에 ‘연구회(Der Arbeitsgemeinschaft)’ 라는 이름의 다양한 실무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정당 내 각종 위원회와 유사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SPD 60+ 연구회(Die Arbeitsgemeinschaft SPD 60 plus)’는 SPD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그룹이다.


‘SPD 60+’는 1994년 창립되었으며, ‘노동자 문제를 다루는 연구회(Arbeitsnehmerfragen)’ ‘교육 관련 연구회(Bildung)’ ‘여성 문제 연구회(Frauen)’ 등 총 9개 실무 그룹 중 하나다. 설립 시기는 가장 늦었지만, 가장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연구회는 SPD 의 조직적·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60세 이상 SPD 소속 당원은 자동으로 이 모임의 구성원이 된다. 해당 연령대 당원이 25만 명에 달해, SPD 내부 연구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정식 회원이 아니거나 60세 미만인 사람들도 자유롭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조직은 고령층이 가진 관심사, 관점, 제안 등을 정당 내 정책 논의에 반영하고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연구회가 내세우는 지향점은 청년과 노년이 상호 지지하는 연대를 통해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데 있으며, 인생의 경험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미래의 방향 설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모든 사람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치료 시스템 구축, 세대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 연금 수준 향상과 안정적인 연금 제도의 마련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해 접근이 쉬운 저렴한 주거, 노년층 빈곤 예방, 건강·의료 서비스를 위한 지역 중심 인프라 확대도 포함된다.


‘SPD 60+’의 주된 목적은 당 안팎에서 고령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시니어 관련 각종 협회나 단체들과 연대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조직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베를린 남서부의 슈테글리츠(Steglitz)와 첼렌도르 프(Zehlendorf) 지구에 속한 ‘SPD 60+’ 연구회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타세대와 함께 행동하는 중요한 정치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며 “‘고령’이라는 삶의 시기는 개인과 사회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값진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독일 각 지역에는 다양한 ‘SPD 60+’ 조직이 구성돼 있으며 각 지부는 회장, 사무국장, 교육 담당자 등의 직책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베를린에서는 매월 한 차례씩 고령층 관련 이슈를 다루는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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