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동일본의 미래 도시
글 : 마츠자키 다카시 / 경제 저널리스트 2025-06-27
대기업 철도 그룹인 동일본여객철도(약칭 JR동일본)는 야마노테선(山手線)의 시나가와( 品川)·다 마치(田町 ) 사 이에 새로 만들어진 역인 다카나와 게이트웨이(高輪ゲートウェイ)역과 그 주위를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00년 후의 삶을 상상
역과 함께 주변을 하나의 미래형 콤팩트 시티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도쿄도 미나토구에 위치한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는 2025년 3월 27일에 첫발을 내딛었다. 총 사업비는 약 6천억 엔(5조 7천억원). JR동일본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복합 재개발로서는 최초의 빅 프로젝트다.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은 도쿄도 내의 순환선인 야마노테선의 시나가와역과 다마치역 사이에 49년 만에 탄생한 새로운 역으로서 2020년에 개통했다.
새로운 역의 콘셉트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시나가와’. 도쿄와 세계를 잇는 현관으로서, 새로운 거리의 핵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국제 교류 거점으로서의 기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역에는 AI 무인결제 편의점 ‘터치 투 고’ (Touch to Go)도 설치해 무인판매점 실증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이 역 주변의 재개발 프로젝트가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다. ‘100년 뒤를 바라보는, 마음이 풍요로운 생활을 위한 실험장’을 개발의 콘셉트로 내걸고, ‘모빌리티’와 ‘환경’, ‘헬스케어’의 3가지 영역에 주력하면서, 실증 실험을 해나갈 계획이다.
연면적은 약 85만㎡. 오피스, 상업시설, 주택, 호텔, 컨벤션 컨퍼런스, 국제학교, 전시문화시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도쿄 최대규모의 복합도시로 5개 동으로 구성된다. 이 중 3월 27일에 오픈한 것은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에서 직통으로 연결되는 트윈 타워 ‘더 링크필라 1’(THE LINKPILLAR 1)의 일부다. 전부가 개장하는 그랜드 오픈은 2026년 봄으로 예정하고 있다.
링크필라 1은 ‘노스동’(지하 3층·지 상 29층)과 ‘사우스동’(지하 3층·지 상 30층)의 2개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설계는 ‘JR동일본건축설계’를 대표 기업으로 하는 ‘시나가와 개발 프로젝트 설계공동기업체’(JR동일본 건축 설계·JR동일본컨설팅·일본설계·닛켄설계 JV), 시공은 오오바야시구미(大林組)가 담당했다.
역전광장에는 자율주행 로봇을 배치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로봇을 타면 남북 1km에 이르는 중심가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
이 밖에도 짐을 나르는 로봇, 음식 등을 나르는 로봇도 도입할 계획이다. 일부 로봇의 동력원으로는 수소를 활용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면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나아가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승강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사용 모델도 이미 정해져 있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의 도심항공모빌리티 회사인 아스카(ASKA)가 개발하고 있는 ‘아스카 A5’가 그 주인공이다. A5는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로서 도심교통뿐만 아니라 지방으로의 당일치기 여행 등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교통수단을 제공할 것이다.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 지원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에는, 100년 앞을 내다본 실험장도 구축된다.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링크 스콜라스 허브’ (TAKANAWA GATEWAY Link Scholars’ Hub)는,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거점이 된다. 노스동 6~7층, 사우스동 9층에 입주하며, 더 나아가 노스동과 인접한 ‘링크필라 2’ 안에도 관련 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허브에서는 개인 사무실이나 공동 작업실 등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미생물 등의 연구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JR동일본이 연구기구 등을 제공함으로써, 허브를 이용하는 기업은 초기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도 연구 활동에 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향후 차례대로 이용 개시될 예정이다.
사우스동의 지상 9층에는 도쿄대학의 연구시설인 ‘도쿄대학 게이트웨이 캠퍼스’가 입주하며, 지구 환경과의 공생을 목표로 하는 ‘플래니터리 헬스’ (Planetary Health)의 연구 거점으로서 활용된다.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는, 나이트 타임 이코노미에도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썼다. 외국인 관광객을 주대상으로 해서 밤 시간의 즐길거리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25년 가을 이후에는 링크필라 1 내에 들어서는 상업 시설 ‘뉴우먼 다카나와’의 루프톱 바, 26년 봄 이후에는 문화 창조동 ‘몬 다카나와: 서사박물관’ (MoN Takanawa: The Museum of Narratives)에도 나이트 타임 이용을 상정한 거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JR동일본은 여기에다 대기업 영화사와의 제휴도 진행하고 있어, 단순히 먹고 마시는 차원을 넘어서는 엔터테인먼트 성지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그 밖에도 관광안내소와 다카나와의 둑을 모방해서 만든 거리인 ‘다카나와 링크라인’, 역 개찰구 내 광장 ‘에키 파크’(Eki Park) 등이 지난 3월부터 이용 가능해졌다.
2026년 봄에 그랜드 오픈이 되면 링크필라 2나 주택동인 다나카와 게이트웨이 시티 레지던스, 몬 다카나와 등을 포함한 거리 전체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바로 미래의 콤팩트 시티의 탄생이다. 그런데 이러한 도시 건설에 왜, 철도 회사인 JR동일본이 참가한 것일까?
데이터 마케팅 경영
JR동일본은 1987년 일본국유철도 분할 민영화를 계기로 탄생했다. 도호쿠, 간토, 고신에츠에 철도망을 가지고 있으며, 노선 길이 7,302㎞, 종업원 수 3만 9,843명, 매출 2조 7,301억 엔(2024년 3월기 결산)으로, 일본 최대의 철도회사다.
2000년 11월 29일, JR동일본은 21세기를 향한 성장 전략으로서 중기 경영 구상 ‘뉴 프론티어 21’을 발표했다.
이 구상에서 JR동일본은 ‘철저한 고객 지향’을 내걸고 ‘신뢰받는 생활 서비스 창조 그룹’을 목표로 철도 사업의 편리성 향상이나 브랜드 이미지의 강화를 강조했다.
JR동일본은 이미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단순한 철도회사가 아니라 ‘신뢰받는 생활 서비스 창조 그룹’을 목표로 내걸었다. 2001년 11월에는 ‘스이카’ (Suica)라는 IC카드 승차권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것은 단순한 승차권의 틀을 넘어 전자화폐 기능이나 모바일화를 통해 철도사업과 생활서비스 사업을 연결하는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노린 것이었다. 스이카를 이용해, 캐시리스 결제나 크레디트 결제를 도입하면서, 고객의 편리성 향상을 도모한 것이다.
스이카는 여러모로 쓸모가 있었다. JR동일본은 스이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마케팅 경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역구내 비즈니스의 확대와 함께, 구매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초가 갖춰졌다.
JR동일본은 2005년 1월에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과 교통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라는 환경 속에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발전을 목표로 한 중기 경영계획 ‘뉴 프론티어 2008-새로운 창조와 발전’(2005~2008)을 발표했다.
이 경영 계획에서는 철도 사업의 발전과 함께 역을 중심으로 한 도시 공간의 창조나 새로운 고객 가치의 제공이 목표로 제시되었으며, 이를 위한 데이터 마케팅의 활용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요약하면 포인트는 다음 세 가지다.
① 고객가치 창조
· 철도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편리성 향상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한다.
· 스이카의 이용 데이터를 활용해, 역구내 비즈니스나 새로운 생활 서비스를 전개한다.
② 마케팅 전략 강화
·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역이나 철도 서비스의 개선에 활용.
· 생활 서비스 사업의 확대를 향해서 데이터 활용을 진행시켜 역 건물이나 상업 시설의 최적화를 도모.
③ 기술 혁신과 데이터 활용
· 연구 개발을 통해서,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의 제공을 목표로 한다.
·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철도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목표를 구현하는 가장 최근의 프로젝트로서 시작한 것이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구상이다.
2014년 6월에 시나가와~다마치 사이에 신역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2018년 9월에는 ‘시나가와 개발 프로젝트’(제Ⅰ기)에 관한 도시 계획 절차에 들어갔다. 그리고 2020년에는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으로 잠정 개업. 2025년 3월에는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의 일부 개업이 행해져 2026년 봄에는 그랜드 오픈을 맞이할 예정이다.
‘경계를 넘어서’
JR동일본은 2024년에, ‘경계를 넘어서’ (Beyond the Border)라는 제목으로 중장기 비즈니스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뉴 프론티어 2008’은 아직 철도 사업의 발전과 안정화에 머무른 전략이었지만, 새로운 전략은 향후 10년간의 환경 변화를 내다보고 철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다. 모빌리티와 생활 솔루션을 축으로, JR동일본의 네트워크를 재설계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그런 목표를 위해서 JR동일본은 스이카를 단순한 교통수단 IC카드로부터, 생활 전반에 관련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스이카의 빅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취미 기호나 건강 상태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도쿄권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로 가져가, 아시아권에서의 공공교통 지향형 개발(TOD)에의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는 향후, JR동일본이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지 실제로 부딪쳐 보는 실험장이 될 것이다. 건물이 점점 올라가면서 과연 어떤 미래 도시가 생겨날지 기대 또한 같이 높아지고 있다.
마츠자키 다카시 경제 저널리스트
기업경영이나 M&A, 고용, 사업승계, 비즈니스모델, 경제사건 등을 취 재. 현재 니케이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프레 지던트 등의 경제지나 종합지, 산케이비즈니 스아이, 일간 겐다이 등에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