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전 같이읽기⑨] 버핏의 삶과 철학을 제대로 알고싶다면
글 : 숙향 2025-05-06
"나는 단연 가장 훌륭한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으로부터 배웠습니다. 나도 훌륭한 스승이었다고 누군가 생각해준다면 매우 기쁠 것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책, [찰리 멍거 바이블]의 저자들이 이번에는 당대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인물로 알려지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대해 버핏은 ‘훌륭한 선생’이라고 말했는데요. 버핏은 직접 쓴 책은 없지만 주주서한, 주주총회에서의 Q&A, 인터뷰, 강연, 기고문 등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와 삶을 위한 지혜로운 말씀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습니다.
버핏은 투자를 잘 하는 방법은 물론 인생을 잘 사는 방법까지 일러주는 현존하는 최고의 선생입니다. 저자 중 한 분인, 김재현 님은 버핏의 진면목을 소개하고 싶었고 따라서 투자뿐 아니라 버핏이 몸소 보여준 삶과 인생의 지혜도 최대한 담으려 애썼다고 합니다.
4개 장, 20개 주제로 나눠 버핏의 모든 것을 정리했고 마지막 5장에서는 버핏의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큰 성공을 이룬 우리나라의 뛰어난 투자자 두 분이 자신들이 이해하는 버핏에 대해 들려줍니다. 책 구성은 각 주제에 대한 설명에 이어 버핏과 (가끔 등장하는)멍거가 주주들과의 대화에서 해당되는 내용을 이어 붙임으로써 이해를 돕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1장. 버핏의 투자, 철학과 원칙
버핏은 미국의 모든 농지 또는 모든 아파트의 지분 1%를 250억 달러에 사라고 하면 사겠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비트코인 모두를 (단돈) 250달러에 사라고 하더라도 사지 않겠다는 말씀으로, (엄격한) ‘투자의 기본 원칙’을 밝힙니다.
아파트에서는 임대료가 나오고 농지에서는 식량이 나오는 생산적 자산이지만, 비트코인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단지 누군가에게 되파는 것 외에는 쓸모가 없는 비생산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투자의 기본
1. 자산의 미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 수익만을 생각하고 매일의 가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3. 거시경제 예측 및 시장 예측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시간 낭비다.
2장. 실전 투자, 전략과 기법
‘애플’ 등 버핏의 실제 투자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전략과 기법'을 살펴봅니다. 분산을 위한 분산투자를 해서는 안 되며 정말 좋은 주식에 집중투자해야 합니다.
버핏은 그레이엄에게 투자를, 멍거로부터는 사업에 대해 배웠다면서 자신은 평생 기업을 들여다보면서 왜 어떤 기업은 잘 되고 어떤 기업은 안 되는지 패턴을 분석했다고 하는데요. 미래는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며 또한 충분한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2가지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매매시점을 선택하지 않으며 그 주식이 가치에 비해 싸면 매수하고 비싸면 매도할 뿐이고 주가가 매수가에서 50% 이상 폭락해도 느긋한 태도로 견뎌냅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남의 말에 휘둘리게 되므로 다른 사람의 조언에 의지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모의투자만 해서는 경험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는 소액이라도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복리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버핏이 찾는 위대한 기업의 4가지 조건
1. 사업을 이해할 수 있고
2. 장기적인 경제성이 좋으며
3.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영진이 있고
4. 인수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
3장. 버핏의 기질과 경영 철학
성공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단한 IQ, 특별한 사업 통찰력, 내부자 정보 같은 것이 아니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건전한 지적 체계와 이 체계를 감정이 방해하지 않도록 막는 능력입니다. 모두가 겁에 질려 얼어붙었을 때 과감하게 행동에 나서는 확신만 있으면 됩니다. 감정을 따르지 말고 이성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두가 이성을 따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이모저모 관찰한 결과, 버핏의 MBTI는 ISTJ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합니다. 팩트를 중요시하고 실용적이며 민감하고 체계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제 자신의 성격은 버핏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따져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버핏은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서는 평생이 걸리지만 평판을 잃는 데는 5분이면 된다’는 말을 자주 언급할 정도로 세간의 평판을 중시하는데요. 국채입찰 조작 스캔들로 위기에 빠진 ‘살로먼브라더스’를 공정한 방식으로 구해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4장. 돈과 자기계발에 관해 삶의 질을 높이는 지혜
버핏이 다양한 방식으로 들려주거나 행동으로 보여준 투자와 삶의 지혜를 모았습니다.
주식시장은 나의 스승이 아니라 나의 하인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가치에 집중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이 더 싸졌으므로 매수하고 주가가 많이 상승하면 매수를 중단하거나 매도로 대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검소하게 생활하고 좋은 결정을 내리며 돈은 우리 인생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도록 도와주는 수단이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행복한 삶, 성공의 척도는 사랑받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투자와 인생에서 큰 실수를 피하는 방법도 일러줍니다. 부고 기사를 미리 쓴 다음, 그 기사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 재기불능이 될 정도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며, 밤잠을 설칠 정도로 걱정스러운 투자는 하지 않으며 지출을 수입보다 적게 하면 됩니다.
멍거는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투자에 빈틈이 없어야 하며, 해로운 사람들을 피하고 평생 배우고 만족 지연을 많이 한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 [현명한 투자자]가 주는 교훈
1. 주식을 기업 일부에 대한 소유권으로 생각하라
2. 시장을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나의 하인으로 삼아라
3. 항상 안전마진을 확보하라
5장. 버핏에 관한 오해와 진실
신진오 님이, 우리가 버핏에 대해 오해하는 7가지(*)를 추려서 설명했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버핏 투자스타일로 성공한 투자자 2인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버핏에 대해 얘기합니다.
* 버핏에 대한 7가지 오해:
1. 집중 투자
2. 영원히 보유
3. 소비재 선호
4. 레버리지 기피
5. 파생상품 기피
6. DCF 비사용
7. 능력범위 안주
"버핏이 던져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화려해 보이는 업종이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테마주를 쫓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한국 증시에서도 버핏이 했듯이 상식적인 투자로 좋은 장기 수익률을 거둘 수 있습니다."
– 최준철/VIP자산운용 대표
"사지 말아야 할 주식을 사지 않고, 괜찮은 기업을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사고, 변동성이 발생할 때(즉 떨어질 때) 더 사면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
– 이건규/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평가
워런 버핏이 주인공으로 찰리 멍거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이 책은 버핏의 투자는 물론 삶의 철학에 대해 깊이 있는 얘기를 간결하게 정리했습니다. 저는 버핏의 전기 3권을 포함해서 버핏에 관한 책만 50권 이상을 소장하고 있지만, 버핏에 대해 가장 잘 요약/정리한 책으로 단 한 권을 꼽는다면 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버핏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합니다. 버핏과 그의 단짝 멍거가 투자와 삶에 대해 들려주는 지혜로운 말씀을 (버핏 전문가 두 분이) 명쾌한 해설을 덧붙여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었습니다.
숙향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 일기>,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주식투자 이야기>의 저자. 40년간 직장인 투자자로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재야의 고수'로 불리기도 했다. 중소기업 임원직을 거쳐, 현재는 전업투자를 통해 투자 수익과 배당금으로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