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나빠진 청력, 되돌리기 힘든가요?
글 : 박민수 / 서울ND의원 원장 2025-04-07
청력 관리에 있어서 ‘이어폰 착용 시간’과 ‘소리 크기(음량)’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먼저 기억해 두시면 좋은 것은, 블루투스 이어폰이라고 해서 유선 이어폰보다 더 위험하거나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고가나 저가냐 역시 중요한 기준이 아닙니다. 이어폰 자체는 단순히 소리를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므로, 결국 얼마나 오래, 얼마나 큰 소리로 듣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60/60’ 법칙인데요. 이는 먼저 이어폰 볼륨을 최대의 60% 이하로 설정하고서 듣고, 또 하루 이어폰 청취 시간을 전체 6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원칙입니다. 사람이 듣기 편한 소리 범위인 85dB 이상의 소리를 장시간 듣게 되면 내이(달팽이관)의 섬세한 청각 세포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8
5dB 환경에서 8시간 노출되면 청각 손상이 생길 수 있으며, 100dB 이상 환경에서는 수 분 혹은 수십 분만 노출되어도 청각에 상당한 손상을 가하게 됩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역시 소리를 크게 설정한 채 장시간 듣는다면 청력 손상 위험이 큽니다. 어쩔 수 없이 이어폰을 오래 착용해야 한다면, 1시간 정도 쓴 후 5~10분 정도는 귀를 쉬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귀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은 손상된 청력을 되돌리지는 못하지만,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해줍니다. 현재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이 심하다면, 먼저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 청력 상태를 확인하고 올바른 처방을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청력은 한번 잃으면 영구적으로 복구할 수 없을 때가 많으므로 문제가 심해지기 전에 의학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삐이’ 하는 소리가 들리는 현상은 일반적으로 이명(耳鳴, Tinnitus)이라고 부릅니다. 이명은 귀 안에서 소리가 울린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청력 노화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사례자처럼 이어폰을 장시간 큰 소리로 듣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오래 노출될 때 귀 속 청각 세포가 손상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귀지가 심하게 쌓여 외이도를 막거나, 염증이 생긴 경우 일시적으로 이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이명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귀 주변 혈관과 청신경에 영향을 미쳐 이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고혈압 · 빈혈 등 혈류가 달라지는 질환이 있을 때, 혹은 턱관절(TMJ) 문제 등으로 인해 이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이 들면서 생기면서 노화성 난청(Presbycusis)의 증상으로 이명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청력이 점점 약해지면서 이명도 함께 나타납니다. 보통 50, 60대 이후 자주 나타나며, 30대에 이미 이명을 겪고 있다면, 지나친, 혹은 잘못된 이어폰 사용이 그 원인일 때가 많습니다.
이명이 반복해서 나타나거나, 청력 저하나 어지럼증 등이 함께 동반된다면 혹시 다른 원인은 없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명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용한 환경에서 오래 지내기, 이어폰 사용 시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낮춰서 듣기, 장시간 이어폰을 쓰거나 시끄러운 곳에 오래 있지 않기,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검진 등이 조치가 필요합니다.
수면 부족이나 심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류를 개선하고,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꾸준히 해주기 바랍니다.
이명 증상이 있던 분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낫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생활습관 개선이나 앞서 소개한 청력 관리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얼마든지 이명이 나을 수 있습니다.
앞서 스트레스이나 과로를 피하는 것, 고혈압, 갑상선 기능 이상, 빈혈, 턱관절장애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원인이 분명하다면, 의외로 쉽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가령 귀지가 많이 쌓인 것이 원인이라면 귀지만 제거해도 이명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 일시적으로 생긴 청각 세포 손상일 경우 치료만 잘한다면 이명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일부 청각 세포가 크게 손상되어 만성적인 이명이 나타난 경우라면 완치가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약물치료, 이명재활치료(TRT; Tinnitus Retraining Therapy), 보청기나 사운드 발생기(이명 마스커) 사용, 심리치료 등을 통해 일상에서 이명을 거의 느끼지 않도록 하거나,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줄이는 것은 가능하니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보기 바랍니다.
이명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음 환경을 피해야 하며, 이어폰 사용 원칙을 따라야 하며, 시끄러운 환경(공사장, 콘서트장 등)에서는 귀마개를 착용 등 소음을 피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휴식, 가벼운 운동(산책, 요가, 스트레칭 등)을 통해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면 이명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주 1~2회 이상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페인(커피, 에너지 음료 등)은 신경을 자극해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마시지 않거나 양을 줄이기 바랍니다. 과음이나 흡연 역시 혈류와 신경계에 영향을 줘서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삼가하기 바랍니다.
너무 조용한 공간에서는 이명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들리기 쉬우므로, 잔잔한 음악이나 백색소음을 틀어주어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기 바랍니다. 이미 이명이 생겼다면, 가급적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력 검사, 이명 관련 검사 등을 통해 현재 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치료나 재활 프로그램을 따르기 바랍니다.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여러 가지 청력 관리 방법들을 꾸준히 실천하기 바랍니다. 산책이나 걷기와 같은 신체활동이 이명이나 청력 손상을 피하고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걷거나 뛸 수 있도록 해주세요.
불균형한 식사나 영양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세 끼 혹은 두 끼를 먹는 식습관을 정하고, 과식하지 않으면서도 영양 부족이 생기지 않도록 고른 영양 섭취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습관이 청력을 나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루 1.5리터 이상 물을 마시거나 수분이 많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을 가져보세요. 현재 청력 감퇴가 느껴진다면, 급, 만성 중이염, 외상으로 인한 고막천공, 선천성 외이도 폐쇄증, 외이도염, 이소골 연쇄이탈, 이경화증 같은 귀 질환이 생긴 것은 아닌지 진료를 받아보기 바랍니다.
귀를 청소할 때는 면봉을 이용해 귀지를 파거나, 귀이개를 자주 쓰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랍니다. 면봉이나 귀이개 사용이 외이도나 고막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외이도 입구만 가볍게 알코올 솜으로 정리하고, 귀지가 심할 때는 이비인후과에서 안전하게 제거하기 바랍니다. 귀가 아프거나 가렵고 물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긴 경우, 방치하면 청력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으니 이런 증상이 생겼다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반복될 때는 미루지 말고 이비인후과 검사를 통해 조기에 치료해야 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1~2년에 한 번 이상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 검사를 받아보고, 청력에 변화가 없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청력 손상이 이미 진행되었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보청기 착용이나 청각재활치료를 통해 남아있는 청력을 최대한 보존하고, 악화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합니다.
최근 청력을 해치는 여러 가지 환경이나 생활습관이 늘어나면서 이른 나이에 심한 청력 손상을 겪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급성 청력 상실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청력을 해치는 여러 가지 생활환경과 개인 습관을 바꾸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청력 손실 역시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그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번 손상된 청력을 되돌리는 일은 무척 어렵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예방 노력을 통해 청력 손상을 막고 청력의 노화를 늦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보건학 석사, 서울대학교에서 의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 GC헬스케어의 개발기획 이사를 역임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한 강연과 방송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으며, 현재 구독자 54만 명의 ‘박민수 박사’ 채널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강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저서에 <면역력 : 인생에 건강이 짐이 되지 않게>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 <내몸경영> <저울면역력>, <마흔건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