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력 현대화 4대 수혜 기업
글 : Pedro Palandrani / Research Analyst, Global X 2025-03-28
미국에서는 데이터 센터 건설, 제조 활동 증가, 전력화 정책으로 인해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기술 변화로 인해 전력 산업이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거대한 인프라의 전환으로부터 혜택을 누리는 기업 생태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송전 및 배전 인프라에서부터 전력 생산 및 관리 기술 영역에 이르기까지, 이들 기업은 미국의 전기화된 미래를 구축해가고 있다.
장기간 정체기에 있던 미국의 전력 수요는 데이터 센터, 제조업, 전기차 등 빠르게 전기화되고 있는 분야에 힘입어 2023년부터 2040년까지 최대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전력망은 재생 에너지,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대체 에너지원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현대화와 인프라 확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전력망이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하 소개할 4개의 기업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잠재적 성장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컨스털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
탄소 무배출 전력 생산 기업
컨스털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내 원자력 생산 용량의 20% 이상을 제공하는 미국 최대의 탄소 무배출 전력기업이다. 이 회사는 2025년 초 혁신적인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추진 중이다. 컨스털레이션은 290억 달러(부채 포함)에 미국 최대의 지열 및 천연가스 에너지 기업인 캘파인(Calpine)을 인수했다. 이는 미국 최대의 원자력 기업이 상당 규모의 천연가스 역량을 갖추면서 다각화된 전력 생산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캘파인 인수를 통해 컨스털레이션은 총 60GW 이상의 발전 용량을 확보하게 되면서 미국 내 최대 전력 생산 업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GW의 원자력 용량을 갖춘 상태에서, 천연가스 발전용량 및 지열 에너지 용량을 각각 최소 25GW, 1.5GW 가량씩 추가로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 다. 이 전략적 움직임은 특히 텍사스와 같이 전력 수요가 큰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를 크게 넓힐 전망이다. 이번 인수로 인해 20% 이상의 주당순이익 증가와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의 배경에는 원자력 발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기본 전력을 일관되게 출력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운영의 경직성 때문에 원자력 발전 기업은 전력수요가 높은 기간에도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가격 상승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반면 천연가스 발전은 수급 조절이 용이하며,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이 대응하기 어려운 고가격 시장에서 가격의 상한선을 결정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에너지 믹스의 이점
캘파인 인수를 계기로 해서 컨스털레이션 에너지는 기존 전력 시장의 역학도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컨스털레이션은 항시 가동 중인 원자력 설비와 더불어 유동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천연가스 자산도 상당 수준 갖춘 기업이 되었다. 이 두 에너지 공급을 최적화함으로써, 컨스털레이션은 이제 여러 시장에서 더욱 주도적인 시장 참여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즉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로 단순히 지리적 범위를 확장하는 것 이상으로, 회사 역량의 근본적인 개선을 통해 다양한 시장 상황과 수요조건에서도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컨스털레이션은 AI 데이터 센터 붐을 이끌고 있으며, 2030년대까지 상당한 전기 수요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말까지 데이터 센터 는 미국 내 전체 전기 소비의 9%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2024년의 추정치인 4%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맥락에서 회사의 원자력 자산은 점점 더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컨스털레이션과 원자력 발전소인 스리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로부터 20년간 전력을 공급받는 장기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계약은 MWh당 고정 110 ~115달러로 현재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되었다. 컨스털레이션은 스리마일 아일랜드의 재가동 및 완전 상업 운영에 이르기까지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스털레이션이 탄소 무배출 전력에서 단단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최근 맺은 여러 계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컨스털레이션은 13개 연방정부 기관에 원자력을 공급하는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2025년부터 10년간 매년 약 100만 MWh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1억 7,200만 달러 규모의 에너지 절약 사업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콴타 서비스(Quanta Services)
전력 공급망 전반의 성장을 이끄는 기업
콴타 서비스는 북미 최고의 특수 인프라 기업으로, 전력망 현대화와 재생 에너지 통합 사업이 만나는 교차점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콴타 서비스는 전통적인 유틸리티 인프라부터 최첨단 재생에너지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역량을 갖추고, 전력 전달 및 재생 에너지 시장에서 선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결과 콴타는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 엑셀 에너지(Xcel Energy), 서던 컴퍼니(Southern Company), 넥스트라 에너지(Nextra Energy), 듀크 에너지(Duke Energy)와 같은 주요 미국 통신 제공업체, 유틸리티, 재생 에너지 개발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콴타가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는 상당히 크다. 미국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전력 회사들이 2024년 연 1,860억 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전체 시장 가운데, 콴타는 연 1,560억 달러 규모까지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1,560억 가운데 약 65%는 숙련된 인력 및 장비 수요에서, 25%는 자재 및 공급망 솔루션에서 비롯될 것으로 보인다. 콴타는 핵심 솔루션 제공을 통해 1,170억 달러 규모의 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참고로 콴타의 전력 부문 매출은 전체 접근 가능시장 대비 침투율이 10% 미만에 불과한 상태로, 향후 큰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여진다.
시급한 전력망 현대화
미국의 전력망 현대화는 몇십년에 걸쳐 장기간 이루어질 흐름으로 보인다. 블룸 버그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력 산업의 지속적인 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전력망 인프라에 1조 달러 가량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2022년부터 2042년 사이에 송전선 9만 6천 마일을 교체하기 위해 약 2,400억 달러 가량이 투자 될 예정이다. 이 거대한 인프라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미국 전력망이 현재 얼마나 노후된 상태인지를 보여준다. 실제 미국의 송전 인프라 상당수는 사용된 지 50~80년 가까이 된 상황이다.
2024년, 콴타는 데이터 센터 인프라의 급속한 성장에 대응하고자 전략적으로 약 15억 4천만 달러에 전기 인프라 솔루션 업체인 쿠퍼티노(Cupertino)를 인수했다. 이 인수를 통해 콴타는 자사의 인프라 역량에 쿠퍼티노가 지닌 대규모 데이터 센터용 모듈식 전기 시스템 제조 역량까지 흡수하게 되었다. 쿠퍼티노가 현재까지 설계 및 설치 서비스를 제공한 데이터 센터의 총면적이 2천만㎡에 달하는 만큼, 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대규모의, 전문화된 역량을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센터에 대한 전력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콴타는 이번 인수로 확장되는 디지 털 인프라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튼 코퍼레이션(Eaton Corporation)
전방위 전력 관리 솔루션 제공업체
이튼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전력 관리 기술 및 솔루션 제공업체 중 하나로 유틸리티, 산업, 상업, 모빌리티 시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튼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 송전, 배전 및 제어 시스템, 전기차 충전 시스템, 변압기, 고급 계량 인프라, 전기 공학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틸리티, 데이터 센터, 제조 공장, 전기차 등 최종 시장(end market)관련 전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영역에서 다양한 제품군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튼 역시 이러한 흐름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최종 시장 매출은 2024년 기준 이튼의 전체 매출 가운데 43%를 차지하며, 2025년에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미국 전력화 관련, 이튼이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시장 규모는 2019년 24억 달러에서 2024년 86억 달러까지, 지난 5년간 연평 균 29%씩 빠르게 증가했다.
데이터 센터는 이튼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최종 시장 영역 가운데 하나이다. 이튼이 제공하는 광범위한 전력 관리 역량과 서비스에는 그리드와 데이터 센터 간의 양방향 전력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센터 전력망’ (Data Centers as a Grid) 기술이 포함된다. 양방향 전력 흐름이란, 전력이 그리드에서 데이터 센터로 흐를 뿐만 아니라, 전기 사용이 적을 때 데이터 센터에서 다시 그리드로 흐를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솔루션은 데이터 센터 운영자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전력 공급을 유지하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데이터 센터 붐 수혜 예상
2024년 이튼의 데이터 센터 매출은 전년대비 45% 성장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 센터 및(컴퓨팅 자원이 여러 위치에 걸쳐 물리적으로 분산된) 분산 IT 최종 시장의 비중은 2023년 전체 매출의 14%에서 2024년 17%까지 증가했다. 이튼은 2025년 미국 하이퍼 스케일러(대규모 IT 인프라 및 자원 운영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자본 지출이 전년대비 35% 증가한 2,95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이튼의 입장에서 향후 중요한 수익창출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2025년 2월, 이튼은 삼상 변압기(three phase transformer) 생산을 위해 미국 내 세 번째 공장을 지을 예정이고 여기에 3억 4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압장치는 데이터 센터 전력 공급뿐 아니라 미국 전력망 인프라의 현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변압기 공급망 전반에 걸쳐 병목 현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변압기 주문에서 실제 인도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2021년 약 50주에서 2024년 120주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튼의 새 생산시설은 노스캐롤라 이나주 존스빌에 위치할 예정이며 2027년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이후, 이튼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미국 전역에 전기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었다. 이튼은 현재 변압기 시설 외에도, 전압 조절기, 스위치 기어 및 스위치 보드, 차단기, 지하 보호 커넥터 등까지 자사의 제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차세대 원자로 개발 선두주자
뉴스케일 파워는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를 개발하며 차세대 원자력 발전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기업이다. 소형 모듈식 원자로는 하나의 원자로에서 최대 3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첨단 원자로로, 소형 및 모듈형 설계 덕분에 전통적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고, 건설 속도 및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기존 발전소의 3분의 1보다 작은 규모로 설비 구축이 가능해 비용을 절감하고 건설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형 모듈식 원자로는 미국 내에서 2030년경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뉴스케일이 미국원자력 규제위원회(NRC)로부터 소형 모듈식 원자로 설계에 대한 인증을 획득한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뉴스케일은 관련 기술의 안전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소형 모듈식 원자로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뉴스케일은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와 오리건 주립대학의 학문적 협업을 바탕으로 2007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이처럼 뉴스케일은 연구 조직을 모태로 해서, 현재는 미국 소형 모듈식 원자로 시장의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뉴스케일의 원자력 발전 방식은 기존의 전통적인 원자력 개발 방식을 근본 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뉴스케일의 소형 모듈식 원자로는 탄소 배출없이 개별적으로 77㎿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통적인 전력 회사와 더불어 데이터 센터와 같은 새로운 소비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관련 기술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 소형 모듈식 원자로의 총투자 비용은 크게 감소할 것이고 전통적인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점점 더 큰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기술
뉴스케일은 500개가 넘는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당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뉴스케일은 냉각 펌프와 배관 시스템에 내재한 복잡성을 간소화하여, 전력 모듈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완전 제작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과거 원자력 발전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어 왔던 건설 위험 및 일정 지연 위험 등을 줄일 수 있다.
뉴스케일의 기술은 특히 데이터 센터와 AI 컴퓨팅 시설 기반의 새로운 전력 수요에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뉴스케일의 77 모듈을 활용할 경우 데이터 센터는 기존의 전통적인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이면서 탄소 배출 없는 전력 확보가 가능하다.
업계 움직임은 어떨까? 경쟁사인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는 구글 같은 주요 기술기업과 최대 500㎿ 전력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본인 스스로가 소형 모듈식 원자로 기업인 오클로(Oklo)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AI 산업이 핵 기반 솔루션에 전략적으로 큰 관심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뉴스케일은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NRC)에서 승인된 소형 모듈식 원자로 설계가 가능한 유일한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Pedro Palandrani Research Analyst, Global X
현재 Global X에서 성장테마형 ETF와 혁신기술 부문 리서치를 담당하는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베네수엘라의 UCAB를 졸업하고 세일럼 주립대학교의 버톨론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