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의 손해보험사, 시니어 TOP 시설 만들다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5-02-21
일본의 시니어 시설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체들 중에서 손에 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SOMPO 케어다. SOMPO 케어는 일본의 SOMPO 홀딩스의 자회사로 2015년 시니어 시장에 진출하였다. 지난번 칼럼을 통해 일본 베네세스타일 케어를 소개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SOMPO 케어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한다.
[지난 칼럼 보기] 일본 No.1 노인주거 시설의 인기 비결은
◈ 2015년 M&A로 시니어 시장에 진출
◈ 2024년 기준 객실수 1위, 매출액 2위
◈ 전국에 시니어 관련 시설 풀 라인업 보유
손해보험사에서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해 시니어시장에 진출한 SOMPO 케어
SOMPO 홀딩스는 일본 최초의 손해보험사인 SOMPO 재팬을 중심으로 손해보험사업, 해외 보험사업, 생명보험사업, 케어 비즈니스 사업, 디지털 사업 등 5개 부분의 116개의 자회사〮계열사로 구성된 총자산 약 14조 4,602억 엔 규모의 일본 최대의 보험그룹이다. 초고령 사회였던 일본의 상황과 정부의 시니어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배경으로 다양한 민간 기업들이 시니어시장에 뛰어들었는데 SOMPO 그룹도 보험 이외의 다른 수익 창출을 위해 시니어 민간시장에 발을 들였다.
SOMPO 케어는 SOMPO 홀딩스의 자회사로 1997년 설립되었고, 본격적으로 2015년 시장점유율 2위였던 ㈜메시지와 6위인 ㈜와타미를 인수하며 시니어시장에 진출하였다. 현재 직원은 25,225명(24년 3월 기준), 매출액은 1,554억 엔(23년 기준), 객실 수 약 28,800실(24년 7월 기준)로 업계의 TOP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력과 건강 상태에 따라 전국의 시설을 선택하여 갈 수 있도록 풀 라인업 보유
일본 시설의 특징은 자체 브랜드 내에 다양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서 경제력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서 본인에게 맞는 시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SOMPO 케어의 경우도 베네세와 마찬가지로 자체 브랜드 내에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개호형유료노인홈에는
SOMPO 케어 라비레그란(공간과 서비스 모두에서 이상을 추구한 SOMPO 케어의 프래그십 브랜드),
SOMPO 케어 라비레(자신다움을 첫 번째로, 다 직종 팀 케어를 통한 안심과 고품질의 여유로운 생활을 제공하는 케어가 포함된 홈),
SOMPO 케어 솜포노이에(집에서 지낼 때처럼 친근한 환경에서 나다운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개호가 포함된 홈. 비교적 이용하기 편리한 요금 체계로 안심생활을 제공) 3가지 종류가 있고,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과 주택형유료노인홈에는
SOMPO 케어 라비레레지던스(세련된 공간을 특징으로 하는, 고품질의 자유롭고 여유 가득한 시니어 레지던스),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인 SOMPO 케어 솜포노이에S(원룸 맨션에서 생활하는 것 같은 감각으로 자유와 안심의 밸런스를 잘 누릴 수 있는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90%가 임대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토지와 건물 소유주는 따로 있고 전문적인 운영을 SOMPO 케어가 담당한다. 또한 운영이 어려워진 타 시설 인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SOMPO 케어가 운영하는 시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래세대를 위한 노력과 SOMPO 케어 만의 특징
SOMPO 케어의 슬로건은 ‘일본의 개호를 바꾼다. 그리고 미래를 만든다’이다. SOMPO 케어는 슬로건을 모토로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1) 인재 육성을 위한 개호 프라이드 마스터 제도와 SOMPO 케어 유니버시티
SOMPO 케어도 베네세와 마찬가지로 인재 육성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개호 프라이드 마스터 제도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 중에서 1. 개호 프라이드를 가지고 성장 의욕을 가진 사람 2. 마인드, 접대, 개호 의료지식, 기술을 가진 사람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2024년 4월 기준으로 169명이 마스터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업계 최초로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교육 할 수 있는 SOMPO 케어 유니버시티를 만들어 직원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2) 개호직을 아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호(요양)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개호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사람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다. SOMPO 케어에서는 개호직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개호직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선망의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SOMPO류 어린이 식당, 키자니아 도쿄 파빌리온 출전, 개호학습 만화 발행에 대해 소개한다.
SOMPO류 어린이 식당이란 SOMPO 케어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소에서 어린이들이 이용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레크리에이션 등을 하면서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 전국의 약 450개 사업소에서 매월 실시하고 있다. 개호 직원과 함께 식사를 나르거나 정리를 돕는 등의 일을 하기도 하고, 함께 식사하고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교류하며 휠체어 체험 등을 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어르신들에게는 활력을 아이들에게는 개호직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지역의 어린이들이 혼자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에서도 의의가 있다.
어린이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키자니아 도쿄에 어린이들이 개호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배워봄으로써 개호복지사의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출전하였다. ICT를 사용한 돌봄 기술과 휠체어 케어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아이들이 개호복지사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일상적인 스토리를 통해서 개호 일이나 현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어린이 학습 만화를 제작하여 전국의 초등학교 도서관에 기증하였다. 미래세대를 위한 노력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SOMPO 케어 만의 노하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3) 보험사가 가진 장점을 살려 마케팅과 상품을 연계
SOMPO 케어는 일본 최초의 손해보험 회사가 만든 시니어 시설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적극 활용하였고, 대형 보험사로서의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 그리고 전국의 대리점 판매망을 활용하여 입주자들을 모집하여 경쟁력을 갖추었다. 또한 그동안 축적한 대규모 설계사 관리나 교육 노하우를 시니어 시설에도 활용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였다. 개호 사업과 보험사업 간의 연계도 실시하였는데, 간병 보험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들에게 개호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하고, 또한 반대로 개호 사업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은?
2024년 기준 시니어 산업에 진출한 일본의 보험사는 총 7개인데 일본 최초의 손해보험사인 SOMPO 홀딩스의 SOMPO 케어의 경우 객실 수 1위,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대 생명보험기업인 닛폰생명의 경우 매출 1위 기업인 니치이홀딩스(니치이 학관) 인수를 통해 2023년 11월 시니어 산업에 진출하면서 현재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해보험회사와 생명보험회사가 시니어 산업에 진출하여 업계의 1~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생명에서 설립한 공익 재단인 삼성생명 공익재단에서 2001년 시니어타운인 삼성노블카운티를 만들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였고, 최근에는 KB 골든라이프케어, 신한 라이프케어 등이 실버산업에 진출하였다. KB 골든라이프케어의 경우 일본의 SOMPO와 MOU를 맺고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시니어 시장에 진출했지만 수익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인재를 육성하는 일에 힘을 쏟으며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개호 직업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고 소비자들은 SOMPO 케어에서 운영하는 시설을 믿고 선택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간기업에서 시니어 시장에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제는 다자 경쟁구도가 시작될 것이다. 기업이 수익창출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수익창출만을 목표로 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없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면서,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와 고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 SOMPO 케어가 업계의 TOP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음을 우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어느 기업이든 시니어 시장에 진출 할 수 있겠지만 끝까지 사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일본 오카야마현립대학원에서 보건복지학 박사 취득 하였다. 현재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겸임교수,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강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전국의 대표적인 시니어타운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의 사무국장직을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