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받는 남편 있어도 그녀가 일하는 이유는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금 받는 남편 있어도 그녀가 일하는 이유는

글 : 버들치 / 작가 2025-01-31



평온(행복)한 노년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건강일까? 친구(또는 소일거리)일까? 셋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아무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이라고 하는 분은 현실적인 분이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은 초월한 분이다. 당신은 현실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초월한 사람인가? 그럼 나는? 중간이다. 적당히 현실적이고 또 적당히 초월하고 싶다. 돈만 추구하면 속물인 것 같고, 또 돈을 초월하면 무능한 사람으로 비친다. 


은퇴를 앞둔 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살 것인가다. 어디에 살 것인가는 단순히 살고 싶은 곳의 문제가 아니라, 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있는 여력(돈)이 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생활비는 사는 곳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사는 곳이 도시냐 시골이냐에 따라, 강남이냐 강북이냐에 따라, 아파트냐 빌라냐에 따라 생활비와 씀씀이가 다르다. 


나 또한 지금 사는 곳에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인가의 문제로 고민 중이다. 부족한 돈(노후 생활비)에 맞추어 사는 곳을 바꿀 것인지, 아니면 지금 사는 곳에서 계속 살기 위해 돈을 더 벌 것인지의 고민 말이다. 나는 후자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돈을 굴리고(투자하고) 더 오래 일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한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나도 거기에 동의한다. 사는 곳이 바뀌면 안정감이 떨어지고 평온한 일상에 파문이 인다. 시골에 사는 분들이 답답한 도시로 안 오려 하고, 도시에 사는 분들이 갑갑한 시골로 안 가려고 하는 이유다. 나도 갑갑한 시골로 안 내려가기 위해 여러모로 생각하고 방법을 궁리 중이다. 해결 방안은 두 가지다. 있는 돈을 잘 굴리는 것과 현업에서 더 오랫동안 일하는 것. 돈은 오직 돈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나 관심 밖의 것이지 그 외 모든 사람에겐 항상 관심과 결핍의 대상이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돈은 조금 더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


노년에 투자로 돈을 불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밑천이 없어서도 그렇지만 투자를 위한 기본 체력인 학습 능력과 집중력에서도 뒤처지기 때문이다. 투자 기간이 길어야 복리 효과를 볼 수 있기에 투자 기간이 짧은 것 또한 노년의 큰 핸디캡이다. 이래저래 노년의 투자는 쉽지 않다. 


그보단 일할 수 있을 때까지 더 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몸만 성하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임전무퇴의 정신이 필요하다. 요즘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노인 연령의 상향 조정과 정년 연장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또 우리나라도 이제 초고령(65세 인구 20%) 사회로 접어들었다. 좀 더 일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아닌가 생각한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65세가 되면 현업에서 은퇴하고 조용히 살 생각이었다. 65세 이후엔 일 할만 한곳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요즘에 와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 일하는 곳에도 65세 이상 되신 분도 많고 곧 70세가 되는 분들도 꽤 있다. 경비든, 미화 직이든, 주유소 알바든, 개인 정원 관리든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해보겠다는 결심만 있다면 70세 현역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 70세는 과거 70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젊고 건강하다. 전문성만 인정받으면 나이가 중요한 결격 사유가 아니다. 스스로 한계를 지으면 안 될 것 같다. 



군인연금 500만원 받는 남편 있어도 일하는 그녀


일하는 인간을 생각할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고통스러운 노동인가? 아니면 밥벌이를 위한 호구지책인가? 일하는 인간보다는 즐기는 인간, 노는 인간, 공부하는 인간, 사색하는 인간, 여행하는 인간, 만드는 인간, 성취하는 인간이 더 고상하고 멋있어 보이는가? 일하는 인간이 위에 열거한 인간(?)에 비해 처지고 별 볼 일 없는 것 같지만, 아니다. 일은 역설적으로 이 모두를 충족시켜 준다. 


일을 즐기고, 일을 가지고 놀고, 일을 통해 배우고, 일의 의미를 생각하고, 일을 통해 여행하는 새로움을 느끼고, 일을 통해 가치를 만들고, 일을 통해 성취감을 맛본다면 말이다. 그러니까 생각하기에 따라 일만 한 것이 없는 셈이다. 일은 단순히 고통스러운 노동도, 단순한 밥벌이 수단도 아닌 그 이상이다. 일은 보람을 찾고,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을 완성해 나아가는 수단이자 방법이다.


지금 같이 일하는 분 중에 나와 나이와 직급이 같은 여자분이 있다. 남편이 군 장성으로 예편해서 군인연금이 매달 5백만 원 이상 나온다. 그런데도 나와 같이 거친 일을 하고 있다. 아들이 일본 여자와 결혼해서 일본에 살고 있는데 아들 내외가 손주들을 데리고 3개월마다 한국에 들어온다. 손주들이 한국 국적을 유지하려면 그렇게 해야 하는 모양이다. 한국에 온 며느리가 쇼핑할 때 신용카드도 주고 또 돌아갈 때 매번 몇백만 원씩 용돈을 쥐여준다고 한다. 그래야 며느리가 한국에 오는 걸 좋아하고 손주들을 편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며느리의 시집살이는 옛말이다. 이 분이 일이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도 계속 다니는 걸 보면, 힘든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 값어치는 무엇일까? 살아 있다는 생동감일까? 용돈 버는 재미일까?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소속감일까? 



돈, 건강, 친구가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자


평온(행복)한 노년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건강일까? 친구(또는 소일거리)일까? 셋 모두 중요하지만,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가짐에 따라서는 말이다. 마음가짐 하나로 천국이 되기도 하고 또 지옥이 되기도 한다. 헐벗고 굶주림이 없다면 무엇을 더 바라는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돈, 건강, 친구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이 소중한 가치라기보다는 걱정거리이기 때문이다. 돈 없으면 체면 차리고 살 수 없을 텐데라는 걱정, 건강이 시원치 않으면 마음대로 놀러 다닐 수 없을 텐데라는 걱정, 친구가 없으면 외로울 텐데라는 걱정 말이다.


 정말이지 지겹지 않은가? 인생은 필요한 것을 채우는 것보다 필요한 것이 조금 부족해도 견디어 내는, 이른바 존버 정신이 더 필요하다.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 그러나 장점도 있다. 돈을 어떻게 굴리고 불릴까 하는 고민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으니까 말이다. 체력과 건강을 예전으로 되돌리려는 무모한 계획 대신 쇠하는 속도를 줄이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 편하다. 친구가 없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다. 어차피 인간이기 때문에 외롭다. 돈, 건강, 친구가 부족하거나 없어도 궁상을 떨거나 스스로 목 조르는 짓은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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