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의 '골프'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5-01-13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핸디캡 인덱스는 2.8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골프 전문지 ‘골프 다이제스트’가 지난 2017년 미국 골프협회(USGA) 핸디캡 인덱스 정보란에 올라 와 있는 핸디캡 내용을 캡처해 소개한 후 알게 된 사실이다. 최근의 자료는 이보다 낮다. ‘골프 뉴스넷’이라는 매체는 최근 기사에서 트럼프의 핸디캡 인덱스를 2.5라고 소개했다.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지난 8년 동안 트럼프의 골프 실력이 더 좋아졌다는 의미다.
핸디캡 인덱스 2.5면 ‘로 핸디캐퍼’다. 우리나라 골퍼에게는 ‘싱글’(디짓 핸디캐퍼)로 인식되는 영역이다. 말 그대로 초고수다. 스코어로 환산하면 70타대 초반을 기록하는 능력자다. 물론, 핸디캡이 특정 스코어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핸디캡이라는 것은 ‘골퍼의 잠재적 능력치를 수학적 계산을 통해 숫자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클럽 챔피언 19번 등극
대학 시절부터 골프를 즐겼다는 그는 1999년부터 클럽 챔피언에 오를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클럽 챔피언은 소속된 골프클럽(Golf Club)의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대회의 우승자를 말한다.
1999년에 처음으로 트럼프 인터내셔널 웨스트 팜비치 골프클럽의 남자 챔피언에 올랐다. 웨스트 팜비치의 남자 클럽 챔피언은 2001년과 2009년에도 차지 했다. 이외에 트럼프 내셔널 웨스트 체스터 남자 클럽 챔피언 3회(2001, 2012, 2014년), 트럼프 내셔널 웨스트 체스터 시니어 클럽 챔피언 7회(2007~09, 2010, 2012~14년), 트럼프 내셔널 베드민스터 시니어 클럽 챔피언 4회(2011~2014년), 트럼프 인터내셔널 웨스트 팜비치 시니어 클럽 챔피언 2회(2012~2013년)에 올랐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15년동안 모두 19번 클럽 챔피언을 차지했다. 시니어는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대회다.
클럽 챔피언이 된 것은 ‘팩트’지만 과정이 그렇게 투명한 것만은 아니다. 영국에 기반을 둔 골프 전문 매체 ‘투데이스 골퍼’는 트럼프가 회원인 윙드 풋(Winged Foot) 골프클럽 캐디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를 ‘골프장의 펠레’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골프장에서 볼을 ‘드리블 하듯이’ 움직인다는 비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골프 실력은 꽤 좋은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등에 올라온 스윙을 보면 교과서적이지는 않지만 유연성이 좋고 임팩트 감각 또한 뛰어나다. 78세인 나이를 감안하면 거리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시니어 골퍼, 더구나 80세에 가까운 골퍼지만 꾸준한 라운드와 좋은 신체조건, 오랜 구력에 따른 완성도 높은 쇼트 게임을 통해 낮은 스코어를 만들어낸다.
트럼프 골프장 12개
골프장도 20곳이나 보유하고 있다. 첫 골프장은 1996년에 인수했고 2016년까지 지주회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곳의 ‘트럼프 월드’를 건설했다. 1996년 미국 뉴욕 소재 브라이어 클리프마너 컨트리클럽을 가장 먼저 인수했다. 1922년 문을 연 유서 깊은 곳으로 이후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웨스트 체스터로 이름을 바꿨다. 짐 파지오가 리노베이션 을 했다.
‘트럼프’라는 이름을 붙인 골프장은 미국에만 12곳이 있다. 뉴욕(3곳)을 비롯 캘리포니아(1곳), 플로리다(3곳), 뉴저지(3곳), 노스캐롤라이나(1곳), 버지니아주(1곳)에 있다. 해외에는 8곳이 있다. 인도네시아(2곳), 아일랜드(1곳), 푸에르토리코(1곳), 스코틀랜드(2곳), 아랍에미리트(2곳)다.
트럼프는 임기 중 세 곳의 대통령 공식 관저를 가지고 있었다. 뉴욕의 트럼 프타워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그리고 뉴저지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베드민스터다.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베드민스터는 트럼프가 임기동안 ‘여름 백악관’으로 사용한 곳이다. 트럼프 측은 농장 부지였던 이 부동산을 2002년 매입했고 2년 후인 2004년 36홀 골프 코스로 재탄생시켰다. 코스 설계는 당대 최고의 코스 설계가인 톰 파지오와 그 의 사촌인 톰 파지오 주니어가 했다. ‘빨간 벽돌’이 상징인 골프클럽 클럽하우스는 유명한 건축가인 모트 B. 슈미트가 1939년에 설계한 것으로 이전 소유주의 개인 주택이었다. 2009년에는 트럼프의 딸 이방카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열렸다.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 20곳 중 ‘세계 100대 코스’는 단 1개소다. 미국 ‘골프 매거진’ 2023~2024 세계 100대 코스에 트럼프 턴베리(Trump Turnberry) 에일사 코스가 18위에 올라 있다. 개장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 해안에 자리잡은 빼어난 링크스 코스와 고급 리조트를 갖춘 이곳은 트럼프가 2014년에 인수했다. 이곳에서 비회원이 라운드하려면 이제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