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왕국 인도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글 : 비즈니스월드 (BusinessWorld) / 인도 경제지 2025-01-13
인도는 예로부터 차(tea)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나라다. 그러나 최근 인도에서 커피가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며 차의 경쟁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때 소수 인도인만 즐기는 음료로 인식되었던 커피가 빠르게 도시의 MZ 세대들이 선택하는 트렌디한 음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대도시에서부터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대형 카페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고, 커피 전문 바리스타가 등장하면서 커피 원두에 대한 인도인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커피 시장의 급성장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커스텀 마켓 인사이트(Custom Market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까지 인도 커피 시장은 약 1천억 루피(1조 6천억원)라는 놀라운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2024년에서 2032년 사이 연평균성장률(CAGR)은 9.87%에 이를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도 커피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그 원인도 다양하다. 인도 소비자의 취향 변화 및 카페 문화 확산 때문으로 분석되기도 하고, 글로벌 커피회사의 인도 시장 진입, 전문적인 취향의 스페셜 커피가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타타 스타벅스(Tata Starbucks)의 수산트 다시 CEO는 “인도 커피 문화가 지난 몇 십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러한 성장은 인도의 젊은 소비자가 카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고, 여행 및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에 노출된 덕분이다”라고 진단하였다.
인스턴트 커피에서 전문 커피점까지
인도인들은 오랫동안 편리하다는 이유로 인스턴트 커피를 즐겨 마셨다. 이제 커피 애호가들은 전문가가 신선하게 추출해 주는 커피를 찾아다니고, 전문 바리스타가 내놓는 커피의 풍미와 향을 음미하면서 진정한 커피의 맛과 품질을 즐기고 있다.
인도의 커피 원두 생산 업체인 블루 토카이 커피 로스터(Blue Tokai Coffee Roasters)의 시밤 사히 공동창립자는 “인도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과 갓 뽑아낸 신선한 커피의 풍미를 즐기는 두 부류가 공존한다. 인도의 커피 소비자는 이제 커피 추출 방식을 넘어 맛, 품질, 원산지까지 구분해 낼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스턴트 커피의 가장 큰 장점인 편리함도 무시할 수 없다.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여전히 많으며, 인스턴트 커피도 인도 내 커피 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커피 전문점인 팀 호튼스(Tim Hortons)의 타룬 제인 CEO는 “인도인들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인스턴트 커피를 많이 소비했는데, 이제는 여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 가정에는 여전히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제 인도인도 점점 더 커피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더 좋은 경험을 원하며,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커피와 로스팅 방식을 깊이 알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인도의 커피 문화가 서서히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커피 대기업들은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타타 컨슈머 프러덕 트(Tata Consumer Products)의 푸닛 다스 음료부 대표는 “오늘날 커피 소비층은 매우 다양해졌다. 어떤 이들은 인스턴트 커피의 간편함에 매료되어 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새로운 커피 맛을 경험하길 원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소비자 선호에 맞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 및 접근성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부터 커피 애호가까지, 기업은 서로 다른 이들의 입맛과 가격대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커피 시장에는 그만큼 도전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인도의 소비자는 커피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 타타 컨슈머의 푸닛 다스 대표는 “인도 커피 시장에서 2~10 루피 가격대 인스턴트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놀랍게도 소비의 55~60%를 차지한다. 그만큼 가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커피를 가격만으로 선택하지 않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오히려 맛과 취향 때문에 커피를 선택한다. 커피 소비 및 선택에 있어 가격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취향이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다양한 가격대의 커피 상품을 내놓기 위하여 혁신적 전략을 고안해 내고 있다. 블루 토카이의 경우 고객들의 높아진 수준을 만족시키면서도 가격은 최대한 낮은 제품들을 선보이고자 하며,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블루 토카이의 시밤 사히 공동창립자는 “우리 기업의 재무 모델은 고객에게 프리미엄 비용을 전가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단계에서 제품의 품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고품질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소비자가 스페셜티 커피를 보다 친숙하게 여기도록 이끌어 줌으로써, 편리함과 품질 사이의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타타 스타벅스는 인도 소비자가 선호 하는 음료 양에 맞춰 더 작은 사이즈의 피코 컵(Picco Cup)을 출시하였다. 이를 통해 커피를 처음 마시거나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스타벅스 시그니처 음료를 맛볼 수 있도록 하였다. 타타 컨슈머의 푸닛 다스 대표는 “인도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180ml 음료를 선호한다는 점을 반영해, 커피를 처음 마셔보는 사람이나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본인에게 적당한 사이즈의 카푸치노 또는 라떼를 편안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시도는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격 이외에도, 커피회사가 직면한 또 다른 도전 과제는 수세기에 걸쳐 인도 사회에 뿌리내린 차 중심 문화이다. 팀 호튼스의 타룬 제인 CEO는 “커피 관련 사업자와 카페들은 인도의 차 문화를 공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커피 소비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타룬 제인 CEO는 “인도에서 커피 문화가 확장되는 데 또 하나의 어려움은 부동산 이슈이다. 카페는 접근성과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부동산, 자리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도전 과제들 은 기업에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 기도 한다. 인도 소비자들의 커피에 대 한 안목이 높아지게 되면, 커피회사는 제품 차별화, 마케팅, 품질 및 원산지 등에 더욱 많이 투자하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커피회사는 문화 분야의 유명인과 협력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독특한 제품 출시 등 새로운 접근을 통해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
현재 인도에서는 기존 커피 기업과 신흥 기업 모두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타타 컨슈머의 푸닛 다스 대표는 “우리 기업은 다양한 소비자 선호에 맞춰 광범위한 커피 제품군을 제공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다. 여러 혁신적 제품을 선보이는 탄탄한 커피 포트폴리오는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고자하는 우리 기업의 노력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타타 커피는 최근 인기 있는 랩 아티 스트인 아리부(Arivu)와 협력하여 커피 찬가를 만들고 커피에 관한 문화, 장소, 영화, 사랑을 표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인기 TV쇼인 ‘카란과 함께하는 커피’(Koffee with Karan)와 협력하여 타타 커피를 홍보함으로써, 인도의 여러 중소도시까지 타타 커피의 맛을 전할 수 있었다.
블루 토카이의 경우 커피 소비의 경험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시밤 사히 공동창립자는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가 커피 맛을 알리는 것이다. 일터, 집, 쇼핑 공간 등 어디에 있든지 우리의 커피를 맛볼 수 있도록 소규모 커피 교실이나 공동체 모임을 열기도 한다. 또한 우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도의 아티스트를 지원하기도 하며 소비자들이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에서도 카페라는 공간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 경험을 나누는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 회사는 음료를 소비하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카페를 탈바꿈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팀 호튼스의 타룬 제인 CEO는 “최근에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경험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카페는 소비자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사회적 활동을 하며, 회의를 열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한다. 카페는 그 자체로 다양한 특성을 지니며, 음식 및 음료를 제공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라고 강조했다.
타타 컨슈머의 푸닛 다스 대표 역시 “인도의 진화하는 커피 문화는 사람들의 선호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카페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몇 년 사이에 인도 음료 시장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다. 이제는 많은 인도의 소비자들이 커피와 그 다양한 맛을 받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산업의 미래
차는 여전히 인도인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지만, 커피 역시 빠르게 인도인이 선호하는 음료로 떠오르며 어느덧 라이프스타일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어 가고 있다. 인도의 커피 문화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커피회사와 새로 진입한 기업 모두에게 큰 잠재력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 중산층의 증가로 인한 소득의 증가,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경험,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젊은 세대의 트렌드 수용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려 커피에 대한 수요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도에서 커피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과정에 놓여 있다. 팀 호튼스의 타룬 제인 CEO는 “커피는 인도인에게 확실히 새로운 분야다. 몇몇 도시에서는 커피 소비가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고, 인도인들은 여전히 커피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인도인들은 커피 상품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타타 컨슈머의 푸닛 다스 대표 역시 “커피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도시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인도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규모 도시 전역에서도 커피 시장이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 커피 시장은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 카페 문화의 부상, 새로운 기업의 진입 등이 커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인도인들이 커피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받아 들이면서, 커피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질 전망이다.
“인도의 커피 문화는 지난 몇 십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인도의 젊은 소비자는 카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고, 여행 및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커피가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덕분에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인도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커피에 대한 관심으로 다양한 커피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많은 커피회사가 가격 대비 고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즈니스월드 (BusinessWorld) 인도 경제지
1981년 창간된 인도 최대 경제전문 잡지. 미래에셋이 만드는 글로벌 경제잡지 THE SAGE INVESTOR는 2007년, 전신인 ASIA INVESTMENT 시절부터 BusinessWorld 와의 제휴를 통해서 인도 현지의 비즈니스와 산업계 소식을 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