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전같이읽기④] 투자자에게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투자고전같이읽기④] 투자자에게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

글 : 숙향 2024-11-28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Investing: The Last Liberal Art in 2013


- 지은이: 로버트 해그스트롬 Robert G. Hagstrom

- 옮긴이: 박성진

- 출판사: 부크온 / 2017-07 / 355쪽 /  \19,400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제가 아는 한) 워런 버핏에 대한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인 로버트 해그스트롬이 찰리 멍거의 투자철학을 상징하는 ‘격자틀 모형’을 모티브로 쓴 책입니다. 저자의 다양한 분야에 걸친 풍부한 독서량에서 나온 폭넓은 지식 그리고 이를 탁월한 이해력을 통해 다듬어졌을 글솜씨는 독자로 하여금 주식투자에 한정되지 않은 상식의 범위를 넓혀줍니다.


저자는 투자와 유관한 혹은 활용할 수 있는 학문으로 물리학,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철학, 문학, 수학의 7가지 학문을 지정한 다음 많은 사례와 저서, 논문을 인용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고 어떻게/무엇을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독자들이 실행해줄 것을 피력합니다.


한줄 요약으로 공자의 말씀을 옮겼는데, 저자가 이 책에서 일러주고 싶은 핵심이 다독하되 읽는 데서 그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는 데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묘한 것은 2017년에 처음 읽은 이후 지금까지 5독하는 동안 처음에는 쉽게 읽혔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어려워지더라는 겁니다. 쉽게 읽히면서도 내용에 깊이가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7가지 학문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능력을 벗어난 일이지만 감히) 간략하게 살펴봅니다.


1. 물리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인 아이작 뉴턴에 의해 시작된 ‘균형 이론’을 경제학에서 받아들였고, 이 이론은 주식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여 스스로 균형을 잡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2. 생물학

물리학이 ‘균형’이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면 생물학에서는 찰스 다윈이 창시한 ‘진화’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는 지속적인 혁신과 창조적 파괴가 이루어지는 진화 과정으로서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3. 사회학

인간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인간은 ‘군중심리’라는 표현으로 상징되는 어리석은 무리와 이에 반해 다수의 생각이 모였을 때 더 똑똑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대중의 지혜’에 대해 공부합니다.

무리본능과 친구의 성공이 만든 질투심이 빚어낸 탐욕에 의해 전 재산을 날리는 아이작 뉴턴의 (상세한) 실패담을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면서 말이죠.


4. 심리학

심리학을 경제와 결합시켜 ‘행동재무학’을 만들어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주인공입니다.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전제 조건을 바탕으로 형성된 기존 경제학에 대해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시장의 비효율성을 밝힙니다. 인간의 손실회피 심리, 심리회계 등 인간 본성/심리를 이용해서 경제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인간의 감정(직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을 이성으로 한번 더 걸러냄으로써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주가를 자주 파악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투자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히는 등 투자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많은 팁을 얻을 수 있습니다.


5. 철학

균형이론에 갇혀 판단해서는 안 되며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해야 하는 바, 윌리엄 제임스가 주창하는 ‘실용주의’에 답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린 자세를 취하며, 다르게 생각함으로써 배우는 것이 실용주의, 즉 지식이 발전하는 방식이며 격자틀 정신모형을 만들고 활용하는 데 가장 적합한 철학이라는 설명을 덧붙이는데요.

주식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가치투자 측정방법으로 현금흐름할인(DCF)이 최상이 모형이라고 알려졌지만 이를 기준으로 하되 시야를 넓힐 것을 권합니다.


6. 문학

세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독서법을 일러주겠다고 합니다. 모티머 아들러가 쓴, [독서의 기술 How to read a Book]을 독서법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나은 책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독자로 하여금 안목 있는 독서가가 되는 방법을 일러줌으로써 읽은 것을 분석하고, 큰 틀 안에서 그 가치를 평가하고, 자신의 격자틀 정신모형으로 통합하거나 아니면 폐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 실행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7. 수학

‘손 안의 새 한 마리와 숲 속의 새 두 마리 중에서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미래)가치를 계산하는 방법과 확률에 대해 설명하므로 수학에 약한 저와 같은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핏이 얘기했듯이 주식투자를 위해서는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수학만 알면 된다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만 이해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되지 싶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핵심 목표를 주식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다 폭넓게 살펴보고, 그럼으로써 보다 나은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제가 그랬듯이 한 번 읽는 데 그치지 말고 몇 년에 한번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저자가 다듬어서 들려주는 ‘세상 사는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드는데 활용했으면 합니다.

한편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공부하는 방법을 배워 실천한다면 틀림없이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 서는 투자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책에는 많은 유명인이 추천사를 썼는데, 그중 마이클 모부신은 ‘아, 이 책을 25년 전쯤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극찬했는데, 저 역시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기 있어 소개할게요. 얼마 전 이 책 5독을 막 끝낸 시점에 현직 약사인 지인과 식사했는데요. 대화 중에 미국에서 대학 다니는 조카가 향후 진로를 고민하길래 이 책을 추천했다는 겁니다. 이 책의 탁월함에 감탄하고 있던 터라 지인의 현명한 처사와 시기의 절묘함에 놀랐던 일이 생생합니다.



● 밑줄 친 문장


우리 지식에는 한계가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로 ‘안전마진’이다. 나아가 자신이 생각했던 안전마진 자체가 틀릴 수 있기에 이중의 대비책으로 우리는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안전마진 철학’의 필연적인 결과인 것이다. - 옮긴이, 박성진


다양성 실패로 이어지는 정보폭포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의사결정을 내릴 때 발생한다. 이 정보폭포가 경제의 붐, 유행, 패션, 시장 붕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마이클 모부신


철학적인 질문들이 갖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누구나 스스로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는 것과 같다.


모티머 아들러가 제시하는, 수준 높은 독서가가 되는 4단계 질문


1. 전반적으로 무엇에 관한 책인가?

2. 무엇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가?

3. 전반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볼 때 그 글은 맞는 이야기인가?

4. 의의는 무엇인가?


지적 나태라는 죄를 모면하는 사람은 적극적인 사람이다. 그들은 더 경각심이 많고, 더 지적으로 적극적이면서, 피상적인 대답에 만족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직관을 자주 의심한다. 적극적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간단히 말해, 시스템 2사고, 즉 이성이 강하고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 대니얼 카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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