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우승자들
글 : JoinSung / 골프 칼럼리스트 2024-10-22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왼손잡이라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왼손잡이 비율은 세계 평균인 10%에 근접한다. 미국은 우리보다 높은 13%, 영국은 12% 내외로 본다. 중국은 평균보다 한참 낮다. 약 3.5%로 본다.
베이브 루스, 왼손잡이 골프협회 초대 회장
그렇다면 왼손잡이 골퍼는 얼마나 될까? 골프닷컴(golf.com)은 지난 2021년 북미 기준으로 약 5~7%라고 밝혔다. 미국의 골프 인구가 2,500만 명 수준이기 때문에 이 중 약 150만 명 정도다. 골프업계가 추산하는 한국 골프 인구는 약 350만 명 내외. 이 중 왼손잡이 골퍼의 비율은 약 1.5% 내외로 본다.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오른손잡이처럼 스윙하는 선수도 있다. 골프 아이콘 중 한 명인 아널드 파머를 비롯해 벤호건, 닉 프라이스, 커티스 스트레인지, 조니 밀러, 그렉 노먼 그리고 조던 스피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오른손잡이가 된 배경은 장비와 교습 환경 탓이 컸다.
미국에는 왼손잡이 골프협회(The American Lefthanders Golf Association)가 있다. 1932년 발족된 협회 초대 회장은 전설적인 야구선수인 베이브 루스(Babe Ruth, 1895~1948년)였다. 루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1915년 스무살 때 골프에 입문했다.
미국PGA투어 왼손잡이 첫 우승자는 뉴질랜드 출신의 밥 찰스(88세)다. 1963년 미국PGA투어 휴스턴 클래식에서 프레드 호킨스를 누르고 우승했다. 당시 스물일곱 살이었다. 찰스는 같은 해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에서도 우승했다. 그해 디 오픈은 영국 로열 리담 & 세인트 앤 골프 클럽에서 열렸다. 왼손잡이로 미국 PGA 투어, 남자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첫 승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찰스는 프로골프 투어에서 모두 80승을 거뒀다. 뉴질랜드 골프서킷에서 19승, PGA 투어 호주에서 5승, 유러피언 투어 4승 등이며 2008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인 왼손잡이 첫 우승은 1973년에 나왔다. 미국 PGA 투어 쿼드시티 오픈에서의 샘 아담스(78세)였다. 아담스는 이후 미국 이외의 투어에서 2승을 더 보탰다. 아담스가 우승한 1973년 이후 어니 곤잘레스(63세, 미국)가 펜사콜라 오픈에서 우승한 1986년까지 13년 동안 왼손잡이 우승은 나오지 않았다.
레프티, 필 미켈슨
미국 PGA 투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왼손잡이는 미국 골프 미디어가 ‘레프티(Lefty)라고 부르는 필 미켈슨(54세)이다. 미켈슨은 1991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미국 PGA 투어 노던 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했고 1992년 프로 전향 이후 프로 투어에서 모두 57승을 거뒀고 미국 PGA투어는 45승을 쓸어담았다. 왼손잡이로는 미국 PGA 투어 최다승이다.
미켈슨은 메이저 대회에서 5번 우승했지만, 밥 찰스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두 번째’ 왼손잡이는 아니다. 두번째는 2003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마이크 위어(54세, 캐나다)였다.
미켈슨은 2005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두 가지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PGA 챔피언십에서의 첫 왼손잡이 우승, 그리고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첫 왼손잡이 미국인이었다.
남자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중 디 오픈은 밥 찰스(1963년), 마스터스는 마이크 위어(2003년), PGA 챔피언십은 필미켈슨(2005년)이 왼손잡이로 첫 우승했다. US 오픈이 124회를 맞은 올해 브라이슨 디샘보(미국)가 우승하면서 여전히 왼손잡이 어느 누구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미켈슨은 메이저 대회에서 5번 우승했지만 US 오픈과는 인연이 없다. 1992년 2위에 처음 오른 이후 6번이나 2위(공동2위 포함)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의 2위는 2013년이다. 미켈슨이 US 오픈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 마지막 조각을 맞추게 된다. 왼손잡이 첫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이기도 하다.
바타이, 매킨타이어 3승 합작
올해 미국 PGA 투어에서는 두 명의 왼손잡이가 3승을 거뒀다. 한 명은 악사이 바타이(22세, 미국)로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7월 프로 투어 첫승 이후 7개월 만에 승수를 보탰다. 또 다른 한 명은 로버트 매킨타이어(27세, 스코틀랜드)이다. RBC 캐나디언에서 미국 PGA 투어 첫승, 그리고 40여 일 만에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왼손잡이는 브룩 핸더슨(27세, 캐나다)이다. 미국 LPGA 투어에 216번 출전하면서 12승을 거뒀다. 12승 중 메이저 대회는 2승이다. 미국인으로 유일하게 미국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왼손잡이 선수는 보니 브라이언트(80세)다. 1974년 빌브랜치 LPGA 클래식에서 홀리 스테이시 등 4명의 공동 2위에 3타 앞섰다.
JoinSung 골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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