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제친 BYD의 일본 시장 공략법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테슬라 제친 BYD의 일본 시장 공략법

글 : 곤도 다이스케 / 출판업체 고단샤 중국 대표 2024-09-25



중국 최대 NEV 업체인 BYD가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2024년 2분기 BYD는 시장점유율이 25.7%까지 오르며 테슬라의 시장점유율 12%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올해 7월 BYD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약 35만 2천 대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판매 대수는 약 195만 5천 대에 이른다. BYD의 2024년 목표인 400만 대를 달성하는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500만 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1천만 대를 판매하는 토요타가 세계 최대 판매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지만 BYD가 이 속도로 약진한다면 5년 안에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 선두가 될 수도 있다.


아시아 시장 진출 가속화


BYD는 지난 7월 4일, 태국의 동부 라용에서 새로운 자동차 공장의 문을 열었다. BYD로서는 최초의 해외 공장이다. 이곳을 기점으로 7억 명에 가까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시장 개척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동안 일본 자동차가 점령하고 있던 중국 자동차 불모지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태국 공장 완공식에 참석한 BYD 창업자 왕촨푸(Wang Chuanfu) CEO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태국 공장 완공으로 새 창이 열렸다. 우리는 올해 상반기 세계 88개국에서 20만 3천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약 2.7배다. 태국 공장 완공을 계기로 앞으로 브라질, 헝가리, 우즈베키스탄에도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BYD는 지난해 1월, 세계에서 가장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은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신 토요타 · 닛산· 혼다 등 ‘3대 메이커’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기업의 ‘거대한 벽’을 넘어야 한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소비자는 익숙하지 않은 해외 기업의 자동차로 잘 갈아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에 불과하다. 그런 일본 시장에서 BYD는 지난 4월부터 ‘대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일본인이 사랑하는 국민 여배우 나가사와 마사미를 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TV 광고를 방영했다. 그녀가 BYD의 ‘ATTO3’ 등을 시승하며 “아리카모(ありかも, 괜찮을지도 몰라), BYD!”라며 웃는 얼굴로 중얼거리는 광고는 일본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BYD의 심리전으로 읽힌다.


BYD재팬의 CEO 류쉐량(劉学亮)은 일본 시장의 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일본 자동차 기업이 쌓아온 아성을 빨리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선택지의 하나로서 BYD를 알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리카모, BYD’라는 광고를 내보낸 것이다. 동시에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기계식 주차장에 넣을 수 있도록 높이를 20㎝ 낮추거나, 영유아나 애완동물이 갇혔을 때 경보가 울리도록 하거나 하는 것이다.”


BYD의 궁극적인 목표


중국 시장은 올해 신차 판매의 40%가 NEV로써, 내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의 신차 판매의 약 3분의 1이 전기차인 만큼 BYD는 일본도 머지않아 자연스레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쉐량은 일본 시장 공략에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에서는 버스업계에서 먼저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10년 전 우리가 일본 버스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반응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현재 일본 버스 신차의 70%가 BYD의 전기 버스이다. 지금 우리는 일본 전국에 BYD 판매점을 100여 곳 설치해 시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씩 쌓아가면 될 것이다.”


류쉐량이 판매 대수보다 더 강조한 것은 자동차 라이프의 변화였다. BYD의 전기차를 편안한 나만의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소비자가 BYD의 전기차를 하나의 ‘방’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부엌, 침실 같은 개념으로, 편안한 나만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소비자가 만약 부부 싸움을 했다면 BYD의 자동차는 개인 노래방이 될 수 있다(웃음).”


코로나19 사태 전 중국 광둥성의 BYD 본사를 찾았을 때 창업자인 왕촨푸는 이런 말을 했다.


“20세기 때처럼 21세기에도 휘발유차가 세계 자동차의 중심이라면 우리는 패배자다. 하지만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변한다면 승자는 우리가 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4,390만 대이다. 그중 NEV는 739만 대로, 전체의 16.8%를 차지한다. 그의 말처럼 세계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의 시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정치의 물결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EV 반대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으로 돌아온다면 세계 EV의 조류도 바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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