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에 등장한 일잘러의 정체, 알고보니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실버타운에 등장한 일잘러의 정체, 알고보니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4-08-21



사람들은 로봇(robot) 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를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무엇을 연상하였는가? 어린아이들은 로보카폴리를 떠올릴 수도 있고, 어른들은 “I’ll be back”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터미네이터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또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핫 한‘이모님’인 로봇청소기는 어떤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해 주다니! 필자도 꼭 구입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휴게소에서 신기해서 사 먹어 본 로봇 커피도 생각난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로봇이 만들어준 커피는 뭔가 특별할 것 같아’라는 호기심에 결제를 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생활에 로봇은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 로봇(robot)의 어원은 체코어 robota에서 왔다고 한다. 일한다는 뜻이다. 일하는 노동자(robot)는 사회복지 영역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까?


사회복지 영역에서의 로봇 활용


최근 들어서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시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을 대상으로 ‘반려 로봇’을 지난해 430대 보급했는데 2024년 추가로 50대를 더 지원한다. ‘배설 케어 로봇’ 2대도 서울 시립 요양원에서 시범 운영 중이라고 한다. 경남 의령군에서도 6월 반려로봇 ‘홍이’를 고독사 위험 노인들에게 배포하였다. 양방향 대화도 가능하고 24시간 관제센터에서 응급상황 확인을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기능도 있다.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을 수 있도록 안내도 가능하다. 의령군 이외에도 순천, 산청, 거제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반려로봇 보급에 나서고 있다. 


실버타운에 등장한 새로운 노동자(robot)


실버타운에서는 아직 로봇이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선구적으로 다양한 로봇을 도입한 실버타운이 있다. 바로 유당마을이다. 소비자들에게는 1988년 우리나라 최초의 실버타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당마을에서는 서빙 로봇, 치매예방 로봇, 이송로봇, 웨어러블 로봇 4종류의 로봇을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얼마 전 유당마을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서빙 로봇이 열심히 입주자 주변을 돌면서 추가 반찬을 서빙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식사는 본인이 직접 받아와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추가 반찬의 경우 서빙 로봇이 배식을 담당한다. 서빙 로봇 덕분에 입주자들이 추가 반찬을 직접 가지러 가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로봇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OO” OO에 들어갈 낱말은 무엇인가? 등 인지 기능 훈련을 로봇과 함께 실시한다. 입주자들 반응도 꽤 좋다고 한다.


유당마을 내에서 운영 중인 케어 홈에서는 이승 보조 로봇 허그(HUG)를 도입하였다. 사람을 안아서 일으킬 때 케어하는 사람의 신체에 무리가 가기 마련인데 허그는 사용자 올리기, 이동, 사용자 내리기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리모컨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로봇이 요양보호사를 보조하는 노동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보행 훈련이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도 2대나 도입하였다. 웨어러블 로봇을 차고 보행을 하면 근력이 약한 사람도 로봇의 보조력을 통해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로봇과 연동되는 앱을 통해 운동량 체크도 가능하다. 웨어러블 로봇은 삼성노블카운티 프리미엄 요양원 너싱홈에서도 사용중이다. 요양원에서 도입한 것은 삼성노블카운티가 최초다. 









 

일본은 로봇 지원금을 준다는데?


일본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호 현장에 기술 기기 도입에 따른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버타운 영역에 해당되는 개호형유료노인홈의 경우도 신청이 가능하다. 지원금은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른데 예를 들어 오사카의 경우 개호 로봇 도입에 따른 비용의 3/4을 지원한다. 개호 로봇 1대의 상한액은 이송 개호 또는 목욕 보조 기구는 100만 엔, 그 외 개호 로봇은 30만 엔이며, 개호 시설별 조성 신청액은 최대 500만 엔까지 지원해 준다. 우리나라 실버타운의 경우는 시설에서 자체적인 비용을 들여서 개별 구입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로봇 지원금을 지원해 준다면 케어가 필요한 시니어들에게 훨씬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로봇의 확대는 진정한 휴먼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


한국도 앞으로 점점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는 날이 올 것임은 분명하다. 이동을 보조해 주는 로봇, 인지 기능 훈련을 담당해 주는 로봇, 집안일을 해주는 로봇, 24시간 응급상황이 있는지 살피고 대응을 해주는 로봇 등등등.. 일각에서는 로봇이 발전할수록 사람이 설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로봇의 확대가 진정한 의미의 복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휴먼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복지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진심이 통하는 감정적 교류가 가능한 사람 중심 케어다. 로봇에게 일차원적으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일을 시킨다면, 사람은 그 시간 동안 로봇이 할 수 없는 정신적인 케어에 집중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위의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시니어 복지서비스 역할로서 초기 로봇의 확대는 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앞으로 실버타운에서 새로운 Robot(노동자)의 도움을 받아 입주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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