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고 있는 실버타운은 몇 위 입니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당신이 살고 있는 실버타운은 몇 위 입니까?

글 : 이지희 /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2024-07-27



최근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국의 다양한 실버타운의 특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방송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TVN의 <은퇴설계자들>과 OBS의 <찾아라 마이홈>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프로그램은 하나의 실버타운을 집중적으로 촬영하여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설의 위치, 특징, 식단, 프로그램의 종류, 다양한 부대시설, 생활공간 등 홈페이지에서 텍스트로 보는 것보다 확실히 시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TV프로그램과 더불어 유튜브나 개별 블로그에서도 실버타운을 소개하는 채널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특히 유튜브나 블로그의 경우는 해외에서도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거주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된다. 그런데 일부 유튜브 채널과 블로거들이 소개하는 실버타운 소개 방식에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 실버타운에 등급을 부여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과연 실버타운에는 등급이 존재할까?


필자는 실버타운에 등급을 부여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것에 반대한다. 시설은 입주 대상자나 입지, 서비스 목표 등에 따라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그래야만 한다. 예를 들어 의료 서비스는 어르신들에게 중요한 요소인데 시설 인접 지역에 의료시설이 많은 경우 굳이 시설 내에 의료시설을 입지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주변의 의료시설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데 시설에 또 다른 의료시설을 설치해서 건축비나 인건비 등을 높이는 것은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일 수 있다. 


반면에 주변에 의료시설이 없다면 의료시설 설치가 꼭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의료시설을 설치했다고 좋은 시설이다 아니다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그에 대해 평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되거나 불필요한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평가는 소비자 선택의 기준으로만 기능하게 해야 하는 것이지 순위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버타운이 24시간 생활하는 생활시설이라는 것도 등급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텔은 3성급, 5성급 등 등급이 있지만 이곳은 계속 생활하는 시설이 아닌 며칠 이용하는 이용시설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버타운은 24시간 365일 생활하는 주거공간이면서 생활시설이기 때문에 등급이나 순위를 부여 했을 때 그곳에서 생활하는 입주자들에게 낙인효과를 줄 수 있다. A 실버타운은 몇 등급, 몇 위라는 순위를 부여하게 되면 A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는 입주자들도 동일하게 몇 등급 시설에 살고 있는 노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애당초 실버타운은 규모, 지역, 시설별 특징 등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세대수, 입지, 프로그램, 비용 등을 가지고 일률적으로 평가를 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일본의 유료노인홈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일본의 유료노인홈은 2023년 기준 1만 7천 개 이상이다. 이렇게 많은 시설들 중에 소비자는 자신에게 맞는 시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시설의 경우 실제로 직접 살면서 서비스를 받아보지 않으면 그 시설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일본은 전국유료노인홈협회의 제3자 평가 제도라는 것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시설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는 하드웨어에 대한 평가가 아닌 ‘서비스’에 대한 평가이다. 일본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평가 지표에 대한 내용을 <표 1>과 <표 2>에 정리하였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서 A, B, C의 3가지 레벨로 평가하고 있는데, B가 법령 등을 준수하면서 적절한 수준, 이보다 더 뛰어나면 A, 또한 B 수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를 C로 하고 있다. 이렇게 제3자가 평가한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시설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소비자들은 선택에 도움을 받는다. 


이렇듯 각 시설들이 정부가 제시한 법적 기준과 유료노인홈 표준 지도 지침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시설 나름대로 기준보다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에 염두한 평가라는 것이다. 또한 입주자에 따라서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고, 유료노인홈의 각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A 평가 항목의 합계 수가 많은 것이 우열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종합 평점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질


우리나라의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 등은 홍보를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러한 홍보성 정보에 대해 이해하고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 영상에‘유료’라는 광고성 표시가 되어 있는지, 블로그 등도 자체적인 브랜드 내의 시설을 소개하는 글은 아닌지, 소정의 비용을 받고 작성되었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세대수가 많은 것, 가성비가 좋은 것, 병원까지 거리가 가까운 것,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 등의 기준도 결국 그 실버타운에 사는 사람이 만족하지 못하면 소용없는 기준일 뿐이다. 


재밌는 것은 실제로 실버타운 마케팅 차원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신문광고, 유튜브 광고가 아닌 실제로 살아본 사람들이 만족하여 지인에게 소개하는‘구전’이라는 것이다. 가장 정확한 평가는 살아본 사람이 할 수 있다. 5성급 호텔에 묵었는데 만족을 못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박한 민박집에 묵어도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비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기준을 정하여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OO 한 실버타운 1순위, 2순위, 3순위". "이 실버타운은 몇 등급에 해당됨". 이런 광고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현혹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또한 지금 실버타운에서 거주하고 있는 입주자들도 이런 등급이나 순위에 연연하지 말자. 여러분이 현재 살고 있는 실버타운에 만족한다면 그 실버타운이 최고의 실버타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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