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논란이 놓치고 있는 것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금투세 논란이 놓치고 있는 것들

글 : 이상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2024-07-16



금투세 논란이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쪽에서는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증시가 더 힘겨워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편에선 주식투자로 연 5천만 원 이상을 버는 개미 투자자들이 몇 명이나 되느냐며 괜한 공포심을 조장하지 말라고 한다. 여기에 자녀 명의 계좌에서 100만 원 이상의 양도차익이 발생하면, 연말정산 시 인적공제에서 제외된다는 내용까지 등장하면서 금투세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사실 현재로서는 어느 쪽 말이 맞을지는 알 수 없다. 아직 도입되지 않은 제도이기에 그 결과를 미리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논란이 ‘부자 감세’ ‘공포심 조장’과 같은 정치적 프레임으로 인해 정말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장'에서 돈을 벌고 있는가? 


세금은 돈을 벌어야 내는 것이다. 돈을 벌지 않으면 세금은 없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얼마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흔히 하는 말로 ‘국장’에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가. 최근 10년 간 주요 국가들의 증시를 살펴보면, 중국과 한국이 가장 안 좋다. 그러니 지능(?)이 뛰어난 투자자들은 국장을 떠나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고, 국장에 남아 있는 투자들은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만 남았다. 국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다시 말해, 5천만 원 이상 버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논리는 어딘가 이상하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세금 이전에 국장이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금은 이 전제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대다수 사람이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는 것이 정말 사회 평등이나 분배에 도움이 될까.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연금 등 각 연기금의 주인은 누구인가도 생각해 보자. 결국 이들 기금은 국민 개개인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들이다. 매월 급여 등에서 빠져나간 돈이 모여서 만들어진 게 연기금이다. 최근 수익률이 괜찮은 연기금들은 국장 비율을 줄이고 해외나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행동이다.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더 내기 위해서는 국장을 멀리(?)해야만 했다. 국장을 통해서 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감 확보가 우선 


논의의 초점을 우선 한국 증시에서도 개인투자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신뢰감을 확보하는데 두어야 한다. 지배주주가 개인투자자들의 이익을 빼앗아 가지 않고, 기업들은 성장의 과실을 주주들과 공유해야 하며, 정부는 이런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그 이름이 밸류업이든 뭐든 상관없다. 요점은 국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도록 제도와 인센티브가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자산의 경합성’이라는 관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간에는 서로 경쟁한다. 한쪽에 과도한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주면, 그쪽으로 돈이 이동한다.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손가락질하느냐로 전 세계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이다.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굳이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한국 증시도 이젠 다른 나라 증시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개인들도 과거와 달리 경쟁력 떨어지는 나라나 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과연 국장은 경쟁력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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