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에서 우리는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가상세계에서 우리는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글 : 박창영 / '씨네프레소(영화 속 인생 상담소)' 저자, 매일경제 컨슈머마켓부 기자 2024-07-05

누구와도 헤어질 필요가 없는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죽은 이를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미국 중국 등 AI 경쟁력이 높은 국가에선 고인을 디지털 공간에 되살리는 ‘데드봇’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데드봇을 활용하면 고인이 장례에서 추모객을 위한 메시지를 남기거나, 세상을 떠난 창업자가 직원들을 격려할 수도 있죠. 가상세계에 아바타를 남기려는 노력은 비단 고인을 추모하는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떠나간 연인을 AI 세계에 소환해 외로움을 달래기도 한다는데요. 사랑하는 이를 AI로 부활시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미래 세상.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요? 





<원더랜드> 포스터.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더랜드

딸을 떠나기 싫어서 AI로 다시 태어난 엄마


‘원더랜드’는 영화 속에서 유행하는 AI 서비스의 이름입니다. 사람들은 고인을 가상세계인 원더랜드에 복원해 스마트폰으로 영상 통화를 하는데요. 이 원더랜드 서비스에 주인공 바이리(탕웨이)는 본인의 사망을 앞두고 가입합니다. 어린 딸에게 엄마가 없다는 상실감을 안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원더랜드 속 바이리는 고고학자라서 딸에게 오랫동안 돌아가지 못한다는 설정을 갖고, 영상 통화로만 딸과 교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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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바이리(오른쪽)는 죽기 직전 원더랜드 서비스에 가입한다. 

어린 딸이 상실감을 느낄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딸이 느끼는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는데요. 딸은 엄마가 자신을 보러 잠깐 귀국할 짬도 내지 않는다는 데서 서운함을 갖습니다. 바이리는 딸에게 당장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품지만,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죠. 

영화는 바이리 외에도 각자의 사연 때문에 고인을 AI로 살려낸 여러 인물을 그립니다. 등장인물들은 각각 어느 시점에서 어려움을 겪는데요. 아마도 그건 사랑하는 이를 추모하는 과정은 인간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에 해당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첨단 기술로 슬픔의 시간을 잠시 미룰 수는 있어도, 완전히 삭제해버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죠. 


<원더랜드>를 볼 수 있는 OTT: 네이버 시리즈온, 애플TV, U+모바일tv(전부 단건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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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 포스터.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


레디 플레이어 원

빈털터리 현실 잊고 싶어, 오늘도 메타버스에 접속합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이 그리는 시간은 <원더랜드>보다 훨씬 먼 미래입니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접속하는 세상 ‘오아시스’가 얼마나 사실적인지 시민들은 이미 그 안에서의 자아를 더 중요시할 정도입니다. 오아시스 안에서 멋진 사람이 되는 데 시간과 자원을 대거 투입합니다. 그 가운데 현실의 자신은 더욱 초라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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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VR 기기는 시민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방해한다. 

[사진 제공=워너브러더스]


주인공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또한 오아시스 속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중 현실을 직면하게 됩니다. 시민들이 메타버스에서의 작은 성취에 매몰된 동안 거대자본은 이와 같은 상황을 악용해 더 많은 부를 독식해온 것이었죠. 영화는 우리가 가상현실과 AI 등 첨단 서비스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경고하는 듯합니다. 우리가 신 기술의 화려함에 도취돼 있는 동안 누가 진짜 세계에서 이익을 보고 있는지 주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볼 수 있는 OTT: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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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포스터. [사진 제공=그린나래미디어]


원더

가상세계, 어색해진 사이 회복하는 징검다리 되기도


주인공 어기는 안면기형으로 수 차례 수술을 받은 아이입니다. 집에서만 지내던 어기가 일반 학교에 가게 되면서 본인뿐 아니라 엄마(줄리아 로버츠)와 아빠(오웬 윌슨)까지 걱정이 많은데요. 혹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염려했던 거죠. 그렇지만 어기는 학급에 순조롭게 스며듭니다. 학교 생활을 즐기기까지 하는데요. 여기엔 노아라는 단짝 친구를 사귄 것이 큰 영향을 미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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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에 걱정이 많았던 어기(왼쪽)는 노아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며 사회에 적응해나간다. 

[사진 제공=그린나래미디어]


그러나 어기와 노아 사이에는 사소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는 힘든 오해가 생기는데요. 앞서 두 친구는 서로의 진심을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에 오해일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대놓고 물어보기는 껄끄러운 상황이 되죠. 이때 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게 게임 ‘마인크래프트’입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 상대방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둘은 화해하게 되죠. 가상 세계가 실생활의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만 미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우리가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현실 인간관계의 보조도구가 될 수도 있단 것이죠. 


<원더>를 볼 수 있는 OTT: 티빙, 왓챠, U+모바일tv


*감상 가능한 OTT 정보는 6월 28일 기준으로,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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