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이면 누릴 수 있는 공짜, 할인 혜택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65세 이상이면 누릴 수 있는 공짜, 할인 혜택

글 : 송양민 / 가천대학교 명예교수 2024-07-03

지난 2월 직장에서 은퇴한 후, 필자는 줄곧 시골집에 머물면서 ‘하루종일 놀기’로 소일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을 숲길을 강아지와 함께 40분가량 산책한 뒤,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면사무소 옆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가량 가벼운 운동을 한다. 이어 동네도서관에 가서 신문과 잡지를 보거나 서가 책을 무작위로 꺼내 읽다가 오후 1시쯤 집에 돌아온다. 


점심은 웬만하면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시내 식당에서 도시락 용기에 넣어 사와 아내와 적당히 나눠 먹는다. 필자의 은퇴 시점과 동시에 아내도 은퇴한 것으로 간주하여, 아내가 요리하기 싫어하면 이 원칙을 지키기로 합의했다. 오후에는 유튜브(주로 역사와 종교, 음악 콘텐츠)를 들으면서 마당 정원 손질하기, 잔디 풀 뽑기, 화분 꽃 갈이 등으로 소일하고 낮잠을 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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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정원에서 건너편 산을 쳐다보며 1시간가량 ‘멍때리기’를 한 다음, 오후 햇볕에 바짝 마른 잔디에 물을 주거나 강아지와 놀아 준다. 필자의 시골집에는 딸아이가 가져다 놓은 비숑과 푸들, 두 마리의 강아지가 함께 살고 있다. 밤에는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유튜브를 보며 빈둥거리다가 잠이 오면 그냥 잔다. 아직 특별한 계획도 없고 해서, 당분간 이런 ‘느린 삶(slow life)’을 조금 더 살아보고 싶다. 


필자는 요즘 돈벌이(소득 취득)를 목적으로 더 이상의 일은 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은퇴 생활에 들어간 것이 분명하다. 은퇴 생활에 들어서면, 여유시간은 갈수록 많아지고, 모아놓은 돈은 갈수록 줄어드는 게 진리(眞理)이다. 넉넉하지 않은 연금(年金)에 의존하여 생활하려면 씀씀이를 줄이는 게 최선이다. 바로 지출의 군살을 빼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적은 비용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제도), 문화공연, 공공시설, 자연자원이 많다. 필자는 이런 제도와 공공시설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은퇴 후, 서울 시내 헬스클럽 회원권을 팔고, 한 달에 1만8000원 주는 면내 주민체육시설로 옮겼더니 한 달에 30만 원이 절감되었다. 용인 시골에서 서울로 일 보러 갈 때도 1시간 걸리는 자가용 대신에, 2시간 걸리는 지하철과 경전철을 자주 타고 간다. 웬만해선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생활습관을 이렇게 바꾸면 상당한 돈을 절약할 수 있고, 절약한 돈을 나중에 더 좋은 곳(예를 들어 부부 해외여행)에 쓸 수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 MS 창업자는 점심으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겨 먹는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간편한 생활습관이 몸에 밴 탓이다. 간편한 생활습관은 정신건강에도 좋고, 효율적인 경제생활에도 유익하다. 필자가 취득한 가성비 은퇴생활 팁(tip)들을 몇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통신요금 할인 


우리 정부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휴대폰 통신비를 50%(금액으로는 최대 1만 2100원) 할인해주고 있다. 절차도 간단하다. 가입 통신사(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령자 할인 혜택을 달라고 말하면 된다. 다만 이 혜택은 기초연금 대상자(전체 고령자의 약 70%)로 제한된다. 따라서 고소득 고령자(소득 상위 30%), 공무원연금 및 사학연금 수령자는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해보면 절감 방법은 있다. 은퇴자들은 현역시절보다 전화 및 데이터 사용량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여기에 적합한 통신요금제를 선택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필자는 현역시절 ○○통신사의 5만7000원 정액제에 가입했었으나, 은퇴 후 2만7000원 정액제로 변경해 통신비를 대폭 줄였다. 통신사들이 개발한 시니어 요금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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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무료 이용 

 

국가가 제공하는 노인복지 제도 가운데 하나로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주민은 인근 주민복지센터 또는 신한은행을 찾아가 “지하철 무료이용 교통카드를 신청하러 왔다”고 말하면 즉시 발급해준다. 경기도 주민은 NH농협 지점(구청, 시청, 읍·면사무소에선 취급하지 않음)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고령자가 이용하는 지하철 무료이용 혜택은 연간 6천억 원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에 큰 재정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료이용 자격을 70세 이상으로 올리자거나, 고소득 고령자들은 혜택 대상에서 빼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 고령자들의 힘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어느 정부도 쉽게 혜택을 축소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철도·항공·여객요금 할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TX, SRT, 새마을호, 무궁화호 기차는 고령자들이 이용할 때 요금을 30% 할인해준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많은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는 할인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국내선 비행기는 10% 요금 할인 혜택이 있고, 국내여객선은 2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서울과 경기도 제외)는 70~7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버스비와 택시비 이용요금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최근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출마자들이 내놓은 선심성 노인복지 공약들이 실천에 옮겨지면서 등장한 혜택들이다.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 민원봉사실에 문의하면 유사한 혜택들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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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비용 경감 혜택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이(齒牙)를 잘 관리해야 한다. 치아가 나쁘면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없게 된다. 60세가 넘으면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체크를 받고, 치아에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바로 고쳐야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우리 정부가 틀니 비용을 70% 지원해주고 있으며, 임플란트는 2개까지 비용을 70% 지원해준다.


고령자가 되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전염병이 돌 때는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고령자들에게 코로나 예방접종 무료, 폐렴 예방주사(23가) 무료, 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 이 가운데 꼭 맞도록 권유하는 주사는 폐렴과 대상포진 예방주사다. 폐렴은 자칫 생명을 잃는 중병(重病)으로 발전할 수 있고, 대상포진은 한번 걸리면 그 고통이 극심하다. 고령자가 두 예방주사를 꼭 맞아야 할 이유다. 


 공공시설·고궁·국립공원 무료이용 


은퇴자들에게 넘쳐나는 것이 시간이다. 그러나 ‘움직이면 돈이 든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럴 이유가 없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문화·자연 공간이 많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이 시설과 공연들은 거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경복궁 덕수궁 등 고궁(古宮), 전국의 국립·공립공원, 국립박물관과 국립미술관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또 국립·공립 국악원의 공연은 50% 할인 혜택이 있고,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연장 입장료도 5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이들 시설의 홈페이지에는 연간 공연 프로그램이 잘 소개되어 있어, 우리가 약간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노년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 수 있다. 


전국 각지 공공도서관(국립, 도립, 시립, 구립)도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소장된 책을 2주가량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다. 공공도서관들은 웬만한 전문도서와 베스트 셀러들을 고루 갖추고 있는 데다, 주말에도 문을 여는 곳들이 많아 책을 읽고 싶은 고령자들에게 아주 좋은 장소라 하겠다. 


 ATM 수수료· 이자소득세 면제 


NH농협, 하나, 우리, 신한, KB국민, IBK기업 등 6개 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건당 500~1000원씩 받는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자행(自行) ATM을 사용하여 출금 및 송금할 때는 물론이고, 타행(他行) ATM을 사용하여 거래할 때도 면제 혜택을 준다. 최근 금융거래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금융IT 이해력이 부족한 고령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서비스이다. 


또 우리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이자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비과세(非課稅) 종합통장’ 가입 혜택을 주고 있다. 은행에 예금하고 받는 이자에는 일반적으로 15.4%의 세금이 붙는데, ‘비과세 종합통장’ 예금에는 이런 세금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비과세 종합통장’ 가입은 국내 모든 금융기관에서 할 수 있다. 다만 이 혜택은 무제한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고, 5000만 원까지가 예금 한도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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