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신 어머니 골절 수술해도 될까요? 못 깨어나시면 어쩌죠?
글 : 이은주 / 요양보호사, 작가, 일본문학번역가 2024-07-04
To 어머니의 골절이 의심되어 걱정이 많으실 C씨
골절은 많은 분들이 조심을 하시지만,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검사를 해도 발견을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골절이 된 상태로 있다가 입원과 함께 수술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드신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통증의 원인을 찾아보지 않고 그대로 두면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 증가 등 전신에 걸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어머니께서 와상인 경우에는 일반 차량을 이용하기 어려우실테니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서 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119는 응급실이 있는 병원 규모로만 이송 가능합니다. 체온이 올라가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보통 37.6도 이상이면 열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집에서 열을 재보시고 고열이라면 지체하지 마시고 지금 바로 병원에 모시고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진단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입원과 수술이 진행되면 병원 침상에서 바른 자세로 장시간 누워있기에 이삼 일이면 욕창이 생기고 맙니다. 병원에서 욕창방지 매트를 대여하는지 알아보시고 대여가 된다면 침상에 까시고, 대여가 안 될 경우에는 집에 있는 욕창방지 매트를 함께 가지고 가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참고로 고령인 경우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작은 움직임에도 골절이 올 수가 있다고 합니다. 골다공증 검사도 함께 하셔서 골다공증 여부에 따라 주사를 맞으시거나 약 처방을 받으시는 것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염증이 있어도 통증이 심하니 염증수치도 체크하시는 게 좋습니다. 염증수치는 혈액검사로도 알 수 있으니 집에서 방문진료를 받으시는 경우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염증수치를 체크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프다는 소리가 비명이 되고, 그 비명 소리로 심장이 조여들기 전에 어서 움직이세요. 수술을 견디실 수 있는지는 차후의 문제에요. 오히려 수술 후 예후가 좋아서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화장실 가기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알부민과 같은 영양제를 맞으실텐데 영양 상태 개선은 물론 체액이 혈관 내에 유지되도록 돕습니다. 알부민은 지방산, 호르몬, 약물 등 다양한 물질을 운반하여 신체의 다양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면역력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체액이 조직으로 빠져나가 생길 수 있는 부종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 알부민 영양제는 단백질 공급원이 됩니다. 이밖에 암환자에게 처방되는 입맛 좋아지는 약이 있는데 식욕촉진제를 처방받으셔서 이삼 일 드시면 식사를 잘 하시며 한결 회복이 빨라지실 겁니다. 두려워 마시고 어머니를 병원부터 모시고 가세요.
이은주 요양보호사, 작가, 일본문학번역가
에세이스트, 일본문학번역가, 요양보호사. 아픈 남동생의 아이들과 아픈 엄마를 돌보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정신없이 살아오는 동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후 할머니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 돌봄과 나눔에 대해서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문학의 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달했다.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동경인연』을 출간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위해 직접 재가 요양보호를 담당한 이야기를 『돌봄의 온도』(헤르츠나인, 2023)가 있다. 인지증으로 고생하는 엄마를 재가 요양보호를 통해 돌보며 번역, 집필 활동과 각종 방송 출연,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좋은책만들기),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엔』(작가정신), 『나는 드럭스토어에 탐닉한다』(갤리온),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열린책들), 『배를 타라』(북폴리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마르코폴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