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영적 산업, 이제 디지털로 확장하다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인도의 영적 산업, 이제 디지털로 확장하다

글 : 비즈니스월드 (BusinessWorld) / 인도 경제지 2024-06-20

external_image


힌두교 가정에서 신생아에게 이름을 부여하는 명명식은 인도에서 중요한 전통 의식으로 꼽힌다. 가족들은 힌두교 성직자에게 신생아 탄생 순간의 태양과 달, 행성을 기반으로 아기의 별자리 운명을 해독하는 임무를 맡긴다. 이 전통 의식을 통해 부모는 신생아의 인생 여정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인도인은 이 최초의 의식을 시작으로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마주칠 때마다 점성술에서 지침을 구한다. 


최근 인도에서는 점성술을 비롯해 예배 의식에 이르기까지, 영적인 분야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젊은 세대까지 점성술이 유행하면서 이러한 디지털 트렌드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점성술 서비스의 디지털화 


가장 일반적인 점성술 서비스는 각 별자리에 대한 주간 또는 월간 운세를 신문에 게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도의 점성술 서비스 역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점차 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1997년부터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2014년 6월에는 거대 통신사 에어셀(Aircel)이 아스트로버디(AstroBuddy)라는 점성술 서비스를 출시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그 후 이데아(Idea), 보다폰 인디아 (VodafoneIndia), 에어텔(Airtel) 등 수많은 경쟁업체가 발빠르게 점성술 상담을 위한 전용 핫라인 번호를 도입했고, 다양한 지역 언어로도 서비스를 출시했다.


보다폰 인디아에서 일하던 헤망 아룬바이 판디트는 퇴사 후 2003년 4월에 점성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네샤스픽스(GaneshaSpeaks)를 설립했다. 그는 “창업 당시 2003년까지만 해도 대형 점성술 업체가 그리 많지 않았다. 당시 우리는 품질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점성술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회상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점성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멜루하(Melooha)의 창립자, 비크람 라브헤는 “당시 인도에서 점성술, 발리우드, 크리켓은 가장 큰 돈을 벌고 있는 분야로 꼽혔다”라고 말하며 이 분야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했다. 


인도의 점성술은 오락의 영역을 넘어 경제 성장을 이끄는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랑, 인간 관계, 경력 관리, 비즈니스 관련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점성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방대한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푸니트 굽타와 안몰 자인이 설립한 점성술 스타트업인 아스트로토크(Astrotalk)는 미디어 플랫폼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점성술과 기술의 융합은 전통적인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선 아스트로토크는 채팅, 라이브 스트리밍, 통화 서비스를 도입하여 이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전에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나 개인적인 인맥에 국한되었던 점성술은 이제 기술 기반 플랫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며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은 밀레니얼 세대까지 끌어들이는 혁신의 물결을 일으켰다.


스타트업과 젊은 세대의 유입


사실 점성술과 같은 영적 분야는 신앙에 기반한 기부금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점성술 시장에 진입하는 스타트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기존 세대는 물론, 젊은 인구층까지 공략하고 있다.


external_image


멜루하의 비크람 라브헤는 “향후 10년안에 인도에서 점성술을 보는 사람 10명 중 4명 이상은 기술 플랫폼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 그룹인 IMARC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영적 서비스 시장은 2023년에 585억 달러 규모에 도달했으며 2028년에는 97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기반의 점성술 서비스 업체인 사이버아스트로(CyberAstro)의 최고운영책임자 J. N. 판데이는 “현재 점성술 시장에서 온라인 점유율은 1/3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5년 이내에 영적 시장의 90%가 디지털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다. 


언제 어디서나 공인된 전문 점성가와 상담할 수 있는 점성술 앱의 등장으로 점성가를 직접 찾아다니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혁명은 점성술을 대중화하여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점성술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제 직업, 결혼 등 인생의 도전에 대한 조언을 손끝에서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전 세계 점성술 시장은 2021년 기준 128억 달러 규모이며, 5.7%의 연평균성장률에 힘입어 2031년에는 22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점성술 서비스 업체인 타라카(Taaraka)의 설립자 지쿠 아브라함은 “점성술에서는 앞으로 온라인 서비스가 단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가 다른 영적 서비스 분야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점성술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점성술 산업의 방대한 잠재력은 디지털 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디(Bodhi)의 아유시 스리바스타바 공동 창립자는 점성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점성술 관련 산업은 현재 80~1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에 근접해 있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다수 생겨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external_image


영적 서비스 영역에서 점성술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선두주자인 아스트로토크는 지난해 64억 루피의 매출을 올렸으며 13억 루피의 수익을 기록했다. 


점성술 앱은 특정 지역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점집과는 달리, 점성술사가 방대한 사용자층에 접근할 수 있어 비즈니스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아스트로파트리(Astropatri)의 알록 바트나가르는 “인터넷이 점성술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인도 인구 14억 명 중 약 50~60%가 점성술을 믿는다. 아직 시장 규모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우리는 몇 년 안에 5천억 루피의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확신했다. 


영적 분야와 관련된 제품의 수요 


인도의 영적 시장은 염주부터 공물, 꽃, 등, 향, 공양 음식과 같은 전통 품목과 점성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이 시장은 문화적, 종교적 관습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오랜 전통과 신념에 의해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external_image


의류부터 식료품까지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 시대에 영적 분야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디지털화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꽃, 공물, 향을 판매하는 사원 주변의 전통 상점 역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사원 투어부터 다양한 영적 의식까지 집에서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사원 관련 상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개인은 지리적 경계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는 사원에 공물을 바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특정 사원에서 공양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쉬워졌으며, 신도들은 문 앞에서 공양 음식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인도 브랜드 자산 재단(India Brand Equity Found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보석 및 주얼리 시장 규모는 2027년에는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석은 아름다운 매력 말고도 형이상학적인 속성으로 점성술에서 매우 중요한 물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보석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행운, 스타일, 웰빙의 상징이다. 인도에서 점성술이 인기를 얻으면서 행운과 번영, 영적 조화를 위한 도구로서 보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점성술에 사용되는 보석의 품질을 정확하게 검사하기 위한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사이버아스트로의 J. N. 판데이 최고운영책임자는 “보석 시장은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표준화와 투명성이 필요하며, 공정한 가격을 보장하고 소비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인증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점성술 사업이 번창하면서 보석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투명성과 신뢰만 보장된다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종교적 명소를 찾는 영적 여행 증가


인도 관광부 데이터에 따르면, 종교 관광은 2022년에 무려 방문객 수 14억 3,900만 명을 기록하며 1조 3,400억 루피의 매출을 창출했다. 매출 증가는 물론, 2030년까지 이 부문은 1억 4천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ternal_image


사원들이 밀집한 우타르프라데시, 마하라슈트라, 마디아라데시, 타밀나두, 비하르, 펀잡, 우타라칸드와 같은 지역에서는 이미 관련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다. 인도 종교 관광 붐은 다양한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창출하여 상당한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또한 인도 내 성지 여행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젊은 세대에서도 영적이고 체험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티루파티 사원, 잠무카슈미르 주의 바이쉬노데비 사원과 같은 종교 유적지는 영적, 문화적 성지로 명성을 얻어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인도 최대 호텔체인 기업인 OYO의 리테시 아가왈 설립자는 “인도의 영적 관광은 향후 5년 동안 크게 성장할 것이며, 아요디아에 람 만디르(Ram Mandir, 인도 정부가 2억 달러 이상을 들여 16세기에 무너진 힌두교 사원을 재건축한 곳) 사원이 개원하며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국내 여행 증가와 영적 관광에 대한 국제적 관심에 힘입어 연말까지 아요디아, 바라나시, 티루파티, 카트라-바이시노데비 등 주요 영적 여행지에 400개의 숙소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고국을 방문할 수 없는 해외 거주 인도인들 사이에서도 영적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니즈에 맞춰 우리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1월에 열린 람 만디르 사원의 성대한 봉헌식은 엄청난 경제적 기회를 제공했다. 인도 정부는 람 만디르 사원이 완공되면 매일 최대 15만 명이 찾는 인도 최대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으며, 이 사원을 위해 공항과 기차역을 새로 지어 오픈했다. 모디 총리는 1월에 1단계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거대한 개관식을 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에 따르면, 람 만디르 사원의 완공은 향후 관광객 유입과 현지 주민의 증가를 이끌어 낼 전망이다. 또한 국내 및 국제 교통망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여 항공, 철도 및 부대 서비스 제공업체에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람 만디르 사원이 위치한 아요디아 지역은 바티칸과 같은 유명 성지 순례지를 뛰어넘어 연간 5천만 명의 신자가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도의 관광 산업은 2047년까지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게다가 해외에 거주하는 방대한 인도 인구는 디지털을 비롯해 영적 관광 산업에 상당한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며, 대규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인도 문화부에서도 주요 힌두교 성지에 대한 예배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웹 포털인 ‘템플(Temple) 360’을 오픈했다. 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신자들은 어디서든 12개의 힌두교 성지 사원을 가상으로 방문하거나 예배를 체험할 수 있어 성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ternal_image


점점 더 커지는 투자 기회 


람 만디르 사원과 인도 문화부의 템플 360 오픈 등 모디 총리가 힌두교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영적 분야에서의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핀테크, D2C, 농업 기술 등 호황을 누리고 있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영적 기술 분야도 투자자의 큰 관심과 함께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는 영적 기술 벤처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점과 더불어, 스타트업에게 충분한 기회가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분야는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투자자에게도 상당한 수익이 기대된다. 


선도적인 벤처 캐피털 회사인 웨이브메이커(Wavemaker)는 2023년 11월 가상 영성 앱 바마(Vama)에 150만 달러 규모의 시드 라운드(seed round)를 주관했다. 이 앱은 신자들에게 푸자(Puja, 힌두교 예배 의식)와 점성술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ternal_image


올해 2월 스타트업 아스트로토크는 뉴욕에 본사를 둔 벤처 캐피털, 레프트 레인 캐피털(Left Lane Capital)로부터 2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아스트로토크는 현재까지 약 166억 루피의 자금을 조달했다. 아스트로토크는 소비자와 점성가를 연결하여 예배 의식은 물론, 출생 운세, 실시간 기도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오픈마켓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 영적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본을 유치하고 규제 환경을 헤쳐 나가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웨이브메이커의 푸옹 트란 투자 책임자는 “영적 기술에서 영성은 매우 개인적, 무형적인 것이다. 영성은 고정된 틀을 벗어난다. 투자자들은 그 복잡성 때문에 투자하기를 주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엘리베이션 캐피털(Elevation Capital)의 마얀크 칸두자 파트너는 “영적 분야의 경우 다른 분야에 비해 투자자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인 것은 맞다. 그러나 우리는 인도에서 영적 체험 및 의식 관련 콘텐츠의 인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도 확장되는 것을 목격했다. 온라인을 향한 사용자 행동의 변화는 시장의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점성술은 매월 수백만 건의 검색이 이루어지며 높은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external_image


점성술 서비스에 대한 매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영적 기술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11억 명의 힌두교 인구와 100만 개의 사원이 있는 인도는 분명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이 분야의 스타트업이 일관된 품질과 고객 만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소비자층이 유입될 것이 분명하다. 



뉴스레터 구독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주 1회 노후준비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이름
  • 이메일
  • 개인정보 수집∙이용

    약관보기
  • 광고성 정보 수신

    약관보기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구독한 이메일 조회로 정보변경이 가능합니다.

  • 신규 이메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뉴스레터를 구독한 이메일 조회로 구독취소가 가능합니다.

  •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