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ATM선보인 세븐 은행의 야망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최첨단 ATM선보인 세븐 은행의 야망

글 : 마츠자키 타카시 / 경제 저널리스트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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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2만 7천 대의 ATM을 세븐일레븐 점포와 공항, 상업시설, 관광지 등에 배치하고 있는 세븐은행이 ATM 개념을 뛰어넘은 새로운 서비스 ‘+Connect’(플러스커넥트)를 시작했다.


640개 제휴 금융기관과의 업무 효율화, 이용자와의 접점 강화를 도모하는 한편으로, 자치체의 업무도 대체해 가겠다는 것이 세븐은행의 구상이다.


2023년 9월부터는 현금카드 이용자가 ATM 화면에서 간단하게 ‘계좌개설 신청’, ‘주소·전화번호 등의 변경 접수’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ATM 창구’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미 지방은행들은 세븐은행의 ATM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후쿠이은행은 세븐은행의 ATM을 활용해 이 은행 계좌의 등록 주소와 전화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후쿠이은행 현금카드와 운전면허증 등 본인 확인 서류가 있으면 은행 지점에 가지 않고도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호쿠리쿠은행도 세븐은행의 ATM 탑재 차량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영업 점포 부지 내에 정차해 둔 ATM 차량에서 ‘마이넘버카드’(일종의 IC카드 신분증) 등을 이용해 10분 정도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이는 점포의 혼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인데 전국 지방은행 중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은행뿐만이 아니다. 구인구직 사이트인 ‘스마잡’을 운영하는 엔트리는 ‘ATM창구’ 서비스를 6월부터 도입한다.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에서 ‘+Connec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외국인이 이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반드시 체류 카드 등을 지참하고 사무실을 방문해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했으나 이제는 ATM에서 바로 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게다가 ATM에서는 영어로도 안내가 되기 때문에 일본어에 서투른 이용자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ATM을 중심으로 한 세븐은행의 구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24년 하반기에는 획기적인 서비스가 예고되어 있다. 고정밀 카메라에 의한 얼굴 인증 기능을 활용한 입출금 서비스다. 이는 현금카드나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세븐은행은 스마트폰 앱으로 입출금이 가능한 ‘스마트폰 AT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앱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있어, ‘얼굴 인증으로 입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는 금융기관에게도 이용자에게도 편리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재해 시에 현금카드, 통장, 인감을 가지고 피난하지 못해도 계좌로부터의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서비스 자체가 재난대응계획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븐은행은 이 밖에도 ‘계좌이체 등록’, ‘마이넘버(일본의 개인 식별번호)신고’, ‘계좌해지’ 등의 기능 추가를 검토 중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것은 모두 4세대의 신형 ‘ATM+’ 덕분이다. 세븐은행은 2019년 9월부터 신형 ATM으로의 대체를 진행해 왔다.


신형 ATM은 2개 화면 탑재, 대형 디스플레이를 채용해서, 인터페이스가 보다 쉬워졌고, 보안기능이나 금융범죄 대응 기능도 강화했다. 고기능 카메라에 의한 얼굴 인증, IC카드 리더나 스캐너 기능을 채용해 다양한 본인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세븐은행의 간부는 “최신 기술을 도입해 보안 대책이나 금융 범죄 대책을 강화했기 때문에, 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또 소비 전력이나 CO2 배출량 삭감으로 환경 문제에도 신경을 썼다. 게다가 AI나 IOT를 활용해서 고장을 사전에 파악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고장이 없는 ATM’을 실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발상을 180도 바꾼 4세대 ATM


세븐은행의 ATM은 현금 거래 요구에 부응하는 친근한 결제 인프라로서 1세대부터 3세대까지는 현금 입출금을 중심으로 한 금융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왔다. ‘속도를 빠르게’, ‘고장률을 낮게’, ‘소비전력을 적게’ 등의 목표를 가지고 기존 기능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4세대부터는 방침이 크게 바뀌었다. 왜냐하면 3세대까지의 개발로 더 이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공을 들였던 지폐의 처리 속도도 이미 한계에 달해 3세대를 능가하는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ATM은 한 세대당 사용기간이 길기 때문에 몇 년 앞의 미래를 내다보는 설계가 필요하다.


이에 세븐은행은 발상을 180도 전환해 지역사회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ATM 개발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갑자기 새로운 발상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이미 세븐은행도 현금 없는 사회가 진전될 것이라는 것까지는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금 없는 사회가 도대체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 앞으로 어떠한 거래 형태가 주류를 차지할 것인지,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 사내에서는 “이 타이밍에 대규모 투자를 해 새로운 ATM 개발을 해도 좋은 것인가”라고 하는 소리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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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ATM의 콘셉트 검토가 시작된 것은 2015년부터다. 이 콘셉트 검토는 그 이전 세대 개발에서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렸다.


ATM은 단지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현금의 보충이나 기기의 유지보수가 상시 필요하다. 게다가 설비 환경이나 보안 등 여러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져야만 비로소 운영이 가능하다. 시스템만 개발한다 해서 잘 돌아가지 않는다. 관련 인력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두 정보를 공유하고 토의를 진행해야 비로소 제대로 개발이 가능하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나온 콘셉트가 ‘이용자의 시간과 수고를 던다’는 것이었다. 편의점 단말기가 가져야 할 보편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시간+편리성’의 제공을 추구하면서도, 현금 없는 사회를 포함한 세상의 격렬한 변화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존재를 목표로 설정했다. 그렇게 해서 신형 ATM의 명칭은 ‘ATM+’로 정해졌다.


신형 ATM 개발이 시작된 것은 2017년. 마침내 설치가 시작된 2019년까지 2년간 지금까지의 ATM 개발에서는 별로 다뤄지지 않았던 아이디어도 많이 시도되었다.


세븐은행과 대형 IT벤더 NEC가 합동팀을 만들어 신형 ATM을 디자인하기 위한 워크그룹을 결성한 것도 그중 하나다. 클라이언트와 개발회사가 혼성 팀을 만들어 진행하는 것은, 은행 IT 부문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AI 도입으로 확산되는 신형 ATM의 가능성


신형 ATM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드리스 결제 시스템에는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세븐은행의 ATM은 얼굴인증 기능이 있는 카메라로 촬영한 이용자의 화상과 IC 리더나 스캐너로 읽은 본인확인 자료(운전면허증, 마이넘버카드, 재류기한카드 등)를 정밀도 높은 인증엔진으로 조회함으로써 범죄수익이전방지법에서 정해진 엄격한 본인확인 업무를 24시간 365일 실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신형 ATM에서 처음 도입된 AI 기술로서 명칭은 ‘NEC the WISE’다. 그중에서도 ‘네오 페이스’(Neo Face)라는 얼굴 인증 기술은 세계 톱 클래스의 성능을 갖고 있다. 2009년부터 2022년 사이에 개최된 미국 NIST(National Institute ofStandards and Technology,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콘테스트 등에서 7회, No.1을 획득. 얼굴 인증의 정밀도와 고속도 알고리즘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나리타 공항의 얼굴 인증 시스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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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ATM에는 얼굴 인증 이외에도 NEC의 최신 기술이 대거 탑재돼 있다. ‘+에리아’라고 불리는, ATM 중간의 작은 화면도 그 하나다. 사용자가 본인 확인을 위해 면허증이나 마이넘버카드를 이 +에리아에 갖다대면 기계가 즉시 사용자를 인식한다.


AI 도입은 얼굴 인증에 그치지 않는다. ATM의 가동률, 현금 수요나 ATM의 고장 예측에 활용하거나 금융 범죄 행위를 자동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철저한 방범 대책을 세우는 데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ATM 개발에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지방 금융기관에는 큰 부담이다. 그만큼 ATM 개발은 섣불리 손을 대기 힘든 큰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미 2만 7천 대의 ATM을 가진 세븐일레븐은 규모의 경제가 주는 메리트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더구나 자력 개발을 주저하는 지방 금융기관은 세븐은행에 큰 시장이다.


세븐은행의 홍보담당자에 의하면 “당장은 지방의 금융기관으로 저변을 넓히고, 그 후는 금융기관 이외의 자치체나 호텔 등의 서비스에도 진출하고 싶다”는 것이 세븐은행의 구상이다.


최첨단 ATM을 도입한 세븐은행이 그 가능성을 어디까지 넓혀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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