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같이 살게 된 노부모님과 행복하게 늙어가려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년 만에 같이 살게 된 노부모님과 행복하게 늙어가려면

글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4-06-13



가족만화 <비빔툰>으로 유명한 홍승우 작가. 그는 현재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발간하는 <투자와연금> 잡지에 "올드(Old)"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하여 벌써 7년째이다. 2010년대 중반 기러기 아빠가 된 작가는 결혼 후 20년만에 노부모님과 함께 살기 시작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만화에 담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케어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중년 작가의 일상 이야기에는 우리나라 중년들이 가족을 부양하며 느끼는 삶의 애환이 녹아있다. "올드"의 첫 시작은 네이버 웹툰이었다. 1990년대 활약했던 작가들의 단편을 마련한 특집에서 "올드"는 10점 만점 중 9.94점을 기록했다. 미처 말로 하지 못하는 부모님에 대한 반성 어린 사랑을 고백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7년에 걸쳐 쌓인 에피소드는 얼마 전 한 권의 단행본으로 묶여져 세상에 나왔다. 출간일이 어버이날이었다. 7년 사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고령화가 진행됐다. "늙어감"이 이제 개인이 아닌 모두의 문제가 된 시대에 등장한, 이토록 따뜻하고 유쾌한 "올드". 그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발간하는 잡지 <투자와연금>에 2018년도부터 <올드>를 연재를 해오셨습니다. 연재를 결심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네이버에 '한국만화 1990'이라는 주제로 단편만화를 그린 적이 있습니다. 단편으로 그리다 보니 더 이야기할 부분들이 많은데 그려 넣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연재 제의가 오셔서 부족 분을 더 그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서 제의에 흔쾌히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올드>는 작가님 본인이 등장하시고, 가족들의 이야기가 가감없이 등장합니다. 일상사가 모두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예전에 한겨레신문에 '비빔툰'이라는 가족만화를 그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제 경험과 가족이야기를 소재로 만화를 그렸는데요, 처음에는 사생활을 그린 것 같아서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가감없는 이야기가 더 독자들에게 더 솔직히 다가갈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그리자고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역시 많은 독자분들이 공감해주셨고, 이번에 올드도

마찬가지로 솔직담백하게 그리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그렸습니다. 이번에는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부담은 예전에 비빔툰 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고도 생각하고요. 기회가 된다면 어머니와 아내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족들도 <올드>를 보았을 것 같은데 반응은 어떠셨나요?


아직 가족들이 올드를 안 보았습니다. ^^ 천만다행으로 가족들이 요즘의 제 만화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더군요. 저도 그게 마음 편합니다. 가족들 이야기인데 너무 관심 가지면 제가 더 불편하더라고요.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볼 일이 있겠지만 당분간은 일부러 보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더 나이를 먹었을 때 보게 되면 어떨까 싶습니다.


<올드>를 그리시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담고자 했던 메시지가 있으셨을까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결혼 마저 포기하며 혼자 살기를 원하고, 인구는 점점 초고령화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제 나이대인 50대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그런 요즘의 상황에서 가족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중년 나이의 가장들이 느끼는 감정과 가족 관계의 이야기. 늙어가는 부모의 이야기, 자식들이 커가는 이야기를 좋은 일 나쁜 일 상관없이 솔직하게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올드>를 연재하시는 사이에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의 변화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요? 


걱정이 참 많이 듭니다. 저출산 문제는 세계 공통의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국가의 기반을 흔들 정도도로 심각한 상태니까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심화된 이유가 아마도 과도한 업무와 사회 경쟁 구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간에 우리나라는 참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625 전쟁 후 최단 기간으로 선진국 궤도에 들어갔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과거처럼 경제 발전을 위해 일만하고 경쟁만 하는 사회가 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복지와 삶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시스템과 경제지원정책, 육아휴직시스템이 보편화 되어야 할 때입니다. 고령화되는 노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어나는 노인들만큼 사회 시스템도 재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50대 가장의 심적 부담에 대한 공감의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그 과정을 어떻게 잘 견뎌내셨을까요? 


얼마 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같이 하면서 나눈 대화 중 공통점은, 중간에 낀 세대로서 너무 답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는 들지, 가족이나 사회에서의 책임은 무겁고, 교육비다 부양비다 해서 돈은 많이 나가고. 노후준비는 안 되어있고... 모두들 심적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그렇다고 힘들다 힘들다 할 수도 없는 일이니...

힘든 상황이지만 그 상황에서도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법륜스님의 유투브를 보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무거운 마음을 덜게 해 주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저는 요즘 베란다에서 채소와 화초를 키웁니다. 현재 많이 자란 상태인데... 답답하면 식물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열매가 얼마나 컸는지 한참을 들여다보고 흙을 갈고 비료주고 물을 줍니다. 잠시나마 힐링되는 순간입니다. 그것도 다 하면 맥주 한 캔 꺼내서 베란다에서 풀 냄새 맡으며 가볍게 한잔을 합니다. 그러면 잠시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단행본에 담긴 에피소드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능 내용이 있으실까요?  혹은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살아온 인생 얘기를 그린 부분입니다.

평생을 전쟁과 외로움, 실패로 점철된 아버지의 삶과

그런 아버지를 한 가족의 가장으로 지켜준 어머니의 이야기에 대한 만화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제가 50대 가장으로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부모님이 살아온 인생을 들어보면

저는 힘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으로 가족이 흩어지고, 죽고...

극빈곤의 경험을 거치고... 죽음을 몇 번 씩 거쳐왔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런 드라마도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어머니는 아버지의 기저귀를 갈며 요양사 역할을 하시고 계십니다.

어머니의 의리감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좀 더 이야기를 넣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부모님의 젊었을 적 이야기와

죽음 직전의 남편을 케어하는 늙은 아내의 이야기를 넣고 싶습니다.

그런 의리감은 어떻게 나오는 지 그 마음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요즘 우리나라 웹툰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자녀가 웹툰 작가를 꿈꾼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자녀를 두었거나

혹은 뒤늦게 웹툰 작가를 꿈꾸는 직장인이 있다면 어떤 조언을 주시겠어요?

 

만화를 만든다는 것은 글과 그림을 함께 창조하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작가가 되고 싶다면...

많은 경험을 하시고 많은 감정을 느끼세요. 그 감정들을 기억해 놓으세요.

많은 창작물을 보시고 느끼세요. 그런 감정들을 수첩에 적어 놓으세요.

그림 그리는 걸 멈추지 마세요. 그리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면

계속 도전해서 그리세요. 프로 작가의 그림을 따라 그리셔도 좋습니다.

모방은 창작의 씨앗입니다. 상업적으로만 쓰지 않으시면 돼요.

그리고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해서 그리세요.

그리고 그런 모든 과정들을 즐기세요.

그럼 어느새 당신은 웹툰 작가가 될 수준이 되어있을 겁니다.^^



                 

작가님은 어떻게 늙어가는 삶을 추구하시는지요?


만화 오래 그리는 사람으로 늙고 싶습니다.

늙어도 음주를 즐길 만큼 건강한 상태이고 싶습니다.

가족들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습니다.


단행본 <올드>를 어떤 분께 추천하실까요? 


늙은 부모를 모시는 분들, 50대의 가장, 자신이 늙어간다고 생각하시는 분.

가족에 대한 애증이 많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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