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돈 때문에 싸우지 않으려면?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부부가 돈 때문에 싸우지 않으려면?

글 : 오현민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 2024-05-21

부부 갈등의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돈’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가정경영연구소에서 서울 등 대도시에 사는 20-60대 기혼 남녀 1500명 대상으로 부부 싸움의 주원인을 물었더니, 1위는 성격차이(30.9%), 2위는 돈(14.8%)과 자녀(14.8%)를 꼽았다. 전체적으로는 돈 문제가 2위였지만, 세대 별로 나누어 보면 30대와 50대처럼 돈 문제를 1위로 꼽는 세대도 있었다.




돈 때문에 싸워도 이런 문제로는 싸우지 않아야 


돈 문제로 싸우더라도 부부 관계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로 싸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까?

 

캐나다 칼튼 대학교 심리학과 요한나 피츠 박사는 ‘부부가 돈 문제로 싸울 때 어떤 문제로 싸우나’라는 제목의 논문을 사회 및 개인 관계 저널(Journal of Social & personal relationship)에 실었다. 피츠 박사는 이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서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을 살펴봤다. 레딧은 하루 7천만명이 이용하는 사이트이고, 누적 10억개의 익명 게시물들이 있다. 여기에서 관계에 대한 고민을 주고받는 카테고리에서, 주제가 돈과 관련된 글을 1년치 1,000개 정도를 다운로드 받아서 분석했다. 


가장 많은 부부 돈 갈등의 주제는 배우자의 '무책임한 지출'에 대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과도한 소비, 저축이나 미래 계획 부족, 돈에 대한 서로 다른 가치관, 돈과 관련된 의사소통 부족, 배우자 몰래 하는 지출도 포함된다.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주제는, '공정성'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가 100만원을 지출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을 때, 둘 중 더 많이 버는 쪽이 더 내는 것이 맞을지, 절반 씩 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한 문제이다. 외출을 나가면 누가 돈을 내야 맞는지, 선물을 주고 받는다면 금액이 너무 큰지 작은지, 가족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누구 돈을 써야 할지, 서로의 계좌를 합칠 것인지 말 것인지 하는 문제도 여기에 포함된다. 

 

세 번째 주제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지출 결정에 대한 것이다. 집이나 자동차를 산다든지, 자녀 교육비, 여행경비를 정하는 것이 포함되며, 배우자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버는지, 갑자기 생각지 않은 큰 돈이 생겼는데 이걸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도 해당된다.




피츠 박사는 이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최근에 배우자와 돈 문제로 싸웠을 때 이 세 가지 중 어떤 것에 해당되는지 물어보고, 배우자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를 측정했다. 세 번째 주제였던 일상적인 지출과 관련된 문제로 싸웠던 기혼자들은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반면, 첫 번째, 두 번째 주제였던 무책임한 지출이나 공정성과 관련된 문제로 싸웠던 기혼자들은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돈 문제의 주제 별로 관계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 과소비나 배우자 모르는 지출로 갈등을 경험한 적이 빈번하다면 관계에 금이 갈 수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배우자와 돈 문제로 싸우지 않기 위한 팁 


배우자와 돈 문제로 갈등을 줄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미국의 자산관리 전문가이자 가족관계 테라피스트 코헨 테일러는 세 가지 팁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갈등에 대해서 예상해보기이다. 배우자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돈에 대해서 어떻게 배웠는지 물어봄으로써 돈에 대해 어떤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배우자가 어릴 때부터 만일을 대비해 저축을 해야 한다는 교육을 부모님께 철저히 받았디면 이 배우자는 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돈 쓰는 것에 대해 매우 인색해 하고 불편해 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기본 규칙을 설정하기이다. 예를 들어서 부부 간에 “20만원 넘는 지출은 서로 상의하고 결정하자”, 이런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다. 특히 맞벌이 가구의 경우에는 누가 어떤 지출을 담당하는지 역할을 분명하게 나누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외벌이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경로가 일원화가 되어 있으니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용이한데, 맞벌이의 경우는 지출에 대한 역할을 분명하게 해두지 않으면 지출해야 할 것을 놓칠 수도 있고, 또,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배우자가 원치 않는 소비를 해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칙 없는 가계 운용은 ‘맞벌이의 함정’에 빠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렌이 2004년에 썼던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개념은 맞벌이 부부일수록 지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일깨운다. 맞벌이는 둘이 벌면 더 넉넉하고 노후준비도 잘 할 것 같지만, 많이 버는 만큼 소비 수준이 올라가 버리게 되면, 둘 중 한 명이 실직하게 되었을 때 가계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위험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정기적으로 돈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매월 혹은 매 분기 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지출하고 저축했는지, 재테크를 하고 있다면 수익은 어떤지, 보험료는 얼마나 내는지, 대출이 있다면 상환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목돈이 나갈 일이 언제쯤 있는지 이런 것들을 체크해 나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특히 돈 문제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상의를 하되, 공동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60세에 은퇴해서 월 3백만원의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자” “환갑 기념으로 이집트 여행을 가자”와 같은 공동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면, 갈등이 있더라도 빨리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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