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는 부지런히 종잣돈을 모아야 하는 시기이면서 동시에 결혼, 내집 마련 등 목돈 지출에도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축적’과 ‘지출’두가지 모두를 신경써야 하는 만큼, 당연히 상품이나 계좌 선택에 있어 신중하게 된다. 여러가지가 고민된다면 일단 혜택은 누리면서 자금은 모으되, 급할 경우 불이익없이 모아둔 자금을 찾아쓸 수 있는 계좌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4·10 총선 이후 여야가 ISA활성화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ISA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축적과 지출대비 관점에서의 ISA계좌의 특성을 살펴본다. 

자산축적: 2030이 눈여겨 보아야 ISA혜택 

20~30대는 인생을 영위해 갈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업인 시기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자산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축적단계에서는 시간의 복리효과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여러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세제혜택이 있는 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세금의 경우, 투자기간이 길수록 재투자시 상당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렇다면 ISA는 어떤 세제혜택을 가지고 있을까? ISA는 Individual Savings Account의 약자로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주식(중개형ISA에서만 가능) 등의 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서 운용하는 개인종합 자산관리 계좌이다. 2024년 4월 현재 계좌개설연도를 기준으로 연 2,000만원, 총 1억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1) 배당∙이자소득에 대해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된다 . 

가령, 금융상품 운용을 통해 200만원의 이익이 발생한 경우, 일반계좌에서는 308,000원의 (200만원 *15.4%)세금이 발생하지만 ISA계좌에서의 세금은 0원이 된다. 총급여 5천만원, 종합소득금액 3,800만원 이하인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서민형으로 가입이 가능해 400만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하다. 즉, 발생한 수익에 대해 616,000원 (400만원*15,4%)까지 비과세가 가능하다. 

또한 ISA계좌에서 2030이 주목해야 할 세제혜택은 (2) 손익통산이다. 손익통산이란 계좌 내에 담겨진 상품간 수익과 손실을 합산한 순이익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는 뜻으로 만기시점에 가령 A상품에서 -300만원 손실이 발생하고 B펀드, C주식에서 각각 +300만원, +1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하면 순이익인 100만원(-300만원 + 300만원+ 100만원)만 과세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도 ISA의 비과세 한도를 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 상품들을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고 있었다면 어떨까? 일반 계좌는 발생한 손실과 별개로 이익 전체가 과세 대상이 된다. 따라서 총 400만원(+300만원 + 100만원)에 대해 15.4% 세금이 발생한다. 2030은 다양한 투자들을 경험하고 시도하면서 투자의 경험치를 쌓아가는 시기이며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침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때 ISA계좌의 손익통산 기능은 장기적으로 투자의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출대비: 비교적 부담이 적은 만기 및 중도인출∙해지 

그렇다면 앞서 2030의 입장에서 계좌개설이나 상품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었던 만기 및 중도인출 해지 요건은 어떨까?

ISA같은 경우 만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나 의무가입기간은 3년이다. 따라서 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할 경우 언제 해지하더라도 세제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따라서 2030 같이 중장기적으로 목돈 들어갈 일이 걱정되는 세대의 경우 3년을 주기로 하여 자신의 재정 및 자금 필요 상황을 판단하고, 그에 맞게 유연하게 자금을 활용하면 된다. 3년 시점에서 (1) 장기수익을 위해 투자를 연장해도 되고, (2) 해지해 자금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여유가 있을 경우 (3) IRP나 연금저축 같은 연금계좌로 만기자금을 이관해, 추가적인 세제혜택(최대 3000만원 *10%=300만원 세액공제)을 받으면서 노후자금을 축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의무가입기간인 3년이 되기 전 모아둔 돈이 필요한 경우라면 어떨까? 우선 납입한 원금까지는 조건없이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단, 중도인출 신청일자 기준으로 수익이 발생해 잔고가 원금이상이라 해도, 인출은 원금까지만 가능하며 중도인출했다고 해서 납입가능금액이 다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혹 손실이 발생해 계좌에 원금보다 적은 금액이 남아 있다면, 해당 잔고가 중도인출 가능 금액이 된다. 따라서 시기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전체 금액이 필요하여 아예 계좌를 해지하는 경우는 어떨까? 의무가입기간인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금융기관에서는 앞서 살펴본 세제혜택들을 적용하지 않고, 일반 계좌로 투자했을 경우와 동일하게 세금을 처리한다. 즉, ISA 의무가입기간 전 계좌를 해지하더라도 일반과세 될 뿐, 패널티 성격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거나 하는 불이익은 없다. 단, 3년이 되기 전이라 해도 사망이나 해외이주, 폐업 및 3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예외사유로 인정해 세액 추징을 받지 않는다.

자산 축적과 목돈 지출 모두를 생각해야 하는 2030에게 ISA계좌는 괜찮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는가. 살다보면, 고리타분해 보이는 옛 격언들이 삶의 진리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자산을 모으기로 마음먹었다면 ISA계좌부터 만들자. ISA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미 반은 한 셈이다.

*최근 ISA의 납입한도(→ 연 3000~4000만원) 및 비과세 한도(→ 500만원[서민형 1천만원] 또는 비과세) 확대 방안이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