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거스르는 골퍼, 랑거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세월을 거스르는 골퍼, 랑거

글 : JoinSung / 골프 칼럼리스트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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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랑거가 이렇게 오래 프로 골프 투어에서 활동하고 우승을 이어갈 줄 몰랐다. 랑거는 1957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예순 일곱이다. 몇 년 뒤면 칠순이 된다. 유럽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1957~2011)와 같은 해에 프로 전향했다.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72년이었다. 52년이라는 세월을 잘 가늠할 수 없을 줄 안다. 좋은 예는 랑거가 프로 전향하고 3년 뒤에 금세기 최고 골퍼인 타이거 우즈가 태어났다. 그 우즈가 프로 골프 투어에 데뷔하기 3년 전(1993년) 랑거는 지금은 골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퍼시몬(감나무) 드라이버를 사용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마지막 선수였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랑거가 여전히 해마다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는 사실이다.


PGA투어 총 61승, 남자 세계 골프 랭킹 ‘첫’ 1위


PGA투어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 랑거다. 유럽을 무대로 하는 DP월드투어에 1976년 합류했고 이후 43승을 거뒀다. 1980년 던롭 마스터스에서 DP 월드 투어 첫 정상에 올랐고 2002년 볼보 마스터스 안달루시아에서 마지막으로 리더보드 최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22시즌 동안 활동하면서 512번 대회에 출전했고 426번 메이크 컷(83.20%)했으며 2위 35번, 3위 20번, 톱10에는 86번 진입했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유럽과 미국의 대륙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선수로 10번 출전했고, 캡틴으로 유럽팀을 이끌면서(2004년) 미국에 대승(18.5대 9.5점)을 거두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유럽만큼 강한 존재감을 보이지는 못했다. 1985년 미국 PGA 투어에 합류한 이래 단 3승에 그쳤다. 326번 출전해 237번 메이크 컷(72.69%)했지만 3승으로 승률은 0.9%에 그쳤다. 2위 9번, 3위 8번 그리고 톱 10에 63번 진입했다. 상금으로 1,075만 달러(140억원)를 벌었다.


하지만 미국의 자존심인 마스터스에서 두 번 우승(1985, 1993년)하면서 유럽 스타의 자존심을 세우기는 했다. 또 남자 세계 골프 랭킹 첫 집계에서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남자 세계골프 랭킹은 1986년 4월 첫 대상자를 발표했는데 1985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그해 시파인스 해리티지 등에서 우승한 랑거가 첫 ‘넘버 1’ 자리를 차지했다. 랑거는 1위 자리를 3주 동안 지켰다. 배턴을 받은 것은 세베 바예스테로스였다. 랑거는 유럽과 미국 PGA 투어에 모두 838번 출전했고 663번 메이크 컷했다(79.11%). 유럽과 미국이라는 ‘빅 투어’에서 44승(46승이지만 메이저 대회는 미국과 DP 월드 투어 양쪽이 우승으로 여김) 외에 호주투어에서 2승, 일본과 아시안투어 각각 1승, 여기다 소규모 프로 투어까지 모두 61승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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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챔피언스 46승


만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미국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는 독보적이다. 2007년부터 챔피언스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2023년까지 340번 출전했다. 메이크 컷은 339번으로 메이크 컷 확률 99.70%다. 출전 대회 중 단 1개에서만 미스 컷했다. 16시즌 동안 개근했고 모두 46승을 거뒀다. 승률은 무려 13.52%에 달한다. 46번째 우승은 지난해 7월 US시니어 오픈에서 장식했다. 챔피언스 최다승이다. 헤일 어윈(78세)이 가지고 있던 기록(45승)을 경신했다. 46승을 거둘 당시 65세 10개월이었다. 최고령 우승이기도 하다. 챔피언스 메이저 대회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2승을 거두면서 또 다른 ‘최다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우승은 챔피언스 이벤트인 PNC 챔피언십이었다. 아들 제이슨과 팀을 이뤄 출전한 이 대회에서 그는 25언더파로 우승했다. 이벤트 대회라 공식 우승 기록에는 잡히지 않지만, 메이저 대회 챔피언 대결에서 거둔 승리로 의미 깊다. 


롱런 비결은 정확도, 정교한 퍼팅


랑거가 롱런하는 비결은 정확도에 있다. 랑거의 지난해 평균 드라이빙 거리는 269.4야드다. 여전히 300야드를 넘게 치는 능력(롱기스트 드라이버 328야드)이 있다지만 투어에서 60위권이다. 지난해 챔피언스 드라이빙 평균은 277.6야드였다. 랑거는 예나 지금이나 멀리 치는 선수는 아니다. 175cm, 72kg으로 신체 조건도 멀리치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었다.


 반면 드라이빙 정확도(77.52%)와 그린 적중률(76.53%)은 투어 최상위권이다(4위와 1위). 그리고 위기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정규 타수 내 온 그린이 되지 않았을 때 파 이상의 스코어로 홀을 마무리하는 능력인 스크램블링은 67.49%다(4위). 그러니 스코어를 잘 잃지 않는다. 69.75타(8위)의 평균 타수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몇 년 뒤 평균 타수로 에이지 슈트를 기록할 수도 있다. 에이지 슈트는 18홀 라운드에서 자신의 나이만큼 타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랑거는 지난해 처브 클래식에서 우승할 당시 2번이나 에이지 스튜(64, 65타)를 기록했다. 지난해만 모두 5번 에이지 슈트를 작성했다.


랑거의 스윙은 간결하고도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하거나 매끄럽거나 아름답지 않다. 기술적인 면에도 함몰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이건 랑거가 빅 투어와 챔피언스 포함 100승 이상을 거둔 비결이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크게 얻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다. 


적게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


랑거는 몸 관리를 정말 잘 해왔다. 전성기 시절과 지금 사진을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기사를 통해 그가 지금도 적게 먹고, 몸에 해로운 것은 멀리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스 안팎에서 정한 규칙이나 루틴을 깨지 않고 지키고 있다.


골프 클럽도 충분한 거리를 내면서도 관용성이 높은 쪽으로 구성했다. 챔피언스에 갓 데뷔한 50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한 준비다. 하이브리드를 2개 사용하고, 4번이 가장 긴 아이언이다. 4~6번 아이언은 거리와 관용성이 좋은 캐비티백 헤드다. 자신의 퍼팅 스트로크에 가장 적합한 모델인 롱(Long) 퍼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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