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창이 생긴 어머니, 돌봄에 지친 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글 : 이은주 / 요양보호사, 작가, 일본문학번역가 2024-03-27
To 어머니의 욕창을 발견하고 걱정과 두려움에 빠진 G씨에게
어머니 꼬리뼈에 생긴 욕창으로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어요. 처음 욕창을 발견하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다릅니다. 새살이 돋아나기 위해서는 체위변경과 영양공급, 통풍이 가장 중요한데요. 하나 씩 짚어드리겠습니다.
(1) 체위
우선 체위는 2시간에 한 번 정도 변경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바닥에 눌려있던 피부에 혈액순환이 되기 때문입니다.
(2) 영양공급
다음은 영양공급인데요. 식사와 병행하여 영양보조로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3대 영양소와 비타민, 무기질이 들어 있는 음료를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단백질 파우더를 드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셀렉스프로틴을 요플레나 음료에 타서 드시게 하는 겁니다.
(3) 통풍
다음은 통풍인데요. 체위변경시 모로 누웠을 때 기저귀가 위로 향한 엉덩이 부분을 열어 놓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울러 기저귀 발진으로 엉덩이에 빨간 반점이 생겼을 때는 피부과 처방전이 필요한 연고를 처방받아야 하니까 어머님을 병원에 직접 모시고 갈 수 없을 경우 그 부위만을 사진으로 찍어서 담당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것으로는 기저귀 케어 후 욕창 예방을 위해 바르는 테나 징크 크림이 있는데요 냄새 제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방법으로는 멸균식염수를 멸균거즈에 적셔서 기저귀 갈 때마다 회음부와 엉덩이를 닦아드리는 것을 권합니다. 욕창방지 에어매트는 쓰고 계실 줄 압니다만, 한번 더 강조하기 위해 언급을 해두었습니다.
아무리 정성을 다한 돌봄이라고 해도 욕창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속이 상하실 수도 있고, 때로는 지쳐서 잠들어버린 자신에게도 화가 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어머니 생각만 하시면 문제 해결이 안 됩니다. 부디 자신에게도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도록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잘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하루 3시간만이라도 요양보호사 선생님께 어머님 돌봄을 부탁하고 휴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돌봄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여 부모돌봄 정보를 교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통의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과 연대하는 것도 지치지 않는 돌봄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은주 요양보호사, 작가, 일본문학번역가
에세이스트, 일본문학번역가, 요양보호사. 아픈 남동생의 아이들과 아픈 엄마를 돌보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정신없이 살아오는 동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후 할머니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 돌봄과 나눔에 대해서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문학의 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달했다.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동경인연』을 출간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위해 직접 재가 요양보호를 담당한 이야기를 『돌봄의 온도』(헤르츠나인, 2023)가 있다. 인지증으로 고생하는 엄마를 재가 요양보호를 통해 돌보며 번역, 집필 활동과 각종 방송 출연,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좋은책만들기),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엔』(작가정신), 『나는 드럭스토어에 탐닉한다』(갤리온),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열린책들), 『배를 타라』(북폴리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마르코폴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