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세계 1위 행복 국가인 진짜 이유, ‘시수(Sisu)’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핀란드가 세계 1위 행복 국가인 진짜 이유, ‘시수(Sisu)’

글 : 이제경 /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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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핀란드식 사우나와 산타클로스일 것 같다. 그러나 100세 인생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나에겐 세계 1위 행복국가로 각인돼 있다. 핀란드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늘 궁금했다. 2018년에 이에 지난해에도 핀란드는 UN(국제연합)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1위 자리를 독차지했다. 6년 연속 1위다. 이렇다 보니 행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면 핀란드가 행복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비결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대학까지 무료교육을 제공하고, 집 장만을 위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부가 주택공급에 열심이고, 직장인들에게 연간 4주의 여름휴가를 허용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쯤 되면 행복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행복해 보일 것 같은 환경이 주어졌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그토록 염원했던 목표를 달성했는데도 행복하지 않을 때가 많다. 당연히 행복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회의감이 들고 심한 경우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행복학 강의로 유명한 벤 사하르(Ben-Shahar) 전 하버드대 교수는 이런 현상을 ‘도착 오류(Arrival Fallacy)’라고 명명했다.   


행복이 다른 곳으로 배달된 것일까. 마땅히 도착했어야 할 행복이 행방불명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행복방정식(실제치/기대치)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핀란드 산타클로스가 핀란드 국민들에게만 행복이라는 선물을 제대로 배달하지는 않을 것이고, 핀란드 국민들이 ‘도착 오류’의 예외도 아닐 것이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잘 구축돼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지만, 핀란드 국민들만 갖고 있는 행복의 비결이 분명 있다고 봐야 한다. 그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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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사람들의 행복 비결 


나는 두 가지 점에 주목한다. 첫째는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퓨처브랜드가 발표한 세계자연환경 평가에서 핀란드는 3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호수의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호수가 자그마치 5만개 이상이다. 핀란드 자체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10명 중 8명이 자연을 벗삼아 사는 삶에서 평화, 에너지, 건강을 누린다고 말할 정도다. 


세계 5대 장수마을(Blue Zones) 거주자들의 삶에서도 비슷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20년 동안 263명의 10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장수비결을 연구해온 댄 뷰트너는 ‘자연과 벗삼아 살기(Move naturall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둘째는 핀란드 사람들의 마음 깊숙이 자리잡은 ‘시수(Sisu)’ 정신이다. 핀란드어인 ‘시수(Sisu)’는 용기, 회복력, 고집, 불굴의 의지 정도로 해석된다. 핀란드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게(Hygge)’, 즉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이 있다면, 핀란드에서는 ‘시수’ 정신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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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 정신에 주목하는 이유 


핀란드의 기풍이라고 할 수 있는 ‘시수’ 정신이 어떻게 핀란드를 행복국가로 만들었을까. UN이 행복국가를 평가할 때의 기준 중 하나가 ‘삶을 선택하는 자유’다. 핀란드는 특히 ‘삶을 선택하는 자유’ 영역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 부문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받는다. 핀란드 사람들은 남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한 셈이다. ‘시수’ 정신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핀란드가 행복국가 1위라고 해서 핀란드 사람들 모두가 ‘나는 지금 행복해요’라고 말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일 것 같다. 왜냐하면 핀란드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자살률이 높은 편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4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하루가 즐겁고 편안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인구 밀집도가 낮은 탓에 경쟁심리가 약하고, 이웃과의 왕래 대신 나홀로 외로움을 달래는 경향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행복국가 1위 자리를 6년 연속 놓치지 않은 이유는 ‘시수’ 정신이 큰 몫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생활태도, 세계적으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벗삼아 느긋하게 여유를 즐길 줄 아는 핀란드 사람들의 마음근력이 행복의 원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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